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 "박형준 같은 국내 사기꾼이 '부산시장' 후보라는 자체가 참으로 수치스러운 일일 수밖에"
나경원의 '주어 없다'만 지금도 상징처럼 알려지고 있으나, 박형준 내놓았던 반응은 더 가관이었다
이명박 목소리는 물론, 동영상 입 모양 조작설까지 제기. 여기에 거액의 '돈 거래' 설까지 물타기 신공
박형준 "BBK는 이명박이 김경준이라는 국제 금융사기꾼에게 당한 것" 두둔, '주어' 확인됐는데 사과는?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전 요즘 다시 한국에 돌아와서, 인터넷 금융회사를 창립했습니다. 금년 1월달에 BBK라는 투자자문회사를 설립을 하고, 이제 그 투자자문회사가 필요한 업무를 위해서 증권회사를 설립하기도 고생을 해서 지금 정부에다 제출해서 며칠 전에 예비허가가 나왔습니다" (2000년 1월경, 이명박 씨의 광운대 강연 중)
지난 2007년 17대 대선 직전 등장한 소위 'BBK 동영상'은, '이명박이 BBK를 설립했다'라는 명백한 증거였다. 그러니까 BBK 주가조작 사건의 '주어'는 이명박 씨라는 것임이 확인되는 자료라 하겠다. (이는 10여년이 지난 뒤에야 '다스의 진짜 주인'이 이 씨임이 확인되며 이도 동시에 증명됐다.)
이와 관련, 이명박 당시 대선후보의 대변인이었던 나경원 전 의원이 '내가'라는 '주어'가 없다라며 희대의 드립을 쳤던 것은 지금도 매우 유명하다. 그래서 나 전 의원에 10여년 뒤에도 늘 따라붙는 단어가 '주어가 없다'다. 나 전 의원과 역시 이명박 후보 대변인을 맡았던 박형준 전 의원이 당시 내놓았던 반응은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그의 궤변 역시 나 전 의원 못지 않았다. 2007년 12월 16일자 <오마이뉴스> 보도내용을 보면, 박형준 전 의원이 문제의 BBK 동영상에 내놓은 반응은 다음과 같다.
"보통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편집조작이 없는 것으로 보일 수 있어도 기술자들이 똑같은 목소리로 BBK나 LKe뱅크, EBK를 발음한 것을 조작하는 것은 상당히 쉽다. 이것도 명백히 수사를 해봐야 한다."
'광운대 녹음기술자'들이 이명박의 당시 목소리를 조작했을 가능성까지 있다고 음모론을 제기했던 것이다. 그는 "동영상의 입 모양까지 조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냐"는 질문에도 "가능하다"고 답했다. 이명박 씨의 그 특유의 걸걸한 목소리를 흉내내는 것도 어려운 일일텐데, 동영상의 입 모양까지 조작하는 게 가능할까? 나경원 전 의원의 '주어'보다 더 황당하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박형준 전 의원은 더 나아가 'BBK 동영상'을 건네준 측과, 이를 공개한 대통합민주신당 측과 모종의 돈 거래 가능성까지 제기하는 등, 정치공작설까지 앞장서 제기했다.
"공갈범들은 먼저 신당의 정봉주 의원을 만나 30억원을 요구했다. 공갈범이 협상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당 관계자가 만든 녹취록에는 (이명박이 BBK를) '설립했다'는 소리만 나오면 우선 세 개(3억원 추정)를 주고 그 다음 '플러스 알파'를 협상한 것으로 나온다. (공갈범이) 정동영 신당 후보와 통화하고 이회창 후보의 김정술 변호사와도 협상한 것도 녹취록에 드러난다."
박 전 의원은 그러면서 "범인들의 통화기록만 조회해도 정봉주 의원 등 신당 관계자들과 협상한 게 드러날 것이다, 어떤 협상을 했는지 밝혀져야 한다"며 검경 수사까지 앞장서서 외친 바 있다.
박형준 전 의원은 그 이후에도 BBK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 이명박 씨를 적극적으로 두둔해왔다. 지난 2017년 11월 방송된 JTBC <썰전>에서 해당 사건에 대해 "MB가 김경준이라는 국제 금융 사기꾼에게 당한 것"이라고 강변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서 MB가 어떤 잘못된 일을 했는데 저보고 감추고 방어해라 그랬으면 전 그렇게 못한다"고 목소릴 높였다.
이토록 BBK 사건을 앞장서서 방어했던 박형준 전 의원에 대해 김경준 씨는 11일 페이스북에서 심경을 밝혔다. 그는 "민간인을 불법사찰 하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를 파기하는, '이런자들이 흔히 '북한'이나 한다는, 짓'"이라며 "박형준은 명박에 대한 충성을 그 이유로, "(시민단체에 대한) 정보 동향, 비리 정보를 파악함으로 4대강 사업 반대 단체에 대한 탄압, 사찰, 공작을 했다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입증되었다"라고 지적했다.
박형준 전 의원은 현재 이명박 정권 당시 4대강 사업에 반대한 환경단체를 불법 사찰했다는 의혹에 연루돼 있다. 최근 <KBS>가 보도한 국정원 문건에 따르면, 이명박 정권 당시 청와대 홍보기획관으로 재직했던 박 전 의원이 4대강 사업을 반대한 환경단체들을 상대로 불법 사찰 내용을 요청하고 보고 받은 것으로 나와 있다.
'4대강 사업 찬반단체 현황 및 관리방안' '4대강 사업 주요 반대인물 및 관리방안'이라는 제목의 두 문건은 청와대 홍보기획관 요청에 의해 2009년 7월 각각 작성된 문서이며, 당시 홍보기획관은 박형준 전 의원이다. 분명히 박 전 의원이 요청해 작성된 문건이라고 명시돼 있음에도, 박 전 의원은 "백번을 묻는다고 해도, 불법사찰 지시 안 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김경준 씨는 "Of Course, 박형준은 그의 '주인'과 같이 '국정원 사찰 문건을 본 적도, 보고받은 적도 없다'고 거짓 진술을 하고 다녔다. 비슷하게, BBK는 이명박과 상관없다고 거짓말하고 다녔다"라며 "박형준 같은 국내 사기꾼이 '부산시장' 후보라는 자체가 참으로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라고 힐난했다. 지난해 '다스 진짜 주인'이 확인되면서 BBK 주가조작 사건의 '주어'도 누구인지 확인됐거늘, 이를 앞장서서 방어했던 박형준 전 의원이 지금껏 사과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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