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안데레사기자] MBC는 최승호 사장을 필두로 공영방송 신뢰회복의 첫발을 뗐지만 KBS와 YTN은 여전히 안갯속을 걷고 있다. 공정방송과 고대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시작한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의 파업이 오늘로 97일째로 맞았다. YTN의 경우에도 최근 방송 정상화를 놓고 노사 간 협상이 결렬되면서 노조가 다시 투쟁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고대영을 몰아내고 공영 방송 되살리자!" 영하의 날씨에 KBS 새 노조 조합원 3백여 명이 차가운 바닥에 앉아 목소리를 높다. 가장 먼저 해직자들이 복귀하며 정상화 될 것으로 기대했던 YTN의 경우 최남수 사장 내정자와 노조의 ‘적폐청산’ 협상이 결렬, 노종면 기자는 보도국장직을 거부하고 노조는 최 내정자 퇴진 투쟁에 다시 나섰다. 파업 97일째, KBS 창사 이래 최장기 파업 중인 이들의 주장은 크게 두 가지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노종면 기자는 7일 사내게시판을 통해 “보도국만큼은 정상화해야 한다는 요구의 절박함에 깊이 공감하고 있고, 이번 ‘담판’의 방해 세력에 타격을 가하기 위해서라도 보도국장 직을 기필코 확보해야 한다는 요구가 적지 않음을 잘 알고 있지만 고심 끝에 거부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KBS는 지난 8일 처음으로 지상파 재허가 심사에서 탈락 점수를 받았다. 현 경영진과 이사진의 재임 기간 중에 공적 책임과 공정성, 공익성이 모두 낙제점을 받았는데,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는 것이다. 또 국민이 낸 수신료로 제공되는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쓰다 적발된 KBS 이사들을 즉각 해임할 것을 방통위에 요구하고 있다.

감사원이 지난달 24일 이사진 해임 등을 방통위에 권고했지만, 방통위는 보름이 넘도록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한편, 9일로 KBS 총파업이 97일차를 맞았다. 지난 7일부터는 언론노조 김환균 위원장과 성재호 KBS본부장이 방통위에 ‘KBS 비리이사 해임건의’를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서울 광화문 광장 이순신 장군상 앞에서는 노조원들이 24시간 무기한 릴레이 발언을 통해 고대영 사장 퇴진과 비리이사 해임을 촉구하고 있다.

"MBC는 다행히 일찌감치 적폐 청산에 성공하고 있지만 KBS는 여전히 박근혜 체제의 공영방송 KBS 체제가 이어지고 있단 것이다." 이에 대해 KBS는 재허가 심사 기준에 문제가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는 한편, 이사들의 업무추진비 유용에 대한 감사도 부당하다며 재심의를 청구했다. 방통위의 한 관계자는 "지금이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마지막 국면인 만큼 법적인 흠결 없이 진행하기 위해 시간이 걸리고 있지만, 최대한 빨리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박근혜 정부 당시 선임된 조준희 전 사장이 자진 사퇴하고, 해직자 3명이 복직하면서 정상화되는 듯했던 YTN도 다시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그는 “부적격이 분명해 보이는데도 노조에 최남수 내정자 검증을 요구한 것이 후회스럽다”며 그 결과 “노조의 투쟁을 주춤거리게 했다. 노조위원장으로 하여금 MB 칭송 칼럼의 필자를, YTN을 두 번이나 떠났던 탈영병을 대면케 했다”고 자책했다. 현재 SNS상에서는 최 내정자가 MTN에 몸담았을 당시 쓴 ‘이명박 찬양’ 칼럼이 회자되고 있다. 최남수 신임 사장 내정자는, 전임 사장 시절 뉴스를 이끌었던 보도 책임자들을 일단 배제해 달라는 노조 측의 요구를 거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은 “MB를 찬양했던 사람이 YTN사장이 되다니 지금 적폐세력들이 정권교체가 되도 두려울 것 없다며 비웃고 있지 않을까요?”라고 지적했다. "청산의 문제도 변화의 개혁도 이 사람(최남수 사장 내정자)에겐 어려운 과제일 것이다. 더 이상 협상이나 대화를 하기엔 어려운 상황이다." 노조는 오는 22일로 예정된 최남수 사장 내정자 선임 의결을 막는 등 다음 주부터 강도 높은 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전날 김은곤 KBS PD는 SNS에 “거리에 나온 지 96일이 지났다. 위원장 선배는 곡기를 끊었고, 조합원들은 매서운 광화문 칼바람 속에 24시간 섰고, 아침 저녁으로 방통위 앞에 가서 피켓을 든다”고 상황을 전했다. 김 PD는 “업무추진비를 개인 용돈처럼 단란주점에서,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보러, 동호회 술자리에서 사용했던 이사들의 비리를 심판하라는 것이다. 지금은 촛불이 만든 정권”임을 상기시키며 방통위에 “망각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지난달 24일 감사원은 KBS 이사들의 업무추진비 유용과 관련해 감사 결과를 발표, 방통위에 “KBS 이사들의 비위 경중을 고려해 해임건의 또는 이사연임 추천 배제 등 적정한 인사조치 방안을 마련하기 바란다”고 통보한 바 있다. 하지만 방통위는 현재까지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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