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의 참여로 공론을 모아 만든 결정..앞으로 어떠한 정치적 변화와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

김경수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진주의료원 폐업이 감염병 대응에 큰 손실 확인"

"대법원 '권한 없는 자의 위법한 결정'..그때는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 되돌릴 수 없었다"

[정현숙 기자]=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폐업 결정한 103년 전통의 진주의료원이 지난 2013년 폐업한 지 8년만에 서부경남 공공병원으로 재탄생해 부족한 지방 거점 대형 공공병원의 역사를 잇게 됐다.

김경수 경남지사가 26일 오후 경남도청에서 서부경남 공공병원 입지 선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경남도청
김경수 경남지사가 26일 오후 경남도청에서 서부경남 공공병원 입지 선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경남도청

김경수 경남지사는 26일 오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 입지 선정 브리핑을 열고 진주시 옛 예하초등학교 일원을 1순위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새로 짓는 서부경남 공공병원은 경남도가 그동안 보건복지부와 논의를 거쳐 부산 서부권, 대전 동부권 공공병원과 함께 예비타당성 면제 대상으로 추진키로 협의를 완료했다. 경남도는 1순위 부지로 선정된 진주 옛 예하초 일원을 대상으로 설립 운영계획 및 타당서 조사 용역을 8월말까지 완료할 계획으로 2023년 착공에 들어간다.

김 지사는 이날 "진주의료원 폐업으로 시작된 갈등과 분열은 민주적이고 투명한 공공의료 확충 공론화 과정으로 극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라며 "도민의 참여로 공론을 모아 만든 결정은 앞으로 어떠한 정치적 변화와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공론화 과정에 참여해 주신 도민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조규일 진주시장도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 후보지로 최종 선정된 것을 환영한다"라며 "서부경남 5개 시군의 공공의료를 책일질 공공병원 설립이 신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취재진과의 일문일답에서 '8년 전 오늘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이 발표되었던 날이다. 폐업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는 직원들도 있었고, 고통을 받는 도민들이 있었는데, 도지사로서 입장은?'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진주의료원 폐업에 대해 진심으로 도민의 대표자로서 사죄를 드린다"라고 했다.

그는 "책임 묻기가 아니라 도지사 개인(홍준표)의 결정이지만, 결국은 경남도가 내린, 공공기관의 처분으로 인해 많은 분들이 피해를 입었다. 폐업으로 피해를 입은 도민과 거기에 근무했던 분들에 대해서는 도민을 대신해서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이번 공공병원 입지 선정을 계기로 지난 8년간의 희생과 고통이 헛되지 않도록, 코로나19 과정에서 느낀, 공공병원 설립 필요성을 통해 경남의 공공의료 수준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진주의료원은 홍준표 전 지사가 관련 의료인은 물론 도민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진주권 의료기관 과잉과 강성노조 및 부실경영에 따른 적자누적, 대민서비스 불만 등을 이유로 거의 독단적으로 폐업을 강행해 2013년 6월 결국 문을 닫았다.

2013년 강제 폐원된 진주의료원.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제공
2013년 강제 폐원된 진주의료원.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제공

김경수 지사는 당시 진주의료원 폐업과 관련해 이날 페이스북에서도 관련 사실을 회고했다. "2013년 우리나라 최초의 지방의료원으로 1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진주의료원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라며 "대법원은 '권한 없는 자의 위법한 결정'이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 되돌릴 수는 없었다"라고 했다.

특히 김 지사는 이번 코로나19의 세계적 팬데믹 속에 지방 공공병원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했다. 그는 "당연히 서부경남 지역 공공의료에 공백이 생겼고,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진주의료원이 없다는 것이 감염병 대응에 얼마나 큰 손실인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무너진 서부경남지역 공공의료를 확충하기 위해 그동안 서부권 공공병원 설립을 추진해 왔고, 모든 과정은 지역주민을 중심으로 참여와 토론을 통해 진행되었다"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또 "그동안 공론화 과정에 참여해 주신 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앞으로 공공병원 하나 만드는 일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도민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서부경남의 거점 공공병원으로 만들어 가겠다"라고 다짐했다.

이어 "새로 지어질 서부경남 공공병원을 권역별 통합 의료벨트의 지역책임 의료기관으로 정해서 서부경남 지역 주민들께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공공의료의 질을 높여 나가겠다"라며 "서부경남 공공의료 미래 100년 우리가 만들겠다는 약속, 반드시 지키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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