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옵티머스 사건' '한명숙 사건', 尹 피의자 정식 입건 후 한달 경과했으나 수사 지지부진

'무제한 검증' 받겠다고 공언한 윤석열..공수처 언제 부를까

윤석열 스스로 "공직자, 능력·도덕성 무제한 검증 필요" 밝혀

"한명숙 법정증인 100회 이상 증언연습..윤석열, 제식구 감싸기 자초"

[정현숙 기자]= 법무부는 14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 교사’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수사팀이 재소자들을 반복적으로 불러 증언 연습을 시켜 부적절한 수사를 벌였던 게 합동감찰을 통해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7월 14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합동감찰 브리핑을 마친 뒤 참석자들과 인사를 한 뒤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7월 14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합동감찰 브리핑을 마친 뒤 참석자들과 인사를 한 뒤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특히 기소 후 검사가 뇌물공여 혐의를 받는 한신건영 대표 한만호 씨를 비롯해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할 재소자들을 100여차례 소환해 사전 면담을 하거나 증언 연습을 하는 등 부적절한 수사를 진행한 것도 밝혀졌다.

법무부와 대검은 이날 합동감찰 결과를 발표하면서 지난해 한 전 총리 모해위증 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지시에 ‘절차적 하자’가 있었고 사실상 ‘제 식구 감싸기’가 있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법무부와 대검이 지난 4개월간 합동으로 진행한 감찰 결과를 직접 발표하면서 윤 전 총장의 지휘 과정을 질책하는 내용을 담았다. 박 장관은 윤 전 총장이 '한명숙 사건' 재배당 과정에서 내부 반대의견을 묵살하고 담당 검사인 임은정 검사를 교체했다고 비판했다.

박 장관은 이날 "당시 검찰총장은 극히 이례적으로 감찰부가 아닌 인권부에 재배당하라고 지시했고, 업무 담당자를 교체해 ‘제 식구 감싸기’라는 의혹을 자초했다”라며 “기록이 방대하고 공소시효가 임박한 상황에서 의욕적으로 조사해 온 검사를 갑작스럽게 교체해 조사 혼선 및 제 식구 감싸기 의혹을 초래했다”라고 직격했다.

지난 3월, 당시 윤 총장 지시로 이 사건을 조사하던 임은정 검사를 교체해 허정수 대검 감찰3과장을 주임검사로 지정하고 또 대검 감찰부가 아닌 인권부에 배당하라고 지시하는 방식으로 윤 총장이 당시 개입했다는 게 혐의의 핵심이다.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윤 전 총장이 한 전 총리 모해위증교사 의혹 수사를 방해했다며 지난 6월 공수처에 고발했다. 사세행은 이달 14일 윤 전 총장 부부를 '삼성전자 전세금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또 다시 고발하는 등 ‘고발건’이 차곡차곡 쌓여져 가고 있다.

공수처 수사3부(최석규 부장검사)는 지난 6월 4일 옵티머스 무혐의 처리 사건에 사건번호 '공제7호'를 한명숙 전 총리 모해위증교사 수사를 방해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에 '공제8호'를 부여하고 윤 전 총장을 피의자로 정식 입건했다. 조남관 법무연수원 원장 또한 같은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수사에 착수한 지 한달이 넘었지만, 관련자 소환이나 본격적인 수사 조짐은 없다.

수사가 늦어지는 데는 관련 자료의 부족과 인력부족이라는 현실적 이유가 제기됐다. 이달 초 공수처는 두 사건과 관련해 법무부와 대검에 윤 전 총장을 감찰한 자료를 요청했다. 하지만 대검은 수사기록이 아닌 감찰 자료여서 공수처가 근거로 든 17조 4항을 통해 요청할 수 있는 자료가 아니라며 거절했다.

이런 상황에서 법무부가 이번 대검과의 합동관찰로 윤 전 총장의 관여가 명확하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특히 박범계 장관이 윤 전 총장의 혐의를 확실히 밝히고 수사의 정당성에 명분을 주면서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수사에 공수처가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대권 도전을 공식적으로 선언하면서 스스로 '무제한 검증'을 받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민 앞에 서는 공직자, 그것도 선출직 공직자로 나가는 사람은 능력과 도덕성을 무제한 검증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당시 기자회견 후 '공수처에서 조사를 받았나'라는 질문에 "부르면 가겠다"라고 했다. 아울러 공수처가 이번 수사과정에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벌일지도 주목이 되면서 공수처 수사에 적극 협조할지도 관심사다. 또한 야권과 일부 언론에서 이번 사안을 두고 야권의 대선레이스에 뛰어든 윤 전 총장을 비호하고 '정치적 감찰' '정치적 수사' 프레임으로 몰아붙여 혼란을 가중시킬 우려도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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