艱危明物理 寂寞見心源(간위명물리 적막현심원)

”시련 속에 사물 이치 분명해지고 적막해야 마음의 근원 드러난다”는 뜻으로 조선 선조 때 명문장가인 송익필의 저서 ‘구봉집(龜峯集)’에 실린 시 ‘객중(客中)’에 나오는 글이다.

기업은 시련과 역경을 딛고 성장한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기업들이 탄탄대로만 걸으면서 성공 신화를 써온 것은 절대로 아니다. 현재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출범 당시에는 무리한 도전이라는 거센 반대가 있었다. 

하지만 故 이병철 회장은 정보화 시대의 총아가 반도체라는 통찰력을 갖고 반도체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들었다. 아들인 故 이건희 회장도 삼성의 명운을 걸고 반도체에 집중투자한 결과, 반도체 시장에서 넘사벽의 신화를 남겼다.

대한민국 항공업계를 보자. 전대미문의 코로나19 팬데믹은 전 세계 항공업계를 초토화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시아나 항공은 母 기업인 금호 아시아나그룹이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해 시장에 매물로 내놓아 충격을 줬다. 

게다가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가 불황에 빠지자 결국 지난해 9월 무산됐다.

대한항공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2019년 故 조양호 회장이 별세하자 자녀들끼리 경영권 분쟁이 발생해 항공업계는 위기에 봉착했다. 마침 코로나19 팬데믹마저 터지자 시쳇말로 멘붕에 빠졌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반전 드라마를 썼다. 전 세계 항공업계가 해외여행객의 급감으로 궤멸될 위기에 봉착했으나, 조원태 회장의 대한항공은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역발상 전략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또한 대한항공은 지난해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공식화했다. 물론 정부가 나서고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8000억 원을 지원하는 방식이지만 공격적인 경영으로 위기를 극복하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땅콩 회항과 경영권 분쟁 등으로 그룹의 미래를 예측할 수 없었던 상황은 점점 잊혀져 갔다.

이번에 대한항공은 또 하나의 반전 드라마를 쓸 모양이다. 대한항공은 미래의 먹거리인 도심항공교통(UAM)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대한항공은 지난 5일 UAM 사업 추진을 위한 태스크포스(TF)가 지난달 출범했다고 공표했다.

대한항공의 TF는 항공기 제조 판매 및 정비 등을 담당하는 항공우주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심항공교통(UAM)은 하늘을 이동 통로로 활용하는 미래의 도시 교통 체계이다. UAM은 도심의 혼잡한 교통 정체로 인한 이동 효율성 저하, 물류 운송비용 등 사회적 비용 급증 등을 해결하기 위한 미래 혁신 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번 계획은 조원태 회장이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실적 악화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야심찬 투자로 분석된다. 조원태 회장의 UAM 도전이 위기에 빠진 항공업계의 부활의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기업의 성공 드라마는 시련과 역경 속에서 빛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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