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아들·딸·손자·사위 등에 대해 수없이 의혹 제기, 소송 등으로 악연 깊지만

[서울 = 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지난 20일 부인상을 당한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조화를 보내 위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조화가 빈소 가장 안쪽에 놓여 눈길을 끄는데, 곽상도 의원이 문 대통령과 그 가족들에 대해 최일선 '저격수'를 자임해왔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이 가는 이유다. 

곽상도 의원 부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는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적힌 조화가 놓여있었다. 그 옆에는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이 보낸 조화가 놓였다. 

지난 20일 부인상을 당한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조화를 보내 위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조화가 빈소 가장 안쪽에 놓여 눈길을 끄는데, 곽상도 의원이 문 대통령과 그 가족들에 대해 최일선 '저격수'를 자임해왔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이 가는 이유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일 부인상을 당한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조화를 보내 위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조화가 빈소 가장 안쪽에 놓여 눈길을 끄는데, 곽상도 의원이 문 대통령과 그 가족들에 대해 최일선 '저격수'를 자임해왔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이 가는 이유다.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정권 초기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냈던 친박계 곽상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부터 문 대통령은 물론 자녀, 사위, 손자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각종 의혹을 제기해왔다. 이로 인해 각종 소송전까지 주고받고 있다. 

지난 2019년 곽상도 의원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특수강간' 사건을 재수사하라는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의 수사 권고가 ’청와대발 기획 사정‘이라고 하며 문재인 대통령을 고발한 데 이어, 지난 3월엔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까지 제기했다. 

곽상도 의원은 지난 2월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가 코로나19 피해 사실 확인서에 네 줄을 쓰고 긴급 예술지원금 14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문준용씨는 페이스북에서 “저의 지원 신청서는 20여쪽에 달한다"며 "곽 의원 등은 그중 피해 사실만 발췌해 거짓말의 근거로 악용하는 것”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또 곽상도 의원은 지난 2019년 1월에는 '문 대통령 사위가 다니던 게임회사에 정부로부터 200억 원이 지원됐고 그 중 30억 원이 부당집행됐다'는 주장도 펼쳤다. 하지만 해당 회사의 대표는 언론을 통해 "전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곽상도 의원은 또 문다혜씨 아들(문 대통령 외손자)의 초등학교 학적부를 공개해 구설에 올랐다. 이에 청와대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를 추적한다며 불법·탈법을 일삼던 과거정부 공작정치의 음습한 그림자가 떠오른다”며 비난했다.

곽상도 의원은 지난해 12월엔 문다혜씨 아들의 특혜진료 의혹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이에 문다혜씨는 지난 1월 곽상도 의원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친박계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부터 문 대통령은 물론 자녀, 사위, 손자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각종 의혹을 제기해왔다. 이로 인해 각종 소송전까지 주고받고 있다. 이로 인해 여당에선 "이쯤 되면 스토커 아니냐"라는 비난 논평을 하기도 했었다. 사진=연합뉴스
친박계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부터 문 대통령은 물론 자녀, 사위, 손자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각종 의혹을 제기해왔다. 이로 인해 각종 소송전까지 주고받고 있다. 이로 인해 여당에선 "이쯤 되면 스토커 아니냐"라는 비난 논평을 하기도 했었다. 사진=연합뉴스

다른 사례들도 굉장히 많다. 더불어민주당에선 공식 논평에서 곽상도 의원을 항해 "대통령 아들, 딸, 사위, 아동인 손자에 이어 동서까지 불법적인 뒷조사를 이어가며 근거 없는 ‘신상털기’에 광적으로 집착하고 있다"며 "이쯤 되면 스토커 아니냐"라고 꼬집기도 했었다. 

이처럼 문재인 대통령과 곽상도 의원은 악연이 매우 깊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청와대는 관례에 따라 국회의원의 가족 부고에 조화를 보내 위로한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이러한 태도는 과거 박근혜씨 사례와 대비되는 부분이 있다. 박근혜 정권 시절인 2015년 11월 유승민 전 의원(당시 새누리당 의원)의 부친인 유수호 전 의원이 별세했는데, 당시 박근혜씨는 유 전 의원에게 조화를 보내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당시 청와대는 “조화를 사양한다고 해 보내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이른바 '유승민 찍어내기' 사건의 앙금이 남아있는 게 아니냐는 시선이 적잖았다. 실제 박근혜 청와대는 다른 새누리당 의원들의 부친상·모친상에는 조화를 보냈었다.

2015년 5월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세월호 특별법과 공무원연금개혁안 등이 관련된 국회법 개정안이 통과되는 데 협조했다. 이를 두고 박근혜씨는 국회법 개정안에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유승민 당시 원내대표를 겨냥해 '배신의 정치'라고 공개적으로 비난한 바 있다. 그러자 당시 새누리당이 청와대에 굴복하는 모습을 보였고, 유승민 전 의원은 원내대표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중용한 대표적 인사들 중엔 WTO(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최종 후보까지 올랐던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있는데, 유명희 본부장의 남편은 친박계 정치인인 정태옥 전 의원이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중용한 대표적 인사들 중엔 WTO(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최종 후보까지 올랐던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있는데, 유명희 본부장의 남편은 친박계 정치인인 정태옥 전 의원이다. 사진=연합뉴스

반대로 문재인 대통령의 경우, 공적인 일에는 사적인 감정을 넣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사례들이 여럿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중용한 대표적 인사들 중엔 WTO(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최종 후보까지 올랐던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있는데, 유명희 본부장의 남편은 친박계 정치인인 정태옥 전 의원이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지명했던 민유숙 대법관의 경우에도 그러한 사례다. 민유숙 대법관의 남편 역시 현재 국민의힘 소속인 문병호 전 의원이다. 문병호 전 의원의 경우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맡았을 당시, 안철수 전 의원의 편에 서서 문 대통령을 앞장서 저격했으며 이후 탈당한 바 있다. 그럼에도 사적 감정 없이, 야당 정치인의 배우자들을 중용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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