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대한민국발레축제 초청공연

[서울=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유니버설 발레단이 한국인의 대표적인 정서인 정을 아름다운 몸의 언어로 드라마틱하고 섬세하게 표현한 “코리아 이모션”으로 무대에 올랐다. "코리아 이모션"은 “트리플 빌” 공연의 하나로 제11회 대한민국발레축제 초청작으로 유니버설발레단이 오랜만에 선보인 신작은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펼쳐졌다.

커튼콜에서 인사중인 유병헌 예술감독은 마지막 작품 “코리아 이모션”에 한국인 특유의 감정인 ‘정’을 투영해 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한국인은 감수성이 뛰어나고 감정적으로 섬세하다. 중국에서 태어난 그가 20년 넘게 한국에 살면서 가장 느낀 점이 ‘한국인은 미운 정, 고운 정과 같은 다양한 정을 가지고 있고, 그것이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었다. 그는 한국인의 저력도 ’정‘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마지막 대비를 한국인의 정을 모티브로 삼았고, 음악 역시 국악 크로스오버로 선택했다. /(사진=Aejin Kwoun)
커튼콜에서 인사중인 유병헌 예술감독은 마지막 작품 “코리아 이모션”에 한국인 특유의 감정인 ‘정’을 투영해 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한국인은 감수성이 뛰어나고 감정적으로 섬세하다. 중국에서 태어난 그가 20년 넘게 한국에 살면서 가장 느낀 점이 ‘한국인은 미운 정, 고운 정과 같은 다양한 정을 가지고 있고, 그것이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었다. 그는 한국인의 저력도 ’정‘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마지막 대비를 한국인의 정을 모티브로 삼았고, 음악 역시 국악 크로스오버로 선택했다. (사진=Aejin Kwoun)

예술을 매개로 현대인의 억눌린 감정을 직관적으로 표출함으로써 공감과 위로 그리고 희망을 전하고자 한 유병헌 예술감독의 새로운 작품 “코리아 이모션”의 음악과 안무 모두 지극히 한국적이지만, 표현방식만큼은 현대적인 감각을 놓치지 않는다. 한류 드라마 OST의 대가인 지평권이 국악의 동시대 음악으로서의 지속성을 위해 체계화된 악보 작업이 필요하다 여기며 시작한 앨범 ‘다울(’다 함께 어우러진다‘라는 의미) 프로젝트(2014)’에서 아름다운 국악 크로스오버 미리내길, 달빛 영, 비연, 강원 정선아리랑 2014를 발췌해 사용하여 발레에 한국무용의 색채를 아름답게 녹여냈다.

"코리아 이모션" 커튼콜_'미리내길'의 웅장한 음악에 맞춰 죽은 남편(강민우)을 그리워하는 아내(홍향기)의 그리움이 강렬하고 애절한 파드되로 무대를 가득 메웠다. /(사진=Aejin Kwoun)
"코리아 이모션" 커튼콜_'미리내길'의 웅장한 음악에 맞춰 죽은 남편(강민우)을 그리워하는 아내(홍향기)의 그리움이 강렬하고 애절한 파드되로 무대를 가득 메웠다. (사진=Aejin Kwoun)

드라마 ‘구암허준’의 OST로 우리에게 친숙한 곡 ‘미리내길’은 죽은 남편에 대한 아내의 그리움을 2인무로, 반대로 ‘달빛 영’은 죽은 아내에 대한 남편의 그리움을 한국의 해금과 오케스트레이션으로 형상화했다.

"코리아 이모션" 공연사진_'달빛 영'의 음악에 맞춰 죽은 아(마라 바로스)에 대한 남편(이동탁)의 그리움을 표현했다. /(사진=Kyoungjin Kim, 유니버설발레단)
"코리아 이모션" 공연사진_'달빛 영'의 음악에 맞춰 죽은 아(마라 바로스)에 대한 남편(이동탁)의 그리움을 표현했다. (사진=Kyoungjin Kim, 유니버설발레단)

드라마 ‘짝패’의 메인테마로 귀에 익숙한 음악 ‘비연’은 네 쌍의 남녀 무용수들이 등장하여 하늘을 향해 뻗어 나가는 지치지 않은 인간의 기상과 의지를 소프라노가 판소리를 선보이는 동서양의 오묘한 조합으로 역동적으로 표현했다.

"코리아 이모션" 공연사진_'비연'의 음악에 맞춰 네 쌍의 남녀 무용수들이 섬세하게 추는 춤은 가슴 속 무언가가 울컥하고 목으로 치밀어 오르는 그런 느낌을 안겨주었다. /(사진=Kyungjin Kim, 유니버설발레단)
"코리아 이모션" 공연사진_'비연'의 음악에 맞춰 네 쌍의 남녀 무용수들이 섬세하게 추는 춤은 가슴 속 무언가가 울컥하고 목으로 치밀어 오르는 그런 느낌을 안겨주었다. (사진=Kyungjin Kim, 유니버설발레단)

마지막 곡 ‘강원, 정선 아리랑 2014’은 이날치 밴드 멤버로 국악인 권송희와 소프라노 신델라와 판소리 정주희가 특별참여를 맡아 국악, 성악, 클래식과 발레가 함께 어우러지는 대향연을 펼치며 유니버설발레단의 수석무용수의 군무를 한번에 볼 수 없는 흔치 않는 기회와 함께 이번 공연에서 가슴 뭉클한 대미를 장식하였다.

"코리아 이모션" 커튼콜_수묵화 느낌의 영상 아래 섬세하게 내적인 절제 속에서 모아진 기를 아름다운 춤으로 승화시킨 한국무용과 외향적으로 하늘을 향해 팔을 뻗고 들어올리는 천상의 춤 발레를 아름답게 조화시켰다. /(사진=Aejin Kwoun)
"코리아 이모션" 커튼콜_'강원, 정선 아리랑 2014' 음악에 맞춰 펼쳐진 무대는 수묵화 느낌의 영상 아래 섬세하게 내적인 절제 속에서 모아진 기를 아름다운 춤으로 승화시킨 한국무용과 외향적으로 하늘을 향해 팔을 뻗고 들어올리는 천상의 춤 발레를 아름답게 조화시켰다. (사진=Aejin Kwoun)

인간의 감정과 치유에 주목한 유병헌 예술감독은 “자신의 감정을 피하지 않고 직관으로 마주함으로써 그 감정을 수용할 수 있을 때, 스스로 치유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불가항력의 재난 속에서도 인류는 희망을 찾아 나아가기 마련이니까요. 이것이 이번 작품의 안무 의도이기도 합니다”라고 말하며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 팬데믹으로 고통을 받고 피폐해진 많은 이들에게 아름다운 움직임으로 위로와 희망을 전하였다.

1999년 유니버설발레단에 합류한 이후 연출력과 지도력을 인정받아 2001년 부예술감독, 2009년 제6대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유병헌 예술감독은 유니버설발레단의 대표 레퍼토리로 주목받고 있는 ‘춘향’으로 전문무용수지원센터 ‘올해를 빛낸 안무가상’, ‘이데일리 문화대상’. ‘무용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국제교류에도 힘쓰며 여러모로 다사다난한 그의 여정에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이번 작품들 같은 주옥같은 안무작들을 계속 만나보길 소망한다.

쉽게 친해지기 어렵다고 느낄 수 있는 발레를 대중 곁으로 한 발짝 더 가깝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점을 인정받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장르대표공연예술제’로 선정된 대한민국발레축제는 올해로 11회를 맞아 문체부와 문예위, 예술의전당 후원 아래 지난 15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CJ토월극장, 자유소극장에서 서로 다른 개성의 공연을 만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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