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관 2번 등장..추송서 외 장모에게 유리한 증거 또 직접 제출, '추송서'로 막아"

송파경찰서 "3가지 물증으로 최은순 '구속기속 의견'의 '수사보고서' 묵살

[정현숙 기자]= MBC 장인수 기자는 9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지난 7일  MBC 유튜브 채널 '뉴스프리데스크'에 출연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장모 최은순 씨와 사업가 정대택 씨의 18년 맞고소 법적 분쟁에 대한 심층취재를 전했다.

지난 7일 유튜브 채널 '뉴스프리데스크'에 출연한 장인수 기자. 화면 캡처
지난 7일 유튜브 채널 '뉴스프리데스크'에 출연한 장인수 기자. 화면 캡처

장 기자에 따르면 조남관 법무연수원장이 지난 2004년 보고한 '검사 추송서'가 이 두사람의 운명을 가르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정대택 씨는 강요·사기미수 등 혐의로 2년 징역을 살고 최 씨는 52억을 편취하고도 검찰의 조력으로 약식 기소 벌금 100만원으로 빠져 나왔다는 것이다.

장 기자는 시중에 '윤석열X파일'이 떠도는데 논란만 있었지 정작 제대로 된 팩트 체크가 없어 자신이 입수한 버전을 취재하면서 '정대택 사건'은 거의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3년 서울 송파구 소재 오금동 스포츠센터가 부도나면서 152억을 빌려준 업체도 부도가 난다. 최은순 씨와 정대택 씨는 152억 채권을 100억에 사서 52억의 차익이 발생하면서 26억씩 나누기로 약정서를 작성한다.

약정서에는 배당이익을 균분한다고 되어있고 각자의 인감도장과 법무사 확인까지 되어있다. 그런데 돌연 최 씨가 '약정서가 정 씨의 강요에 의해 작성되었다'고 주장하면서 강요와 사기미수 혐의로 고소하고 검찰은 정 씨를 기소해 재판에 넘겨 2년 실형을 받고 옥살이를 한다.

이후 정 씨가 최 씨를 양재택 전 남부지검 차장검사를 돈으로 매수했다는 뇌물공여 등으로 고소했지만 2008년 불기소 처분됐다. 최 씨는 다시 정 씨가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2011년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했다. 패소한 정 씨는 벌금 1천만원을 선고 받았다.  이 명예훼손 재판에서 최 씨가 모해위증을 했다며 정 씨가 고소한 사건이 이번에 재수사들어갔다.

최 씨의 모해위증 혐의에 대한 대검의 재기수사명령으로 서울중앙지검은 7일 형사4부(부장 한기식)에 배당했다. 그런데  장인수 기자에 따르면 재수사 담당인 한기식 검사도 정대택 씨가 유죄를 받고 징역을 사는데 역할을 담당한 인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장 기자는 이 사건에서 최은순 씨의 위증을 확인한 결정적인 물증 3가지가 나왔다고 했다. 약정서의 동거남 '자필 특약'과 파산관재인의 사무실로 계약하러 갔다는 '차량 입출 영수증', 최 씨와 같이 식사를 했다는 송파 '한강복집 영수증'이다.

장 기자는 "장모 최 씨가 이익금을 균분하기로 했다는 약정서를 읽어 보지도 않았고 강요에 의해서 도장을 찍었다고 했는데 약정서 중간에 보면 최 씨의 동거남 김 씨(김충식)의 자필이 나온다"라며 "그 내용은 '김○○은 최초 이 사업이 성사되게 하였으므로 배당에 참여한다'고 되어있다"라고 했다.

이어 "경찰이 자필로 특약까지 적어 넣었는데 한번도 안 읽어봤다는 말은 거짓말 아니냐고 물었더니 최 씨가 ‘내가 직접 읽어보고 김 씨 이름이 빠져 김 씨 보고 적으라고 했다’고 자백한다”라고 말했다.

결국 동거남 김 씨를 위한 '특약'이 뒤늦게 들어간 것을 보면 최 씨는 이 계약서를 봤고 이것은 강요로 볼 수 없지 않느냐는 경찰의 추궁에 자백하면서 첫번째  위증의 물증이 나왔다.

장 기자는 이어 "최 씨는 (2003년 6월 27일) 채권 매입을 위한 계약 당시 정 씨와 같이 안갔고 그래서 이익금은 모두 자기 몫이라고 주장하자 정 씨가 '무슨 소리냐? 내차로 같이 같다'라고 주장한다"라며 "경찰이 확인해 보니 파산관재인 사무실의 건물 지하주차장에 정 씨의 차가 입출차가 됐다는 영수증이 나왔다, 정 씨가 영수증을 경찰에 제출한 것"이라고 했다. 이로써 최 씨의 진술 2가지가 모두 위증으로 드러난다.

3번째 물증은 최 씨의 카드 사용 내역이다. 앞서 정대택 씨는 100억이라는 입찰 금액을 써내야 하는 공매 하루 전날인 6월 23일 오후 4시에 최은순 씨와 만나서 "내일 99억을 써낼까 98억을 써낼까' 이런 상의를 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최 씨는 "무슨 소리냐? 나는 그때 속초에 있었다. 23일 밤 11시까지 속초에 있었고 11시에 막차타고 새벽 1시에 서울에 도착했다"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경찰의 확인으로 이날 8시에 서울 송파구 송파동 '한강복집'에서 최 씨의 자필서명까지 되어있는 최 씨의 신용카드 영수증이 나와 세번째 위증이 드러났다. 물증 3개가 나오면서 최 씨의 진술은 모두 거짓이고 위증이라는 것이 확인된다.

장 기자는 "최씨가 저녁 8시 송파의 한강복집에서 4만6000원을 결제한 것이 나왔다"라며 "카드를 빌려줬다고도 못한다. 영수증에 자필 사인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장인수 기자가 최 씨의 자필 사인이 나와 있는 '한강복집' 영수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MBC뉴스프리데스크' 캡처
장인수 기자가 최 씨의 자필 사인이 나와 있는 '한강복집' 영수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MBC뉴스프리데스크' 캡처

송파경찰서는 이를 근거로 최 씨를 구속해야 한다는 '구속기소 의견'으로 '수사보고서'를 내고 정 씨는 경찰의 수사 보고서를 증거로 채택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다. 하지만 이런 타이밍에 조남관 동부지검 검사가 나타나 자신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이 사건에 경찰의 수사보고서가 아닌  '검사 추송서'를 보낸다. 추송서란 '추가 증거 송부 서류'의 약자로 미처 제출하지 못해 뒤늦게 추가하는 증거라는 것을 말하는 법률용어다.

장 기자는 "이사건의 담당검사도 아니고 공판검사도 아닌 당시 조남관  검사가 등장한다"라며 "재판부에서 수사 결과를 내놓으라고 하는데 조 검사가 추송서를 보내면서 ‘경찰의 구속기소 의견은 삭제된 기록입니다’라면서 안 보낸다”라고 했다. 조 검사는 여기에  한술 더 떠 정 씨의 고소장을 보냈다고 했다.

장 기자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조남관 검사(현 법무연수원장)에게 연락을 취했더니  “정대택 사건에 제가 관여했는지 불분명하고 17년 전 내용이라 잘 모르겠다. 이러한 상황에 답변드리기가 부적절하니 양해해 달라”라는 답변 문자를 받았다고 했다.

당시 기록을 제시한 장 기자는 “검찰이 경찰 기록은 없다고 하면서 안냈다. 조남관 검사다”라며 “대법원 사이트에 들어가 사건 기록을 조회하면 2004년 11월 18일 검사 조남관 이름으로 도장까지 찍혀 '추송서 제출'이라고 나온다. 정 씨는 강요죄 재판에서 졌다, 이후 18년간 계속 진다”라고 말했다.

그는 “조 검사가 두 번 등장한다”라며 “추송서말고 11월 1일 최 씨에게 유리한 증거를 또 직접 제출한다. 이 사업은 최 씨 혼자 한게 맞다는 취지의 최 씨가 낸 증거 자료를 낸다”라고 했다.

조 검사에 이어 한기식 검사가 갑자기 등장한다. 한 검사는 조 검사와 같은 동부지검 검사로 "정대택은 질이 나쁜사람으로 최은순을 무고하고 있다. 이자를 엄히 처벌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한다. 장 기자는 이와 관련해 "이것도 코미디"라고 지적했다.

장 기자는 장모 최 씨와 관련해 검찰의 '법기술'이 지속해서 들어간다고 했다. 검찰은 경찰의 '최은순 기소의견' 수사보고서가 추후에라도 문제가 될 것으로 보고 약 1년 후 최 씨의 위증을 약식기소로 처리하면서 벌금 100만원으로 끝냈다. 하지만 정 씨의 사실로 나타난 옳았던 주장은 억울한 2년 옥살이로 이어졌다.

장 기자는 “검찰은 경찰의 (최은순) 구속기소 의견 서류를 캐비닛에 넣어 놓고 1년 동안 그냥 묵혀 두다가 2005년에 슬쩍 약식 기소를 한다”라며 “위증은 맞기에 최 씨를 벌금 200만원에 약식기소 하는데 여기서 코미디가 벌어진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 씨가 물증도 다 있는데 벌금형도 못 받아들이겠다며 정식 재판을 당당하게 연다”라며 “그런데 판사가 100만 원으로 깎아 줄 테니까 약식 기소 벌금 100만 원으로 끝내자고 달랜다”라고 했다.

아울러 “검사도 100만원에 끝내자고 눈짓을 줬다고 한다”라며 “실제 200만원이라고 약식명령서를 출력해 오는데 현장에서 판사가 두줄 찍찍 긋고 자필로 100만원으로 바꾼다”라고 말했다.

법원과 검찰의 거래 정황까지 포착되는 지점이다. 장 기자는 정대택 사건에서 조남관, 한기식 2명의 검사가 갑자기 나타나 재판에 막대한 혼선을 초래한 지점이 대단히 이례적으로 봤다. 검사 2명이 추송서와 탄원서로 노골적으로 나서서 최 씨를 감싸고 정 씨를 감방까지 보낸 이유가 무엇일까?

특히 한기식 검사는 과거 정대택 씨에게 엄벌을 요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바로 그 검사로 지금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 부장검사다. 그런데 이번에 '최은순 모해위증' 재수사의 담당 검사로 배정됐다. 과연 제대로 된 재수사를 할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나오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장모 최 씨가 막무가내로 강요와 사기미수죄 등으로 동업자 정 씨를 모함하고 형사고소하고 약정서를 버젓이 썼음에도 이익금의 모든 것을 내것이라고 주장하며 무도하게 나올 수 있었던 그 힘은 양재택 당시 남부지검 차장검사와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의 특별한 관계를 추정해 볼 수있다. 당시 양 차장검사는 검찰총장 후보까지 거론됐던 파워있는 인물이었다.

최 씨는 딸 김건희 씨를 내세워 유력한 검사를 미혹시켜 공동체로 만들고 검권을 이용해 자신의 동업자들을 모함하고 구속시켜 모든 이익을 혼자 챙기면서 자신은 빠져 나가는 수법으로 거액의 재산을 모았다는 정황이 분명해졌다.

최 씨는 딸 김건희 씨를 김 씨는 또 동거하고 있던 양 검사를 양 검사는 당시에는 평검사로 있던 조남관, 한기식 검사 등을 움직였다는 합리적 의심의 눈초리가 나온다. 최 씨 모녀가 이런 수법으로 2000년대 초에는 양재택 남부지검 차장검사를 이용했고 그의 평판이 떨어지고 유효함이 사라지자 2009년부터 더 유력해 보이는 윤석열 검사로 옮겨 탔다는 지적이다.

한때 건실한 사업가였던 정대택 씨는 20년 가까운 송사로 집안이 풍비박산되고 지금 기초생활보호대상자가 됐다고 한다. 사법개혁을 하지 않으면 누구든 '정대택이 될수 있다'는 대목이다. 지금 정 씨는 돈도 돈이지만 최 씨 모녀와 검찰에 일방적으로 매도당한 억울함을 푸는 것을 하소연하고 있다. 정 씨는 윤 전 총장의 장모의 구속을 두고 "사필귀정"이라고 말했다. 최 씨의 범죄를 덮었던 조남관, 한기식 검사가 단죄돼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검찰개혁은 민생으로 귀결되야 한다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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