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제조업체 74곳 생산 비용 책임은 누가...국회 차원 논의 중
채권자가 기계들에 쇠사슬 두르고 열쇠 채워 권리행사, 생산도 불가

피해업체들이 충남 천안시 서북구 직산읍 소재 삼육식품 앞에서 힘들게 생산한 마스크를 쌓아 두고 직접 불을 지르고 있다./ⓒ김형태 기자
피해업체들이 충남 천안시 서북구 직산읍 소재 삼육식품 앞에서 힘들게 생산한 마스크를 쌓아 두고 직접 불을 지르고 있다./ⓒ김형태 기자

[천안=뉴스프리존]김형태 기자=충남 천안시 직산읍 소재 삼육재단 자회사 삼육식품에서 수출용 마스크 3억장을 발주 후 구매를 외면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인천시 한 공단에서 마스크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대표에 따르면 삼육식품 A대표가 35억원, 삼육유기능 법인이 2억원, 삼육수산법인이 2억원 등 총 39억원을 서울 소재 B업체에 발주했고 B업체는 국내 전 지역서 74개 업체를 선정해 발주량을 나눴다. 

삼육식품 A대표 등이 지급한 39억원을 나눠 받은 업체들은 원단을 수주해 생산을 시작했고 발주량을 출고일에 맞추기 위해 대부금융까지 써가며 부족한 원단을 구입해 마스크를 생산했지만 구매는 하지 않는 상황이 됐다. 

또 출고일에 맞추기 위해 직원도 추가 채용했고 밤샘작업도 강행했지만 올해 2월 말이 된 현재까지도 생산제품을 찾아가지 수개월 동안 보관만 하는 실정이다.

빚을 갚지 못한 제조업체들은 권리행사에 나선 채권자가 기계를 가동할 수 없고 이동할 수 없도록 기계들에 쇠사슬을 두르고 열쇠까지 채운 상태다. 게다가 직원들 급여 지급도 못해 노동청에 고발당하는 등 파산위기에 몰려 있다.  

피해업체들은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확인된 곳만 74개, 약 300억원에 달하고 확인되지 않은 곳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자가 기계들에 쇠사슬을 두르고 열쇠까지 채워가며 권리행사를 하고 있다./ⓒ김형태 기자
채권자가 기계들에 쇠사슬을 두르고 열쇠까지 채워가며 권리행사를 하고 있다./ⓒ김형태 기자

이번에 피해를 입었다는 한 마스크 제조업체 대표는 “우리(피해업체들)가 지난해 8월쯤 삼육식품 A대표로부터 마스크 생산 발주를 받았고 이때 인박스와 아웃박스 일체를 제공 받아 신뢰도 할 수 있게 됐다”며 “우리(피해업체들)는 빚을 내서라도 오더를 체결하겠다는 마음에 엄청난 양의 제품을 만들어 놨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삼육은 제품을 가져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삼육을 찾아가서 우리가 생산한 제품들을 삼육에서 가져가야(구매해야) 우리가 공장이 살지 않느냐라고 요청했다”면서 “하지만 삼육은 A대표가 혼자 개인적으로 주도한 일이지 삼육재단과는 무관하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울분을 표했다.

또 “우리는 이번 오더로 인해 빚을 내서 원단을 구매했고 직원 몇 명이면 가동될 공장을 2~30명씩 늘려서 주야로 가동해 생산했는데 영세업자라고 이런식으로 내팽개치는 상황”이라며 “이러다보니 공장도 빚 정리를 못해서 문을 닫게 되는 상황이고 채권자는 기계에 쇠사슬까지 채워 놓았다”라고 깊은 한숨을 토했다.    

그러면서 “이거는 해도 너무한 처사다. 업체들 피해가 속출한다는 얘기를 듣고 있는데 이것은 삼육에서 너무나 무책임한 행동을 하는 것”이라며 “공장뿐 아니라 공장에 딸린 식구들과 관계된 수많은 사람들 생계가 어려운 지경이다. (삼육에서)조속한 처리 바란다. 너무 억울하고 분통해서 잠을 잘 수가 없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에 대해 삼육 관계자는 “삼육의 입장은 (A대표)해임 이유가 이런 이유 때문인데 마스크 사업 때문에 법무팀이 꾸려져 있고 대책위원들이...법무팀에서 해결할 문제고 원론적인 답변밖에 말씀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삼육 관계자는 또 “법인통장으로 갔는지(입금했는지) 그건 모르겠고 법인통장으로 갔다면 그건 개인적인 횡령이죠”라는 입장을 냈다.

하지만 피해업체들은 발주가 A대표 재직 때 이뤄졌고, 계약금 일부가 삼육 계열사 법인통장서 입금됐고, 포장박스도 삼육마스크 공장 제품과 두 글자만 빠지고 똑같아서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명수 국회의원은 “정부 차원의 종합대책이 필요해 보인다”며 “마스크 관련해 중소업체 어려움과 불미스런 사태에 대해 정부차원 특단의 대책을 찾아야 하고 국회에서도 해결방안 추진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이 의원은 덧붙여 “특별히 마스크와 관련해서 중소업체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만 또 불미스런 일들이 전국에서 생기고 있어서 여기에 대한 정부 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고 이런 문제가 조기에 해결됐으면 한다”며 “국회 차원에서 이 문제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계속적으로 정부 시책을 점검하고 무엇을 보완해야 할 것인지 업계와도 머리를 맞대고 해결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거듭해 짚었다.

뉴스프리존은 삼육교단 마스크 사업 피해 사례를 한국네트워크뉴스와 공동 취재했고 피해업체들 현황을 후속 보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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