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충칭=신화통신] 류언리 기자 = 초여름 기운이 물씬 풍기는 5월 18일은 '국제 박물관의 날'이다.

쓰촨(四川)미술학원 경관조형과 4학년에 재학 중인 김민희(22세, 서울)씨는 '국제 박물관의 날'을 맞아 충칭(重慶)시 위중구(渝中區) 치싱강(七星崗) 연화지(蓮花池) 38번지에 위치한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진열관을 방문해 역사를 되새겼다.

충칭 진열관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를 연구하고 전시하는 테마 박물관으로 꾸며져 있다.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유적지 진열관 외관./사진=진열관 제공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유적지 진열관 외관./사진=진열관 제공

청석 계단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한국어와 중국어, 영어로 '대한민국 임시정부'라고 크게 쓰인 진열관 대문을 발견할 수 있다. 청기와와 회색 벽돌로 지어진 진열관은 총 5개 동으로 이뤄져 있다.

중국에서 보존이 잘 된 유적지 박물관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김민희씨는 매우 기뻐했다. 그는 "이전에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사진으로만 봤었다"며 "조상들이 당시 이곳에서 펼쳤던 업적과 일상생활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유적지 진열관을 둘러보고 있는 김민희씨./사진=양샤오리 기자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유적지 진열관을 둘러보고 있는 김민희씨./사진=양샤오리 기자

최초의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1919년 상하이에 세워졌다. 그 후 2차 세계대전 기간 임정 청사가 1940년 충칭으로 옮겨졌고, 1995년 충칭시 연화지 유적지가 복원을 마친 후 외부에 정식 개방됐다.

충칭 임정 청사에 입장하기 전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마스크 착용 및 발열 체크 등 안전검사가 진행됐다. 1호 동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충칭에서 진행했던 업무를 비롯해 일상생활 속 모습을 담은 물품들로 전시됐다. 김민희씨는 초기 한국 정부가 발행한 채권부터 당시 사람들이 사용했던 여권과 신분증을 실물로 본 건 처음이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의 문물 보호 조치에 대해 김민희씨는 "역사적 문물을 보호하는 데 중국이 국경을 구분하지 않는다고 느꼈다"며 "한국의 유적지가 이렇게 잘 관리되고 있어 한국 관광객도, 중국에 사는 재외 한국인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이전 역사를 오랫동안 살펴본 후 김민희씨는 1호 전시장을 지나 붉은색 손잡이가 있는 목제 계단을 통해 2층으로 향했다. 당시 사무실 모습을 최대한 복원한 이곳은 책걸상이 양쪽에 놓여 있어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휴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었다.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유적지 진열관에서 방명록을 작성하는 김민희씨./사진=양샤오리 기자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유적지 진열관에서 방명록을 작성하는 김민희씨./사진=양샤오리 기자

사무실 책걸상엔 중∙한 양국 관광객들의 글로 가득 찬 두꺼운 방명록이 놓여 있었다. 김민희씨도 자리를 잡고 앉아 펜을 들었다. 그는 이전 방문객들이 쓴 글들을 보며 많은 한국인이 관광을 마치고 자신처럼 감사하는 마음과 기쁨을 담은 글을 방명록에 남겼다고 설명했다.

샤쉐(夏雪)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 유적지 진열관 부관장은 "매해 연인원 약 5만 명 정도가 이곳을 찾는다"며 "관광객 중 절반이 한국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방명록도 거의 한 달에 한 번꼴로 새것으로 교체한다"고 밝혔다.

샤 부관장은 충칭의 역사문화 유적지 중 한 곳인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유적지가 중∙한 양국의 역사와 우정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관람을 마친 김민희씨도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유적지 진열관이 한국인 마음속에 중요하게 자리한다"며 "중국에서의 마지막 발자취인 충칭 임정 청사는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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