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덕권 칼럼니스트

염불(念佛)

우리 불가(佛家)에 ‘염불수행법’이 있습니다. 염불(念佛)이란 아주 간단합니다.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을 일심으로 외우기만 하면 되는 수행법이지요. 여기서 ‘나무(南無)’는 귀의(歸依)한다는 뜻이고, 아미타불(阿彌陀佛)은 서방정토에 머물면서 중생을 극락으로 이끈다는 부처를 말합니다. 그러니까 염불수행은 아미타불에 의지하여 천만 가지로 흩어 진 정신을 일념으로 만드는 공부법입니다.

이 염불 법을 조금 자세히 알고 싶다는 부산의 어느 애독자 분께서 편지를 보내오셨습니다.

「덕산님!

지난 12월 22일 덕화만발 <잘 물든 단풍처럼>을 읽고 궁금한 것이 있어 글월을 올립니다. 요즘 지하철을 타보면 노인들의 모습을 다양하게 볼 수 있습니다. 늙은 호박잎 같은 노인도 있고, 보름달 같이 환한 노인도 있고, 버드나무 줄기처럼 축 늘어진 노인도 있습니다. 참으로 늙음도 천태만상인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삼학공부 즉, 정신수양 ‧ 사리연구 ‧ 작업취사에 대해 새로운 면모를 알게 돼 참으로 고맙습니다. 외람되이 한 가지 부탁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에도 ‘나무아미타불’이란 글이 있습니다. 늘 자주 듣고 읊조립니다만, 사실 그 속에 담겨진 참뜻은 잘 모르는 중생들이 저부터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기회가 되시면 ‘나무아미타불’에 대해 깊은 뜻을 알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아닙니다. 저도 잘 알지는 못합니다. 함께 공부하는 뜻으로 <나무아미타불>의 뜻을 새겨 보도록 하겠습니다. ‘노느니 염불’이라는 우리 속담이 있습니다. 염불이나 기도 같은 것은 당장에 큰 이익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꾸준히 하다보면 조금씩 마음이 선(善)해지게 되고, 마음에 힘을 얻어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큰 도움이 됩니다.

《장아함경(長阿含經)》에서는 불교 수행법 가운데 하나인 염불은 부처의 상호(相好)를 생각하여 관(觀)하거나 부처의 명호(名號)를 부르는 것으로, 궁극 목적은 번뇌를 버리고 열반(涅槃)에 들게 하는 데 있으며, 죽은 뒤에 부처의 정토(淨土)에 왕생(往生)한다고 되어있습니다.

염불은 종교적인 의식으로 염불수행의 궁극 목적은 번뇌를 버리고 열반에 들게 하는 데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는 선 수행(禪修行)의 난해함보다는 쉬운 염불 쪽이 수행의 방법으로 더 많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은 본래 청정한 불체(佛體)입니다. 그런데 무명(無明)의 번뇌가 덮여서 ‘아미타불(阿彌陀佛)’이 나타나지 못하는 것뿐입니다. 따라서 심불(心佛)의 입장에서 내 몸이 곧 정토이며, 내 마음이 곧 아미타불이라고 관하여, 자기 마음속의 부처를 염(念)하는 것이 염불입니다.

이 염불수행에는 세 가지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첫째, 지성심(至誠心)입니다.

지극정성으로 신명(身命)을 다 바쳐서 부처를 믿고 의지하며, 성실한 마음으로 극락세계에 왕생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둘째, 심신(深信)입니다.

부처의 본원(本願)을 깊이 믿고 아미타불의 제도(濟度)를 받기를 원하는 마음이지요.

셋째, 회향발원심(廻向發願心)입니다.

자기가 쌓은 공덕이 모든 중생에게 베풀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모든 선근(善根)을 극락세계로 회향하여 극락왕생을 구하는 마음입니다.

이 세 가지 마음을 가지고 염불하면 반드시 인격완성을 이룰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염불을 권장하기 위한 한 방법으로서 염불하는 자에게 베풀어지는 각종 이익이 등장합니다. 이 현세에서 모든 재난이 소멸되고 병이 없어지며 수명이 연장 된다는 것이지요. 뿐만 아니라 가정에는 경사스러운 좋은 일들이 생겨나고 사계절 내내 편안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죽음에 임할 때는 ‘아미타불’이 친히 서방 극락세계에 인도해 주며, 부처를 뵙고 법을 들으며 영원히 즐거움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은 원래 생멸(生滅)이 없습니다. 그래서 곧 무량수(無量壽)입니다. 그러므로 염불하는 사람이 먼저 이 이치를 알아서 생멸 없는 각자의 마음에 근본하고 거래(去來)가 없는 한 생각을 대중하여, 천만 가지로 흩어지는 정신을 오직 미타일념(彌陀一念)에 그치는 것입니다. 그러면 순역경계(順逆境界)에 흔들리는 마음이 무위안락(無爲安樂)의 지경에 돌아오게 됩니다. 이것이 참다운 염불공부가 되는 것이지요.

이 염불수행을 오래오래 하고 보면 몇 가지 염불공덕이 생겨납니다.

1. 염불을 오래 하다보면 자연히 염불삼매를 얻어 능히 극락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2. 염불하는 사람이 항상 환경을 관찰하고 각자의 심경을 대조하여,

   때에 맞게 운용하면 그 공부가 연속되어 쉽게 큰 정력(定力)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3. 만일 번뇌가 과중한 사람은 먼저 염불로써 그 산란한 정신을 대처하면,

    그 원적(圓寂)의 진경(眞境)에 들게 되는 것입니다.

4. 염불삼매를 행하면 일체번뇌와 장애가 모두 끊어집니다.

5. 사람이 악하더라도 염불수행을 하면 지옥에 떨어지지 않습니다.

어떻습니까? 그렇다고 염불은 꼭 <나무아미타불>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각종 주문(呪文)이나 진언(眞言) 등을 일심으로 외우면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 원불교에서는 염불 외에도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영주(靈呪)> 그리고 천도(薦度)를 빌어주는 <성주(聖呪)> 또 재액(災厄)을 막아주는 <청정 주(淸淨呪)> 등도 염불 대신 주송(呪誦)을 하고 있습니다.

여쭈어 주신 염불에 대한 답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염불수행의 궁극 목적은 번뇌를 없애고 마음을 하나로 모아 열반에 들게 하는 데 있습니다. 우리 이 신령스런 염불수행으로 안심입명(安心立命)하며, 정토극락에 들지 않으시려는지요!

단기 4350년, 불기 2561년, 서기 2017년, 원기 102년 12월 26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본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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