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까지 이화익갤러리서 문인화 형식의 드로잉전
충북 옥천에서 20여년간 자연을 벗삼으며 창작활동

황인기 작가
황인기 작가

[서울=뉴스프리존]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황인기 작가의 시와 그림이 담긴 문인화 형식의 드로잉 작품 30여점을 선보이는 전시가 7일부터  27일까지 이화익갤러리에서 열린다.

황인기 작가는 일찍이 미국으로 가족 이민을 떠나 10여년을 지내며 서구 문화를 경험했다. 이후 귀국해 서울살이를 하다가 90년대 말부터 현재까지 20여 년간 충북 옥천에 거주하며 자연을 벗 삼아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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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중반부터 선보인 ‘디지털 산수화’로 이름을 알리게 된 작가는 다양한 매체활용(레고 블록, 인조 비즈, 크리스털, 실리콘과 홀로그램 필름 등)을 통해 주변 자연풍경이나 동양 고전 산수화 등의 이미지를 디지털 픽셀로 전환시켜 현대적인 감성의 산수화로 재해석하여 전통적 관습과 물질중심의 현대적 삶을 동시에 비판하고 이러한 이분법을 극복하려는 유연함과 실험성을 보여줬다.

무제
무제

크고 거대한 스케일의 작품에 주로 몰두했던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1m 이내의 종이 위에 목탄을 사용하여 선의 강약과 시원한 여백의 배치를 담아낸 드로잉 연작들을 필두로 ‘나이 칠십’이라는 제목의 홀로그램 필름 위 실리콘 드로잉과 4m 폭의 광목 천 위에 먹으로 그려낸 대작을 선보인다.

심플하고 간결한 목탄 드로잉 속 간간히 작가가 기존에 사용했던 크리스털, 홀로그램 필름 등의 재료들을 혼합하여 전통적인 느낌만이 아닌 현대적인 요소가 곳곳에 재미나게 나타난다.

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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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흐르듯 바람에 떠다니듯 자유롭게 배치된 글귀들에게서 느껴지는 운율감이 또 다른 재미 요소다. 간단명료하면서도 깊이 있는 시와 그림이 담긴 이번 드로잉 연작들은 남은 인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자연 속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자유롭게 표현하려는 작가의 삶의 태도가 묻어난다.

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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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키우는데 먹고 입히고 학교 보내고 버르장머리 가르치느라 애도 먹고 힘도 들었다 길래 그게 내가 큰 그림 그릴 때 겪는 심정이라 말했더니 손주 키울 땐 졸리면 자게하고 놀자면 같이 놀아주기만 해도 마음이 흐뭇해진다 길래 그건 내가 드로잉 할 때 갖는 기분과 똑같다고 했지요” (작품속 글귀)

나이 칠십
나이 칠십

황인기 작가는 1951년 충주에서 태어나 1971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응용물리학과를 중퇴하고 1975년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했다. 1981년 프랫 인스티튜트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국내 뿐 아니라 뉴욕, 샌프란시스코, 애틀랜타 등 미국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다. 런던 사치 갤러리, 모스크바 중앙 예술가 전시장, 볼로냐 현대미술관, 카셀 프리드리히시아눔 미술관 등에서 다양한 형태의 국제적인 기획 전시에 참여하였다. 1997년엔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어 전시를 개최했고, 2003년에는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작가로 선정되었다. 현재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선재현대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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