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손상철기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중도통합론에 대한 당원 의견수렴 절차를 일단락짓는 이번주 당의 진로를 결정짓는 분수령을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 사진: 11월29일 국회, 국민의당-바른정당 정책연대협의체 출범식에서 진행되고 있다.

통합을 향해 잰걸음을 이어가는 안 대표와, 이에 맞서는 반대파 호남 중진들 모두 분열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고 있어 연내 분당이 가시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안 대표는 일부 호남계 반발에도 불구하고 다음 주 당원 여론 수렴을 끝낸 뒤 통합 절차를 밟을 계획인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일부 기자들과 만나 '당내 반발이 거센데 통합이 가능하겠냐'는 질문에 "통합이 처음도 아닌데 잘 헤쳐나갈 것"이라며 통합 의지를 재확인했다. 안 대표는 2014년 3월 지금의 민주당과 통합 선언을 한 바 있다. 당시 예상치 못한 통합에 민주당 친문계와 안 대표 측근 일부가 강하게 반발했지만 통합 절차는 빠르게 진행됐다. 이번에도 그때처럼 밀어붙이겠다는 뜻이다. 최근 호남에 이어 영남을 다녀온 안 대표는 오는 18일 강원, 19일 대전·충청에서 당원 간담회를 연다.

이로써 바른정당과의 통합 논의에 대해 당내 의원들과 원외 지역위원장, 각 지역 당원들까지 각 층위별로 여론청취가 끝난 만큼, 남은 것은 안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의 회동에 이은 통합 결단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안 대표는 오는 21일 호남에서 열릴 예정인 국민통합포럼 행사에 안 대표와 유 대표가 나란히 참석해 다시 한 번 통합 의지를 천명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국민의당에선 원외 인사들이 통합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국민의당은 이날 당무위를 열고 김대중 전 대통령(DJ) 비자금 의혹 제보 논란에 휩싸인 '통합파' 박주원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등을 결정하려 했다. 하지만 원외 안철수계가 다수인 당무위는 이 건을 징계하지 않고 당 윤리심판원으로 넘기기로 했다. 당무위에 앞서 박 최고위원은 이번 의혹 제기 배경을 "바른정당과 통합을 막아보려는 소위 호남 중진들의 음모"라고 주장하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당 관계자는 "당무위가 박 최고위원에게 기회를 준 것"이라며 "윤리심판원에 가더라도 징계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오는 21일 미국에서 돌아오는 손학규 상임고문도 통합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는 최근 본지 통화에서 "안 대표와 유승민 대표가 잘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동영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대표가 당을 깨서라도 통합하겠다고 하는데 통합은 안 된다"고 했다. 박주현 의원도 최고위에서 "당 대표들이 일방적으로 합당을 선언한 후 전당대회를 강행한다면 민주주의를 모르는 정당이라고 비판받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일정을 앞당겨 미국에서 귀국하는 손학규 상임고문이 통합론에 어떤 역할을 하느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일각에서는 통합 과정에서 안 대표가 손 상임고문에게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기는 구상도 흘러나오지만, 일단 안 대표는 주변에 "사실 무근"이라고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대표 측이 주장하는대로 통합 여부를 최종 결론짓기 위한 전당원투표나 전당대회가 열릴 경우, 이를 저지하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판단도 있다. 비안(非安·비안철수) 진영의 한 관계자는 "현역의원의 절반 이상이 호남계이기는 하지만, 전대에 투표권을 행사하는 대표당원들은 지역위원회별로 배정되는 구조여서 반대파가 다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통합 반대파인 호남 중진들도 '평화개혁연대' 활동을 통한 세몰이를 가속화하면서 안 대표와의 일전을 예고하고 있다. 바른정당도 이르면 다음 주 통합 논의가 급진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는 최근 사석에서 "안 대표가 통합하자고 하면 바로 할 수 있다"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정당 관계자는 "유 대표 말은 '통합은 빠를수록 좋다'는 의미"라며 "만약 빠른 통합이 안 되면 우리끼리라도 살 길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국민의당과 통합 얘기만 나오고 아무것도 안 되면 우리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국민의당이 내분을 잘 해결하고 당의 입장을 빨리 정하면 희망이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전대가 열리면 안 대표 측이 동원하는 이들은 전부 참여하고, 이미 국민의당 지지가 떨어진 호남지역의 참여율은 저조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따라서 안 대표의 통합 선언에 이어 전당대회 일정이 구체화하면, 반대파의 원심력이 폭발하면서 더 이상 시간을 끌지 않고 연내 분당을 위한 속전속결에 나서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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