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 불완전한 생존의 기록

"차마, 차가워질 수 없는 온도" 포스터 /(제공=공상집단 뚱딴지)
"차마, 차가워질 수 없는 온도" 포스터 /(제공=공상집단 뚱딴지)

[서울=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워진 현실 속에서 미래를 이야기하는 작품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금 바뀌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도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을지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팬데믹 현상으로 수면 위로 떠 오른 아동학대 문제를 직시하는 작품 “차마, 차가워질 수 없는 온도”는 공상집단 뚱딴지 대표가 작, 연출을 맡은 신작으로 오는 7월 5일부터 15일까지 이태원 복합문화공간 베톤부르트에서 관객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넝쿨'역 박영민 배우_"원치 않는 아이, 짐이 된 아이, 믿음 매신하는 아이는 뭐 이렇게 자라났습니다." /(제공=공상집단뚱딴지)
'넝쿨'역 문병주 배우_"가시에 온몸이 휘감긴 나는 혼자 아파할 수 없어 수시로 무언가를 부수고 때립니다." /(제공=공상집단뚱딴지)

작품은 전염병으로 인해 관계와 소통이 단절된 2020년에 학대를 받았던 아이들이 성인으로 자라난 2040년을 배경으로 한다. 폭력과 무관심 속에 방치된 유년 시절을 보낸 네 명이 자신과 똑같이 학대를 받는 것으로 의심되는 아이를 발견하고, 각자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내는 모노드라마 형식의 에피소드 극이다. 작품 중 중요한 배경이자 상징으로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 등장하는 교차로 위에서 각자의 세상에서만 살아가던 네 사람이 서로를 마주하고 알아채게 된다.

'외눈박이'역 김세중 배우_"눈이 왜 두 개인 줄 아세요? 여기저기 보라구 두 개래요. 근데 난 한 쪽 눈을 감아버렸어요." /(제공=공상집단 뚱딴지)
'외눈박이'역 김세중 배우_"눈이 왜 두 개인 줄 아세요? 여기저기 보라구 두 개래요. 근데 난 한 쪽 눈을 감아버렸어요." /(제공=공상집단 뚱딴지)

이번 “차마, 차가워질 수 없는 온도”는 공연을 만나는 장소로 이태원을 선택했다. 황이선 연출은 그 이유에 대해 “폐쇄되고, 유흥의 중심지라는 이미지를 가진 이태원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역상권에 직격타를 맞았다. 하지만 현재 그곳에서 생존을 이어가고 사람들이 분명 존재하고 있고, 이 작품의 네 아이도 기어코 삶을 이어가고 있다”라고 말하며 “이번 신작에 등장하는 네 명의 인물들 또한 생존하기 위해 싸우고 버티고 있다. 이들과 일면 닮아 있는 공간 이태원에서 그들의 생존을 이야기하고 응원하고 싶었다”라고 전한다.

'절뚝이'역 박경주 배우_"집 안. 당신 혼자, 혹은 당신 가족이 살고 있는 그 곳에서 벌어지는 일은 여전히 철저하게 비밀입니다." /(제공=공상집단 뚱딴지)
'절뚝이'역 박경주 배우_"집 안. 당신 혼자, 혹은 당신 가족이 살고 있는 그 곳에서 벌어지는 일은 여전히 철저하게 비밀입니다." /(제공=공상집단 뚱딴지)

무대를 둘러싼 4면 객석으로 작품을 풍부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이번 작품은 방임학대를 겪은 넝쿨 역에 배우 문병주, 박영민이 더블캐스팅 되었으며, 대물림되는 가정폭력으로 자기부정에 휩싸인 외눈박이 역에 김세중 배우가 출연한다. 동생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지닌 절뚝이 역에 박경주 배우가, 죽어서도 환영이 되어 오빠 곁을 맴도는 절뚝이 동생 주은 역에 정혜인 배우가 그리고 전염병으로 부모를 잃고 이모 내외에게 정신적·신체적 학대를 겪으며 자신을 식물이라 여기는 가믄장아기 역에 김설 배우가 캐스팅되어 모노드라마 형식의 작품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가믄장아기'역 김설 배우_"아이가 울고 있어. 혼자 있는 거야. 아이를 혼자 둬선 안 돼. 저 남자는 나쁜 사람일지도 몰라." /(제공=공상집단 뚱딴지)
'가믄장아기'역 김설 배우_"아이가 울고 있어. 혼자 있는 거야. 아이를 혼자 둬선 안 돼. 저 남자는 나쁜 사람일지도 몰라." /(제공=공상집단 뚱딴지)

공연은 휴일 없이 11일간 열리며, 7월 10일 공연 종료 후에는 관객과의 대화가 마련되어 있다. 우리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차마, 차가워질 수 없는 온도”는 15세 이상부터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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