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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분세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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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분세락
  • 김덕권
  • 승인 2021.02.22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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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분세락(轉糞世樂)’이란 말이 있습니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말입니다. 며칠 전 컴퓨터 책상 위의 스탠드의 불이 어두워 새로 갈았습니다. 그런데 이 스탠드의 줄을 갈아 끼느라고 집 사람과 함께 쩔쩔 매다가 무심코 제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렇게 힘들게 살아도 되는 거야?” 집사람 왈(曰) “이대로 살아야 되는지 우리 ‘테스 형’에게 물어 볼까? 개똥밭에 굴러도 이생이 좋다는데 어쩌겠소, 그냥 살아야지!” 그렇습니다. 참으로 세상살이가 무척 어렵습니다. 이제는 우리 둘이 다 건강이 예전 같지 않아 불편하기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최근 유엔 산하 자문기구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발표한 ‘세계행복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에 따르면 핀란드와 덴마크,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에 올랐고, 우리나라는 156국 가운데 54위로 평가됐다고 합니다.

행복이란 주관적이기에 아무리 수치화 한들 난센스입니다. 하지만 덴마크나 스웨덴과 같은 라이프 스타일이 주목을 받는 것을 보면 ‘개똥밭에 굴러도 이생이 낫다’는 말이 일리 있는 속담이라고 여겨지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현실 속에서 진짜 행복한 사람은 누굴까요? 유태인 속담에 “만일 다리 하나가 부러졌다면, 두 다리가 모두 부러지지 않은 것을 하늘에 감사하라. 만일 두 다리가 부러졌다면 목이 부러지지 않은 것에 감사하라. 만일 목이 부러졌다면, 더 이상 걱정할 일이 없어진 것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고난(苦難)을 당하더라도, 최악(最惡)이 아님을 감사(感謝) 할 줄 알아야 하고, 살아 숨 쉴 수 있어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걸 감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잃어버린 것과 남은 것 중에서 늘 잃어버린 것만 생각하며 아쉬워하고 안타까워합니다.

하지만 내게 무엇인가 남아있고 그걸 바탕으로 다시 시작 할 수 있다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요? ​비록 모두 다 잃었다고 해도 내 몸이 성하다면 그보다 고마운 일은 없을 것입니다. 자신의 가난한 처지에 대해 항상 불평을 늘어놓던 청년에게 어떤 노인이 물었습니다.​

“자네는 이미 대단한 재산(財産)을 가졌으면서 왜 아직도 불평만 하고 있나?” 그러자 청년은 노인에게 간절하게 물었습니다. “대단한 재산이라니요? 아니 제게 그 재산이 어디에 있다는 말씀이세요?” “자네의 대단한 재산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싶은가? 좋네! 자네의 양쪽 눈을 나한테 주면 자네가 얻고 싶을 것을 주겠네.” “아니, 제 눈을 달라고 요? 그건 안 됩니다!”​

“그래? 그럼, 그 두 손을 나한테 주게, 그럼 내가 황금(黃金)을 주겠네.” “안 됩니다 두 손은 절대 드릴 수 없지요.” 그러자 노인이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두 눈이 있어 배울 수 있고, 두 손이 있어 일할 수 있지 않은가? 이제 자네가 얼마나 훌륭한 재산을 가졌는지 알겠지?”

​​건강한 몸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겐 커다란 축복(祝福)입니다.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고, 명예(名譽)를 잃으면 많이 잃는 것이며, 건강을 잃으면 모두 잃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재물이나 명예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바로 건강입니다.

돈이 없으면 살아가는데 불편합니다. 하지만 살 수는 있지요. 그리고 명예를 잃으면 당당하진 못하더라도 떳떳하게 살 수는 있습니다. 물론 살 수 있다고 다 기쁘고 행복한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살아 숨 쉬며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것처럼, 기쁘고 행복한 일은 없을 것입니다.

개똥밭에 굴러도 저승보다는 이 세상이 더 즐겁다는 말은 옳은 말입니다. 이승과 저승이 다른 곳이 아닙니다. 우리가 살아있으니 인생을 논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희로애락(喜怒哀樂)’도 삶을 이어갈 수 있을 때라야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이 정도로 누리며 살아가는 것도 즐거움이고 천만다행 아닌가요?

다만 그 즐거움을 뒷받침해주는 것이 바로 건강입니다. 그 어떤 것보다도 소중한 건강, 잃지 않도록 해야겠습니다. 건강을 잃고 보니 건강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은 어리석은 사람이 바로 저입니다. 젊어서 전 세계를 뛰어다니다 시피 건강을 낭비한 죄가 큽니다.

그러니까 지금 제가 잘 걷지 못하는 것도 제 행위에 대한 과보(果報)이고, 이제는 앉아서 덕화만발을 열심히 쓰라는 진리의 준엄한 명령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알고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덕화만발 글쓰기를 준비하고, 생각하며, 쓰는 재미도 여간 쏠쏠한 것이 아닙니다.

‘와사보생(臥死步生)’라고 합니다. 걸으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는 뜻이지요. 걷지 못하면 모든 걸 잃어버리듯 다리가 무너지면 건강이 무너지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동의보감》에서도 약보다는 식보(食補)요, 식보보다는 행보(行補)라 했습니다. 그런데 잘 걷지를 못하는 사람은 거의 죽은 사람과 같은데 저 계속 살아도 될까요?

우리 집 사람 정타원이 <테스 형>에 물어보았더니, ‘개똥밭에 굴러도 이생이 좋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합니다. ‘이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고 걷지 못하면 덕화만발 쓰는 재미로 사는 것도 이생에서 공덕을 쌓는 길이 아닐 까요!

단기 4354년, 불기 2565년, 서기 2021년, 원기 106년 2월 22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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