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참사 예방의 열쇠는 안전의식의 고취-모든 분야의 기본은 안전(安全)

▲ 손상철 대한민국탐정협회 대표,,본지 논설위원

1971년 12월 25일 세계 최대 호텔화재사건으로 불리는 서울 충무로 대연각호텔 화재사건은 1층 커피숍에서 프로판 가스통이 폭발하면서 발생한 불이 순식간에 21층 꼭대기까지 옮겨 붙음으로 163명이 사망하고 63명이 부상한 화재참사였다. 화재원인으로는 가연물질의 관리 소홀, 비상계단 차단 및 방화시설이 없었으며, 건물전체의 가연성 내장재로 인하여 발생한 유독가스로 확인되었다. 70년대 연이어 발생한 대형화재사건은 당시 안전에 대한 성찰 없이 성장 지상주의로 일관하던 당시 우리 사회의 어두운 현실을 보여주었다.

일반적으로 5명 이상의 사망자나 1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화재를 대형화재라고 하는데 대연각 호텔 화재참사 이후에도 1974년 11월 3일 서울 청량리 대왕코너 화재(88명 사망), 1993년 1월 7일 청주 우암상가 붕괴 사건(28명 사망), 1999년 6월 30일 씨랜드 화재(23명 사망), 2003년 2월 18일 대구지하철 방화(192명 사망), 2017년 2월4일 경기 화성시 동탄 메타폴리스 상가건물 3층 뽀로로파크 철거현장 화재(52명 사상) 등 발생하였다. 이러한 대형화재를 통한 많은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겪으며 관련 법규 개정 등을 통하여 안전을 확보하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12월 21일 오후 3시 30분경 충북 제천시 하소동의 스포츠센터 ‘두손스포리움’에서 발생한 화재는 29명의 사망자와 29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대형화재로 기록되었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소방당국, 경찰이 정확한 화재원인을 찾기 위하여 현장감식에 투입이 되었다. 지금까지의 화재의 경우를 참고하면 우선적으로 몇 가지의 화재 및 피해확대의 원인으로 거론할 수가 있겠다.

첫 번째 원인으로 외벽이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건축된 것을 들 수가 있다. ‘드라이비트(dryvit)’ 공법은 건물 외벽에 우레탄폼이나 스티로폼을 바른 뒤 시멘트 모르타르 등을 발라 마무리하는 공법이다. 단열성이 뛰어난 데다 값이 싸 건축주들이 선호하는 재료로 2015년 1월 사상자 130여명의 사상자를 낸 의정부 10층짜리 대봉그린아파트 화재 때도 아파트 외벽이 이 '드라이 비트'로 건축되어 불이 외벽을 타고 급속도로 번져 피해가 컸다.

두 번째 원인으로 사방이 뚫린 필로티 구조를 들 수가 있다. 필로티 구조란 1층은 기둥만을 세워 두고 2층 이상에 방을 두는 구조를 말하며, 1층 출입구는 사실상 외부 공기 유입구로 화염을 건물 내부로 끌고 들어오는 입구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층이 막혀 있을 때보다 훨씬 많은 공기가 좁은 1층 출입구로 순식간에 빨려 들어갔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 해석이다.

세 번째 원인으로 화재가 발생했을 때 늘 거론되는 소방 및 구급차의 현장 접근을 방해한 불법주차를 들 수가 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신고를 받은 오후 3시 53분 곧바로 출동해 7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고 한다. 그러나 화재 초기에 불법 주차된 차량 때문에 소방차가 진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 번째 원인으로 미로처럼 복잡한 구조와 자동문의 불량, 비상계단의 물품적재 등을 들 수가 있다. 다중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시설은 단순한 구조로 비상시에 이동이 용이해야 할 것이며, 자동문의 경우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유지되어야 한다. 비상시 이용하는 비상계단에 철재 선반 등을 설치해서 물품을 적재함으로 비상시 이용이 불가능하게 하였다.

다섯 번째 원인으로 소방기관의 적극적인 대응이 부족한 점을 들 수가 있다. 이번 화재사고에서도 2층 사우나의 유리창을 빨리 깨고 진입을 했으면 피해를 줄일 수가 있었을 것이다. 국내에서 발생한 많은 화재를 통하여 화재상황에 따른 대응매뉴얼은 구축이 되어있다. 대형건물이 많은 도시에서는 경험이나 대응훈련을 자주 하고 있으나, 지방의 경우에는 경험과 훈련이 부족한 것도 적극적인 대응을 망설이게 되는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원인으로 인하여 화재가 발생하고 피해가 확대되어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는 대형화재가 되었다. 대형참사를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이 있어왔지만 결과적으로 모든 시스템의 관리는 사람이 하게끔 되어 있다. 시설주의 의식, 이용자의 의식, 감독기관 및 관련기관의 의식, 주변인들의 의식이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것이 ‘안전’임을 인식하고 실천해야 피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시스템이 아무리 잘 되어 있어도 국민의 의식이 뒷받침이 안 된다면 대형참사를 예방하기 어려울 것이다. 즉, 대형참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제도적 시스템의 구비와 국민의 안전에 대한 의식고취가 중요한 해결방안이며, 언제 어느 곳에서 발생할지 모르는 다양한 사고에 대비하여 관련기관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노력을 당부하고 싶다. 특히 지방에 대형건물 및 아파트가 빠른 속도로 늘어가는 상황에서 해당지역의 소방기관의 준비와 훈련 그리고 대응능력을 향상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으로 정부와 지자체는 최우선으로 장비, 인력, 예산 등의 지원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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