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전날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558명에 대해, 4차 대유행이 진행될 수도 있음을 우려하며, 방역대책에 대해 바짝 긴장의 끈을 놓치면 안 된다는 당부를 했다.

그런데 4월 1일 조선일보 인터넷판(2일 발행지면)은 하루 확진자 4천 명이 넘게 발생한 영국을 두고 ‘부럽다’는 제목을 붙인 기사를 내보냈다. 그리고 또 사흘이면 맞출 수 있는 백신을 ‘우리도 백신을 놓고 있다’고 자랑하려고 하루 2만 명 내외 접종으로 찔끔거리고 있다고 비판한 칼럼도 실었다.

▲조선일보 인터넷판 관련기사 갈무리
조선일보 인터넷판 관련기사 갈무리

나는 조선일보의 이 칼럼에 대해 비판할 마음은 없다. 그러나 1일자 조선일보 이해인 영국 런던 특파원 이 쓴 ‘영국이 부럽다’는 기사는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이 기사는 공원의 자유로운 모습이 찍힌 사진과 함께 “섭씨 24도까지 올라간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의 대표적 광장인 트래펄가 광장엔 오랜만에 생기가 돌았다”로 시작한다.

이어 반팔, 반바지 차림의 10대들이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빠르게 지나가고. 분수 주위에 걸터앉아 여유로운 오후를 즐기던 대학생이 “이제 일상이 내 삶으로 되돌아온 것 같아 마음까지 설렌다”고 했다는 전언도 기사화 하면서 “코로나 3차 유행 조짐에 봉쇄령을 강화하고 있는 유럽 대륙 국가들과 달리 백신으로 무장한 영국이 일상을 되찾고 있다”고 단언했다.

그리고는 “영국인들에게 평소의 삶을 되찾아준 건 백신”이라며 “지난해 12월 8일 세계 최초로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영국에선 지금까지 총 3,090만 명이 최소한 백신 1회 접종을 마쳤다”면서 “전체 인구의 46%이고, 18세 이상 성인 인구만 따지면 58.7%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어 “전체 인구 중 비율은 전 세계 주요국 중 이스라엘(57.8%) 다음으로 높다. 미국(29.3%), 프랑스(11.9%), 독일(11.3%), 이탈리아(11.3%)보다 훨씬 빠른 속도”라고 덧붙였다.

그런 다음 “영국 통계청은 이미 잉글랜드 인구의 54.7%가 코로나 항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면서 “영국 정부는 이번 주부터 단계적인 봉쇄령 완화에 들어갔다”고도 전했다.

하지만 그가 부러워한 영국은 지금도 변이 바이러스 포함,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세가 등등하다.

코로나 보드에 나타난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현황(1워~10위국)
코로나 보드에 나타난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현황(1워~10위국)

조선일보가 해당 기사에서 영국의 31일 확진자를 4,052명으로 기재했으나, 코로나 보드에 나타난 실시간 확진자 발생현황에 따르면 영국은 4월2일 오후 2시 현재 통계에서 전날인 1일 확진자로 4,478명이 발생했고, 사망자는 51명이 나왔다. 그런데 이 통계에서 우리나라는 확진자 558명에 사망자 2명이다.

특히 전날인 31일 4,052명이던 영국의 확진자는 하루 뒤인 4월 1일 4,478명으로 불어, 늘어난 수치로도 우리나라 하루 전체 발생 숫자에 버금가고 있다.

현재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접종이 늘어날수록 마스크 착용 등 방역에 더욱 철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즉 백신이 모든 문제의 해결점은 아니므로 개인의 철저한 방역만이 이 질병을 극복할 수 있다는 권고다. 더구나 각국에서 연일 나타나는 변이 바이러스에 WHO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따라서 제대로 된 저널리스트는 이런 점을 강조해야 한다.

이에 기사는 “전체 인구의 46%, 18세 이상 성인 인구만 따지면 58.7%에 달하는 국민이 백신 1차 접종을 끝냈음에도, 시민과 정부 모두 안이하게 풀어진 틈을 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준동, 하루 4천 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50명이 넘게 사망하고 있다”는 경고성으로 나와야 맞다.

조선일보는 스스로를 ‘일등신문’이라고 자부한다.

하지만, 현재 이 신문은 ABC와 짜고 허위부수를 공시, 정부광고는 물론 기업광고까지 과다수주, 예산을 착취했다는 비난을 받으며 국회의원들과 시민단체에 의해 고발된 상태다.

조선일보 고발관련 구글 검색에 나타난 언론사 기사들
조선일보 고발관련 구글 검색에 나타난 언론사 기사들

이는 ‘일등신문’이 할 일이 아니다. 특히 ‘일등신문’이 현상을 오도하면서 자신들의 프레임으로 정부와 특정정당 특정세력을 비난하는 것은 비판 받아 마땅하다.

만약 입장을 바꿔서 우리가 50%넘는 국민에게 백신을 접종하고도 하루 4천 명이 넘는 확진자가 연일 발생하면서 사망자가 하루 50명 씩 나온다면 조선일보의 지면은 어떻게 나올까?

예측컨데 “방역을 우선시 하는 국가는 백신 접종이 전체인구 5%에 미치지 못해도 확진자 발생이 우리의 1/10 수준인데, 백신만 과신, 예산을 낭비한 정부는 국민들을 코로나 지옥으로 몰고 있다”는 신랄한 비난으로 연일 도배할 것은 안 봐도 알 수 있다. 조선일보가 문재인 정부의 ‘백신접종 실패’를 부각시키기 위해 영국 상황을 통해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으며, 나아가 “사흘이면 끝낼 수 있는 백신 접종을 ‘생색’내느라 늦추고 있다”는 비판칼럼까지 덧붙이는 것을 보면 자명한 일이다.

그래서다. 이제 이런 신문들의 기사를 소비하는 국민들의 판단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가 되었다.

즉 자신들의 프레임으로 여론을 만들기 위해 거짓과 과장도 서슴치 않은 신문을 ‘일등신문’ 운운하도록 그대로 둘 수는 없다는 말이다. 또한 현재 지구촌은 백신전쟁이 한창이므로 백신접종이 늦어질수록 개인 방역에 더욱 철저, 백신과신으로 바이러스가 활개치는 국가들이 부럽도록 하는 것도 조선일보 등을 혼내주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지금 바이러스와 함께 언론들과도 전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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