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엄마' 김용민 "정보가 입수됐다고한들…정치적 명운은 말할 것도 없고, 목숨을 걸고 세상에 알렸을 것"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제1야당의 당대표로서, 정부와 군의 오판을 제지하기 위해 묵묵히 감내했다"
박근혜 추종세력들이 '탄핵 반대'하며 외치던 "계엄령 선포하라" "죽일 놈은 죽이자" "총으로 탱크로 죽이자"는 우연 아니었다
김무성 '태연하게' 알려준 명백한 진실? 도망간 조현천 반드시 잡아, 박근혜·황교안·김관진·한민구 등 수사해야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제가 민주당 대표로서 촛불광장이 뜨겁게 달구어 질 때인 16년 11월 중순경, 계엄령에 대한 경고 발언을 했을 때 당시의 청와대는 '유감이다. 무책임한 선동이다'라고 힐난했습니다. 새누리당 대표(이정현 전 의원), 원내대표(정진석 의원) 모두 저에게 '유언비어 유포의 진원지, 진앙지이고 재생산자다'라고 공세를 퍼부었고, 당시 일부 언론도 '양치기 소녀다, 거짓말쟁이다'하고 비판을 심하게 가했었습니다. 
연일 계속되는 촛불집회 속에서 무엇보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제1야당의 당대표로서 정부와 군의 오판을 제지하기 위해 사전 경고를 한 이후 저는 쏟아지는 온갖 비난과 공세를 묵묵히 감내해야 했습니다. 결국 촛불시민들께서는 세상에서 가장 평화롭고 민주적인 방식으로 헌정 사상 첫 대통령 탄핵을 이뤄내셨고, 문재인정부를 세워주셨습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28일 페이스북)

지난 2016년 11월경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이 대대적으로 터지며, 모든 언론들이 '특종'을 쏟아내던 시기였다. 그 무렵 추미애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충격적인 폭로를 한다. 박근혜 청와대가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는, 즉 군을 동원해 촛불시민들에게 무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폭로였다. /ⓒ YTN
지난 2016년 11월경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이 대대적으로 터지며, 모든 언론들이 '특종'을 쏟아내던 시기였다. 그 무렵 추미애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충격적인 폭로를 한다. 박근혜 청와대가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는, 즉 군을 동원해 촛불시민들에게 무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폭로였다. /ⓒ YTN

지난 2016년 11월경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이 대대적으로 터지며, 모든 언론들이 '특종'을 쏟아내던 시기였다. 박근혜는 그저 최태민 일가가 조종하는 허수아비였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던 것이다. 그래서 그나마 30% 내외의 콘크리트 지지율을 유지하던 박근혜의 국정 지지율은 한 자리수 대로 떨어졌으며, 매주 토요일마다 광화문 광장에는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인파가 몰려들기 시작됐는데, 매우 평화적으로 진행됐으며 청와대 앞까지를 촛불로 가득 메웠다.

당시 국회에선 박근혜 탄핵 논의가 본격 진행중이었다. 당시 야당(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여당(새누리당) 내부에서도 탄핵 찬반이 갈리는 중이었다. 그해 11월 18일 추미애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충격적인 폭로를 한다.

"박사모를 시켜서 물리적 충돌을 준비하게 하고, 시간을 끌며 지지층 결집시키기를 시도하고, 사정기관에 흔들지 말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렇게 한 다음에 최종적으로는 계엄령까지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도 돌고 있다. 참으로 무지막지한 대통령이다. 하야하라. 하야하지 않으면, 우리는 헌법상 대통령에게 부여된 권한을 정지시키는 조치에 착착 들어갈 것이다." 

당시 박근혜 청와대가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는, 즉 군을 동원해 촛불시민들에게 무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폭로는 뜬금없다는 반응이었다. 박근혜 청와대와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조선일보 등은 이에 "무책임한 정치적 선동" "근거도 없는 유언비어" "‘아니면 말고’ 식으로 내뱉는다" 등으로 강하게 발끈한 바 있다. 

하지만 그 무렵부터 박근혜 추종세력들이 서울시청 인근 등에서 진행하던 '탄핵 반대' 집회를 보고 섬뜩한 구호가 있었다. 인근 시민들에게 각종 민폐를 끼치던 그들이 든 피켓을 보면 '군대여 일어나라' '계엄령이 답!' '계엄령 선포하라' 등 무시무시한 글들이 적혀 있었다. 특히 박근혜 추종세력은 연단에서 이런 무시무시한 말도 했었다.

박근혜 추종세력들이 '탄핵 반대' 집회에서 들었던 피켓을 보면 '군대여 일어나라' '계엄령이 답!' '계엄령 선포하라' 등 무시무시한 글들이 적혀 있었다. /ⓒ YTN
박근혜 추종세력들이 '탄핵 반대' 집회에서 들었던 피켓을 보면 '군대여 일어나라' '계엄령이 답!' '계엄령 선포하라' 등 무시무시한 글들이 적혀 있었다. /ⓒ YTN
박근혜 추종세력들이 '탄핵 반대' 집회에서 외쳤던 구호 중에는 '군대가 나와서 탱크로 총으로 (탄핵 찬성 세력을) 죽여야 한다'는 내용도 들어있었다. /ⓒ 국민TV
박근혜 추종세력들이 '탄핵 반대' 집회에서 외쳤던 구호 중에는 '군대가 나와서 탱크로 총으로 (탄핵 찬성 세력을) 죽여야 한다'는 내용도 들어있었다. /ⓒ 국민TV

"빨리 군대 나와라. 빨리 탱크 나와. 빨리 총 들고 나와. 죽이자, 죽일 놈은 죽이자. 탱크로 죽이자. 총으로 죽이자. 군대가 나와서 죽이자"

추미애 전 장관의 용기있는 폭로는 이후 사실로 드러났다.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 현재 군사안보지원사령부로 개편)가 작성한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2017년 3월자) 문건이 지난 2018년 7월 공개되면서다. 

국정농단한 권력에 대항하는 시민들을 탱크와 장갑차 등으로 짓밟고, 국회를 무력화하며 언론마저도 모두 차단하려는 무시무시한 음모가 담겨져 있었던 것이다. 추 전 장관이 친위쿠데타를 일으키려던 세력의 음모를 사전 폭로하면서, 그들의 힘이 빠지게 됐고 결국 수많은 시민들의 안전을 지켜냈던 것이다. 그리고 박근혜를 비롯한 국정농단 세력들을 평화적으로 쫓아내, 감옥에 보낼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추미애 전 장관은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그는 "연일 계속되는 촛불집회 속에서 무엇보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제1야당의 당대표로서 정부와 군의 오판을 제지하기 위해 사전 경고를 한 이후 저는 쏟아지는 온갖 비난과 공세를 묵묵히 감내해야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결국 촛불시민들께서는 세상에서 가장 평화롭고 민주적인 방식으로 헌정 사상 첫 대통령 탄핵을 이뤄내셨고, 문재인정부를 세워주셨다"라고 했다. 그의 강단과 용기가 없었다면, 현재 미얀마에서 벌어지고 있는 끔찍한 유혈사태가 광화문 광장 등에서 일어났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만약 계엄령 문건처럼 친위쿠데타가 일어났을 경우, 전두환 신군부가 그랬던 것처럼 국회를 해산하고 각종 권력기관과 언론 등을 모조리 장악한 뒤, 시민들을 마구잡이로 탄압했을 것이다. 

문제의 계엄령 문건에는 광화문 광장을 수많은 탱크와 장갑차, 무장된 병력으로 장악하는 방안이 나와 있다. 그 뿐만 아니라 국회를 비롯한 권력기관을 접수하고, 언론도 장악한다는 방안도 적혀 있다. /ⓒ 엠빅뉴스
문제의 계엄령 문건에는 광화문 광장을 수많은 탱크와 장갑차, 무장된 병력으로 장악하는 방안이 나와 있다. 그 뿐만 아니라 국회를 비롯한 권력기관을 접수하고, 언론도 장악한다는 방안도 적혀 있다. /ⓒ 엠빅뉴스

이런 추미애 전 장관의 용기와 강단에 대해,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정보가 입수됐다고한들 아무나 다 그걸 깔 수 있었을까"라며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추미애 전 장관은 아마 정치적 명운은 말할 것도 없고 목숨을 걸고 세상에 알렸을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결국 그렇게 악마적 친위쿠데타의 바람을 빼서 탄핵, 촛불집회, 대선을 사수할 수 있었다"라며 "지금이야 썩어빠진 인간들이 언권을 장악해서 그렇지, 먼훗날 추 전 장관의 위업은 역사가 제대로 평가해줄 것"이라고 극찬했다.
 
한편, 박근혜 탄핵 정국 당시 새누리당 내 '탄핵 찬성' 세력의 수장격이었던 김무성 전 의원은 최근 <시사저널> 인터뷰를 통해, 박근혜는 탄핵 기각을 확신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탄핵이 기각되면 광화문광장 등이 폭발할 것 아닌가. 그래서 기무사령관한테까지 계엄령 검토를 지시한 것"이라고 충격적인 폭로를 했다. 박근혜와 그 측근들이 조현천 당시 기무사령관에게 '계엄령 검토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미애 전 장관은 "김무성 전 의원의 고백은 도피한 기무사령관과 나머지 혐의자들에 대한 수사를 재개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본다"며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누겠다는 발상은 있어서도, 있을 수도 없다. 국민과 함께 지켜보겠다"라고 했다. 

'계엄령 문건'을 작성한 '내란음모' 피의자인 조현천 전 사령관은 미국으로 도피한 뒤, 그의 행적을 알 수 없는 상태다. 그를 찾는다는 '수배' 전단도 네티즌들에 의해 제작됐으나 아직까지 그렇다할 소식이 없다. 지난 2018년 11월, 군·검 합동수사단은 그에 대한 소재를 확인할 수 없다며 기소를 중지했다. 그의 윗선인 박근혜를 비롯한 황교안 전 총리, 김관진 전 청와대 안보실장, 한민구 전 국방부장관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할 수 없던 것이다.

'박근혜 탄핵' 촛불정국 당시 계엄령 문건 작성을 주도한 전 기무사령관 조현천의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그 윗선인 박근혜, 황교안, 김관진, 한민구 등에 대한 수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반드시 조현천을 잡아서 윗선을 밝혀내야 한다. 두 번 다시 정권이 시민들을 강제로 짓밟는 계획을 세워선 안 되서다. /ⓒ KBS
'박근혜 탄핵' 촛불정국 당시 계엄령 문건 작성을 주도한 전 기무사령관 조현천의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그 윗선인 박근혜, 황교안, 김관진, 한민구 등에 대한 수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반드시 조현천을 잡아서 윗선을 밝혀내야 한다. 두 번 다시 정권이 시민들을 강제로 짓밟는 계획을 세워선 안 되서다. /ⓒ KBS

그런데 정작 충격적 폭로를 한 김무성 전 의원은 <시사저널> 인터뷰에서 "탄핵은 역사의 한 장으로 넘겨야 한다"고 하는 등, 마치 별일 아니라는 듯이 회고했다. 그의 태연한 태도에 대해.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계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안다면 이럴 순 없다"라고 일갈했다.

박주민 의원은 "앞으로도 시민들이 정권에 반대하는, 2017년 탄핵 때와 비슷한 상황이 생기면 계엄을 또 검토하겠다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라며 "도대체 우리 시민들을 뭐라고 생각하길래 저런 얘기를 함부로 할 수 있는지, 정말 진지하게 묻고 싶다"고 따져물었다.

그는 "지금이라도 계엄 검토 지시를 누가 했는지 꼭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박근혜 등을 정조준했다. 그는 "앞으로 두 번 다시 정권이 시민들을 강제로 짓밟는 계획을 세워선 안 된다는 원칙을 세우기 위해서다. 이는 옳고 그름을 반드시 따져 물어야 할 일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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