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권 문화경영미디미어컨설팅 대표 칼럼니스트
이인권 문화경영미디미어컨설팅 대표

[뉴스프리존=이인권 문화경영미디어컨설팅 대표] 우리나라 2대 광역자치단체인 서울과 부산 시장을 선출하는 4.7 보궐선거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인 20.54%를 나타냈다. 이를 두고 여야는 서로 자신들이 유리하다는 아전인수식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번 선거는 전임 시장들이 불명예스런 사건으로 공석이 된 자리를 보궐하는 것이다. 하지만 워낙 격한 여러 가지 정치적 이슈들이 몰아친 턱밑에서 열려 역대급으로 유권자 표심을 끌어들이고 있다.

그래서인지 지난 주말까지 주요 여야 후보들 간의 막판 유세전이 가열찼다. 그동안 수차 여론조사에서 야당 후보가 우세를 보이는 가운데 기세 제압을 위해 여당은 총 공세를 펼쳤다. 특히 이번 선거는 내년으로 다가온 대선의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어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다.

서울과 부산 모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촉발된 땅투기를 의식해서인지 상대 후보 부동산에 대한 위법성을 집요하게 파헤쳤다. 그러면서 각 후보는 자신은 투명하고 상대는 불법이라며 한국 정치판을 지배하는 내로남불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각 후보들이 상대방 부동산 관련 불법 의혹을 들추어내지만 유권자들로서는 범법성 여부를 판단할 수가 없다. 진정 그것이 문제가 있다면 사법당국이 조사해 엄정하게 판정을 해야 할 일이다. 그런 선거유세는 정치에서 빠짐없이 등장하는 상대에 대한 중상, 비방, 인신공격의 “진흙탕 전술”(mudslinging)이다.

뿐만 아니라 선거 때마다 각 진영 후보들은 앞다퉈 환상적인 공약들을 쏟아낸다. 그러면 반복되는 일이 전임자가 추진하던 정책사업들은 무시되어 버리고 신규 사업들로 채워진다. 그래야 차별성을 부각시킬 수 있다는 생각에서 일 것이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사업의 지속성이 없게 되어 결국 예산의 낭비로 이어지게 된다. 특정 당선자의 임기 내에만 유효한 정책이나 사업은 국가이든 자치단체이든 크나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한마디로 지속가능한 발전이 담보되지 않는다.

이러한 행태를 혁신할 수 있는 주체는 유권자들이다. 단발성 공약에 치우쳐 판단하다보니 후보들은 이에 영합하기 위해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는 풍토가 조성돼 왔다. 아마 선거공약대로라면 모든 게 샹그릴라가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대체적으로 공약에 근거해 표를 던지지만 기대를 충족시키기는 쉽지 않다. 당연지사지만 모든 일이 사람 계획대로 온전하게 이뤄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약 실현 여부를 떠나 유권자 기대치에 부합한 신뢰와 믿음을 먼저 안겨줘야 한다.

그런데도 선거에서는 입맛 당기는 공약과 달콤한 선전술과 끌리는 인상 심기의 결과로 당락이 결정되는 경향이 짙다. 그 외형적인 표상들에서 내면의 진정성과 청렴성과 합리성을 통찰해 본다는 것이 생각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핑크빛 선거공약들이 당선자들의 의지만으로 실현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물론 일방적으로 밀어부쳐서 될 수는 있지만 그에 수반되는 직간접의 사회적 매몰비용을 감내해야 한다. 한마디로 공약 이행에만 집중돼 비효율적·비효과적 정책이 시행되는 경우가 많다.

공약된 정책들이 구현되기 위해서는 재원이나 여건이나 정치역학 구도와 같은 주변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합치돼야 한다. 정책 수행은 각기 다른 이해관계자들을 결속시키는 정치적 협력과 민주적 합의를 도출해 내야하는 복합적인 과정이 필요하다. 이것을 간과하고 추진되었던 정책사업들이 얼마다 많은 상쟁과 갈등, 낭비를 초래했던가를 유권자들은 많이 보아 왔다.

그런 만큼 유권자는 후보들의 선심성 공약에 너무 물렁한 태도를 가져서는 안 될 것이다. 그들이 진정 국민들에게 안정감과 행복감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정신적·정서적 인성이나 자질을 갖고 있는지를 입체적으로 면밀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물량적 충족보다도 국민 행복의 요체는 ‘주관적 안녕감’(Well-being)이다

이제 앞으로 어떤 선거에서든 유권자는 물신주의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후보들의 선진의식을 꿰뚫어보는 훈련을 쌓아가야 한다. 민심을 존중하고 정서를 통합할 수 있는 공감력, 명실상부한 합의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도출할 수 있는 지도력, 다양한 의견을 포용하여 공감대를 쌓는 친화력을 영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인권 문화경영미디어컨설팅 대표 · 칼럼니스트 · 문화커뮤니케이터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CEO 대표 / 예원예술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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