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을시장 선거와 부신시장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 와서인지 여러 카톡방과 인터넷에 가짜뉴스와 진영을 달리 하는 사람들끼리 비방전이 절정에 이른 것 같습니다. 어느 것이 진실인지 구별 할 수조차 없습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과연 이렇게 원수처럼 으르렁거리며 사는 모습이 너무 가슴이 아프네요.

요즘 들어 부쩍 함께 하는 교당의 도반들과 동창생들과의 거리감을 새삼 느끼곤 합니다. 의사소통에서뿐 아니라 뭔지 모를 벽이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이 모든 현상이 제가 만든 벽일 수도 있고,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벽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 벽에 분명 제가 일조를 했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덕화만발 4대강령>이 있습니다. 분명 제 3조 3항에 「우리는 편협한 종교, 이념, 정치를 배격하고 중도를 지향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어쨌든 저는 지금까지 모든 일에 ‘중화지도(中和之道)’의 정신으로 살아왔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우리 덕화만발에서는 <맑고 밝고 훈훈한 세상>을 지향해 함께 걸어가려고 무진 애를 써오고 있는 중입니다.

함께 간다는 것,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함께 나아가면 되는 것이 왜 그리도 어려운 것일까요? 한 사람이 네팔의 눈 덮인 산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살을 에는 추위에 눈보라까지 심하게 몰아쳐 눈을 뜨기조차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아무리 걸어도 인가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때 멀리서 여행자 한 사람이 다가왔고 둘은 자연스럽게 동행이 됐습니다. 동행이 생겨 든든하긴 했지만, 말 한마디 하는 에너지라도 아끼려고 묵묵히 걸어가는데, 눈길에 웬 노인이 쓰러져 있었습니다. 그대로 두면 눈에 묻히고 추위에 얼어 죽을 게 분명했습니다.

동행자에게 제안했습니다. “우리 이 사람을 데리고 갑시다. 이봐요, 조금만 도와줘요.” 하지만 동행자는 이런 악천후엔 내 몸 추스르기도 힘 겹 다며, 화를 내고는 혼자서 가 버렸습니다. 하는 수 없이 노인을 업고 가던 길을 재촉했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몸은 땀범벅이 되었고, 더운 기운에 노인의 얼었던 몸까지 녹여 차츰 의식을 회복하기 시작했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체온을 난로 삼아 춥지 않게 길을 갈 수 있었습니다. 얼마쯤 가자 저 멀리 마을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안도의 탄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와! 살았다. 다 왔습니다. 할아버지!” 그런데 두 사람이 도착한 마을 입구에 사람들이 모여 웅성거리고 있었습니다. ‘무슨 일일까?’ 그는 인파를 헤치고 들여다보았습니다. 사람들이 에워싼 눈길 모퉁이엔 한 남자가 꽁꽁 언 채 쓰러져 있었습니다. 시신을 자세히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마을을 코앞에 두고 눈밭에 쓰러져 죽어간 남자는 바로 자기 혼자 살겠다고 앞서가던 그 동행자였기 때문입니다.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다고 우리는 가끔 착각할 때가 있지요. 혼자보다 둘이 좋고, 둘보다 셋이 좋은 세상은 함께 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함께 가는 세상을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지요.

한 쪽에 치우쳐 산다는 것은 고달픈 인생일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덕화만발에서는 함께 가는 세상을 만들어가려는 것입니다. 거기가 극락정토(極樂淨土)이고, 낙원세상이며, <중화, 중도, 중용>의 세상이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중화, 중도, 중용의 길을 가는 사람은 언제나 마음 편하게 한평생을 극락정토에서 안빈낙도(安貧樂道)하며 살아 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그 방법을 한 번 알아볼까요?

첫째, 무관 사(無關事)에 동하지 않는 것입니다.

자기와 관계없는 일에 끼어들지 않는 것입니다. 자칫 구설수에 들 수도 있고 화를 자초할 우려도 있습니다.

둘째, 양 극단에 치우치지 않는 것입니다.

요즘 세상이 너무 시끄럽습니다. 그래서 정치, 종교, 이념에 치우치지 않는 것입니다. 중도가 도입니다.

셋째, 사람을 미워하지 않는 것입니다.

미운 사람 떡 하나 더 주는 것입니다. 원수를 사랑하라 라는 말도 있잖아요.

넷째, 남에게 말로 상처를 입히지 않는 것입니다.

‘구시화복문(口是禍福門)’이라 했습니다. 칼로 입은 상처는 회복되지만 말로 입은 상처는 평생 갑니다. 그러나 잘 쓰면 입이 복문(福門)이 되지요.

다섯째, 남을 원망하지 않는 것입니다.

원망하면 원망할 일이 더 생겨나고, 감사하면 감사할 일이 마구 생겨납니다.

여섯째, 항상 밝은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어두운 생각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캄캄한 골방으로 들어가지 말고, 찬란한 밖으로 나오는 것입니다. 희망찬 밝은 생각으로 살아야 의욕이 생깁니다.

일곱째, 마음의 문을 활짝 여는 것입니다.

대문을 열면 도둑이 들어오지만, 마음의 문을 열면 기회와 행운이 들어옵니다. 매사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정열 적으로 뛰게 되는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덕화만발과 함께 서로 살리고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 ‘함께 가는 세상’을 만들어 가시면 어떨 까요!

단기 4354년, 불기 2565년, 서기 2021년, 원기 106년 3월 26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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