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못 구한 "최후 한 방울까지 쥐어짠다"는 'K-주사기' 인기 비결은?

5명분으로 6명에게 주사..전 세계가 찾고 있는 K-주사기

[정현숙 기자]= 우리나라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이틀 앞두고 있다. 세계적으로 백신 수급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에서 K-방역만큼 떠오르고 있는 K-주사기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주사기의 공식 명칭은 ‘최소잔여형(LDS·Low Dead Space) 주사기’다.

MBC 등 보도에 따르면 버려지는 양이 거의 없어서 5명분이 담긴 백신 한 병을 6명이 맞을 수 있는데, 국내 화이자 백신 도입 시기를 앞당기는데도 효자역할을 톡톡히 했다. K-방역에 이어 K-주사기로 우리나라가 다시한번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 특수주사기는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이 만들었다. 미국 특허도 가지고 있다. 이 업체는 몇 년 전 부터 미국에 하루 25만 개씩 수출해 오고 있었다. 미국은 우리 주사기를 더 달라고 요청하고, 다급해진 일본도 긴급히 특수주사기 8천만 개를 요청해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8일 이 주사기를 만드는 풍림파마텍이란 업체를 찾아 “진단키트에 이어 K방역의 우수성을 또 한 번 보여주게 됐다”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우리는 국내 업체 신아양행과 두원메디텍 두 곳으로부터 LDS 주사기 4000만개를 공급받기로 지난달 계약을 이미 끝낸 상태다.

지난 17일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한 일본에선  이 주사기를 사전에 확보하지 못해 당초 7천 2백만명분을 확보했다고 발표했지만 무려 20%인 1200만명분을 폐기하게 되면서 일본 국민의 공분을 샀다. 백신은 구했지만, 정작 접종에 필요한 LDS, 최소잔량 주사기의 수급이 어려웠던 거다.

왜 어렵게 구한 백신이 폐기됐을까. 주사기 때문이었다. 백신 한 병 당 6명이 맞을 양을 뽑을 줄 알았는데, 일본이 가지고 있는 주사기로는 5명 분만 뽑을 수 있다는 거다.

일반주사기와 특수주사기에 백신접종량 만큼 붉은 잉크를 넣어 분사해 실험을 해 보면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일반 주사기는 피스톤과 바늘 사이에 남은양이 0.058그램이나 되지만, 특수 주사기는 0.005그램, 10분의 1에 불과하다.

최대한 주사기 내부 빈 곳이 없게 만들어 한 방울까지 밀어내 쓸 수 있도록 쥐어짜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특수 주사기를 쓰면 백신 1병을 5명이 아닌 6명에게 접종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세계적인 인기 상품이 될 수 밖에 없다.

우리 정부가 화이자 백신 공급 시기를 3월로 앞당기고, 3백만명 분을 추가로 구입하기까지 이 주사기 덕을 톡톡히 봤다. 특수 주사기가 있으면 화이자 입장에서도 사실상 생산량이 20% 증대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화이자 측이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사기 문제로 기존 계산보다 1200만명 더 적게 접종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일본 한국의 주사기 상황을 방송에서 소개했다.

백신을 충분히 많이 확보한 미국이나 일본이 그냥 일반주사기로 접종을 하면 되는데 왜 굳이 우리나라의 특수주사기를 찾는 걸까? 그것은 귀한 백신을 한 방울 이라도 아껴서 한 사람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려는 가치 있는 노력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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