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8일까지 부암동 갤러리 라온...단색화 이후 새로운 대안으로 부각

생전의 이세득 화백 (사진=갤러리 라온 제공)

[서울=뉴스프리존]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한국적 서정추상의 기수인 '이세득 탄생 100주년 기념전'이 11일부터 오는 7월 8일까지 부암동 갤러리 라온에서 열린다. 전시에는 유화 ,수채화 드로잉, 아카이브 자료 등 60여점이 출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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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화(古話) 72-E

1921년 서울에서 태어난 이세득 화백은 일본과 파리에서 유학하면서 전후 추상미술이라는 국제 미술계의 흐름을 파악하고 자신만의 독특한 한국적 서정추상의 세계를 추구했다.

1966년부터는 한국의 단청을 활용한 ‘향’시리즈를 선보였다. 한국의 전통적인 요소들과 서정추상의 조화와 융합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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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초반부터는 감각적이고 밝은 색체의 세련된 추상화면에 고구려 고분벽화의 문양, 단청의 색채, 기와의 둥근 연주문, 수막새 기와, 오방색, 전통 목판화, 백제왕릉의 왕비관 등 전통적인 모티프를 이용했다.

풍부한 감성적 색채를 사용하면서도 명랑하고 경쾌한 화폭이 특징이다. 옅은 민트색 바탕 위의 곱고 투명한 주홍색과 초록색, 여러 색상들의 조화로운 배색 등을 통한 세련된 색채미를 구사했다.

한국 추상미술은 앵포르멜(뜨거운 추상), 기하추상(차가운 추상), 색면추상, 문자추상, 모노크롬(단색화) 등 다양한 유형이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도 이세득 화백은 한국적인 서정추상을 독자적으로 새롭게 개척하여 한국추상미술을 좀 더 세련되고 풍요롭게 해줬다.

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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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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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 추상은 1940년대 후반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프랑스식 앵포르멜 미술로서, 작가의 내적인 심리상태를 무의식적, 자발적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심리적 추상이라고도 한다.

1960년 말에 들어서서, 서구의 많은 예술가들은 기하학적이며 딱딱하고, 이성적인 미니멀 스타일에서 벗어나 더 서정적이고 감각적이며 낭만적인 추상화를 지향하게 된다. 미니멀리즘의 새로운 대안으로서 서정추상에 관심이 쏠린다. 슈나이더(Gerard Schneider), 슐라주(Pierre Soulages), 아르퉁 (Hans Hartung), 볼스(Wols), 드 스탈 (Nicholas De Stael), 마티유(Georges Mathieu) 등이 대표적인 서정추상 작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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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의 서정 추상은 1950년대 말경에 시작된다. 이세득을 포함한 수 많은 추상 화가들이 자연에서 출발하여 추상에 도달하게 된다. 하지만 1970년대 청년작가들은 대부분 사실주의 회화나 모노크롬(단색화)으로 변모해 갔다. 반면에 김환기, 유영국, 남관, 이성자, 류경채 등은 다양한 양식적 변천을 겪으면서 비교적 충실히 서정적 추상화 작업을 했다. 

특히 이세득은 1962년 파리에서 귀국한 후 40여 년간 한결같이 서정추상 화가로서의 길을 묵묵히 걸었다.

작품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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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엔 류경채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는 갤러리라온 황규성 대표는 “단색화 이후의 새로운 대안으로 서정추상을 주목하고 있다”며 “1960년대말 이성적인 미니멀리즘에서 서정추상으로 전개됐듯 대중의 관심도 시장도 단색화 일변도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서정 추상 같이 부드럽고, 섬세하고, 감성적인 분위기의 작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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