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파워 김만순 작가의 코로나 시대 '작업기'
'예술에서 싸움이란 스스로 바치는 노고'...엥그르 말 절감
붓질끝에 다다른 버섯 이미지...사이킥한 영혼,마법 상징
결과물 아트스페이스영서 선봬

[서울=뉴스프리존]편완식 미술전문기자=30대 작가 김만순(34)은 최근 수많은 이미지를 그리고 또 그렸다. 일단 많이 그려보자고 작심했다. 지난 3개월새 30여개의 이미지를 그려냈다. 도전히는 자세로 붓을 잡았다. 코로나 시대에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자구책이었다.

“19세기 프랑스 고전주의 대표작가 엥그르의 말이 떠올랐어요. ‘항상 그려야 한다. 연필로 그릴 수 없을 때에는 눈으로라도 그려야 한다. 실제로 그림을 그려가면서 연구를 밀고 나가지 않는 한, 정말로 좋은 작품은 절대 나올 수 없다...’ ”

그는 무사가 검은 쥐는 마음으로 붓을 들었다. 엥그르는 검을 움켜쥐는 마음으로, 우리가 알 바를 알아야 한다고 했다. 싸우지 않고는 뭔가를 얻을 수 없고, 예술에서의 싸움이란 스스로 바치는 노고라 했다.

김 작가는 6~7개의 캔버스를 펼쳐놓고 시간차 작업을 한다. 물감이 마르는 시간마저고 아끼기 위해서다. 검객이 6~7명의 상대를 동시에 눕히는 모습이다.

“그런 과정에서 순간순간 영감이 떠오르고 이미지들이 자연스레 도출이 됐습니다.”

그는 마스킹테이프 작업과 아크릴,유화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공통점은 레이어를 쌓아가는 것이다. 그런 과정속에서 절로 작품이 탄생한다.

화폭엔 버섯 이미지가 많이 보인다. 모양,종류도 다양한 버섯들은 원래 숲속에서 발견해야만 하는 것들이다. 작가도 의도적으로 버섯을 그린 것은 아니다. 숲속에서 버섯을 찾아낸 것처럼 그리다 보니 이르게 된 이미지다.

“원레 저는 사이킥한 것을 좋아 합니다. 고대 아즈텍인들은 독버섯의 환각작용을 빌어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하늘의 뜻을 읽어 냈습니다. 버섯은 인간의 영혼과 깨달음,그리고 마법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그는 캔버스를 아크릴로 열고 마무리는 유화로 닫는다. 부담적은 아크릴로 시작을 알리고 중후하게 유화로 마감을 하는 방식이다. 매순간 도전을 망설이게 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그의 색감도 특이하다. 무거운 것 같지만 화려하다. 묘한 색감을 준다.

“저는 있는 색을 최대한 다 쓰려고 합니다. 모든 색에 존재이유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너무 무거운 것이 아닌가 생각도 듭니다.”

그는 자유로운 색감과 표현 방식을 통해 독자적인 화면 구성과 새로운 시각적 자극을 보여주고 있다. 그라피티적 표현 방식과 회화를 접목하여 레이어를 겹치고 지우는 행위를 반복하는 형태를 통해 추상적이면서 과장된 구성 및 색감 등을 과감하게 보여준다. 의도된 불안과 새로운 미지의 세계를 경험하는 듯한 사유를 제공한다.

김만순 작가는 미국 미술전문대학인 프랫 인스티튜트에서 학부를 졸업하고 현재 서울을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미술계가 주목하는 영파워 작가다. 4월 18일(일)까지 삼청동 아트스페이스영 초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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