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선거기간 내내 ‘내곡동’ VS ‘성추행’, 막말 정쟁 싸움 등 후진적 선거 민낯 보여줘

[서울=뉴스프리존] 최문봉 기자 = 4·7 재보궐 선거에서 여야는 ‘안정론’과 ‘심판론’을 내세우며 뜨겁게 맞붙었지만 선거운동 기간 내내 ‘내곡동’과 ‘성추행’ 등 네거티브만 난무하고 정책경쟁은 실종됐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다.

이번 선거기간 동안 여야는 국민이 바라는 정책경쟁 대신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동산 사태에 분노한 민심에 편승해 정쟁과 도덕성 공방에 치중하는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었다는 평가다.

민주당은 선거운동 초반부터 줄곧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내곡동 땅 의혹,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의 엘시티 특혜분양 의혹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이와관련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은 선대위 회의와 유세 현장마다 "이명박·박근혜 시즌 2가 돼서는 안 된다", "공직에 출마한 후보가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는 것은 후보직을 사퇴해야 할 정도의 대단히 잘못된 행동"이라며 야당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특히 민주당은 오 후보가 2005년 처가 땅 측량 현장에 참여했다는 의혹과 관련, 인근 생태탕 집 사장의 증언이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방송된 이후 야당을 향해 '거짓말' 비난 공세를 펼치며 압박했다.

또한 선대위와 캠프는 일제히 "생태탕을 먹으며 정치이야기를 했다  그분이 도대체 누구냐?"며 오 후보를 몰아 세우는 논평을 쏟아냈다.

국민의힘도 선거운동 기간 내내 정권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여당을 공격했다. 오세훈 후보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유세마다 "문재인 정부는 무능하고 거짓을 일삼는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로 투기만 양산한 정부"라며 문재인 정부의 심판론을 강조했다.

그리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도 "오 후보가 당선돼야 내년 대선에서 정권 교체가 가능해진다"며 '반문 연대' 중도층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그들은 또 이번 보궐선거의 원인이 민주당 소속 전임 시장들의 성폭력 사건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민주당의 후보가 출마하는 것 자체가 '2차 가해'라며 여당을 직격했다.

특히 야당은 여당의 내곡동 땅 의혹 공세에 대해 역공으로 대응했다. 민주당이 오 후보가 내곡동 땅 측량 현장을 방문했다고 주장한 생태탕집 아들을 '의인'으로 추켜세우자 주호영 원내대표는 6일 "윤지오라는 사람에게도 의인이라고 붙였는데, 그 의인 어디 갔나?"라고 비꼬았다.

한편 정치전문가들은 이번 4·7 재·보궐 선거와 관련해 "여야 모두 정책은 실종되고 소모적인 정치공방으로 끝나고 말았다"며 "여야는 이번 선거기간 동안 막말과 고성을 동반한 네거티브 선거전이 시종 이어져 한국 정치의 답답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었다."고 비판했다.

또한 여야는 이번 선거운동 기간 내내 지도부가 막말 경계령을 내렸지만 한 표가 급한 후보들로서는 한 방을 노린 '무리수' 전략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는 공식 선거전 둘째 날인 지난달 26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자신을 '의사'에 비유한 뒤 "부산은 3기 암 환자와 같은 신세"라고 말했다가 야당의 비판을 받았다.

또 윤호중 의원은 이튿날 유세에서 국민의힘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를 향해 "내곡동 땅이 있는 것을 뻔히 알며 거짓말하는 후보, 쓰레기입니까? 아닙니까?"라고 말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에 여당 지도부는 "여야를 막론하고 국민에게 상처를 주는 과도한 표현은 자제해야 한다" 며 입단속에 나서기도 했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지난달 26일 유세에서 2019년 10월 광화문 집회 당시 문재인 대통령을 '중증 치매 환자'에 비유한 자신의 발언을 다시 입에 올려 여당의 거센 공격을 받았다.

그는 또 같은 달 31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에서는 '용산 참사'를 '과도한 폭력 행위 진압을 위한 경찰력 투입으로 생긴 사건이다'라고 말했다가 이튿날 사과했다.

아울러 같은당 김웅 의원 역시 지난달 26일 페이스북에 김영춘 후보의 '암 환자' 발언에 대해 "부산이 아니라 민주당이 암 환자"라고 적었다가 문제가 있음을 깨닫고 "암 환우와 가족들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하며 게시된 글을 삭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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