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이동근 기자=말도 말고, 탈도 많은 '2020 도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한일 관계가 어느 때보다 복잡하게 꼬여가는 분위기다. 일본 입장에서야 최대 축제로 성대하게 치루고 싶겠지만, 코로나19라는 환경적 요인은 개최 자체를 녹녹하게 놔두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속 좁은 행보로 한국 국민들의 지탄을 받고 있는 일본 정부다. 그러다 보니 일본과 관계된 회사들까지 비난의 불똥이 튀기도 하고 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아픈 역사의 흔적인 '자이니치' 회사들에도 좋지 않은 시선이 간다는 것이다.

'자이니치'는 일본에서 재일(在日) 한국인을 일컫는 말이다. 과거엔 주로 '재일동포'라 불렀다. 일제 강점기에 약 200만 명, 2020년도에도 약 43만 명의 재일 한국인이 있다. 이들은 우리나라 국민이지만,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낯선 타국에서 삶의 터전을 일궈야 했다.

재일 한국인들은 재계, 연예계, 스포츠 분야 등에서 크게 이름을 날리며 활약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표적 재일한국기업만 해도 신한은행, 코오롱그룹, 대성그룹 그리고 롯데그룹 등이 있다. 이들은 일본에서 성공한 후 고국 경제발전에 기여한 기업들이기도 하다.

롯데그룹 창업주 故 신격호 명예회장/ ⓒ롯데그룹
롯데그룹 창업주 故 신격호 명예회장/ ⓒ롯데그룹

그 중 롯데그룹은 재일한국기업 중 결코 적지 않은 의미를 갖고 있다. 재일기업 중 가장 큰 회사로 한국 경제 발전에 적지 않게 기여하기도 했지만, 한국이라는 뿌리를 잊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국 기업화'을 추진 중이어서다.

롯데그룹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은 1942년 일본으로 건너가 자수성가한 1세대 재일한국기업인이다. 일본에서 크게 성공한 신 명예회장은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고 우리나라 기간산업을 일으키고자 당시 3000만 엔과 전문 인력 약 30명을 투입해 제철사업을 추진하던 중, 국영화 정책으로 인해 포기한 바 있다.

이후 한일 수교가 이뤄지고, 고국 투자의 길이 열리자 1967년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1979년 롯데호텔, 롯데쇼핑 등 관광 및 유통 분야로 영역을 확장했고,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을 인수하면서 국가 기간산업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현재 롯데그룹은 80여 계열사를 통해 약 35만 개의 일자리 고용창출 효과를 내고 있는 재계 5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신 명예회장의 차남이자 신동빈 현 롯데그룹 회장은 2004년 롯데 정책본부(현 롯데지주) 본부장을 맡으며 40건 이상의 국내외 인수합병, IPO(기업공개) 확대, 글로벌 진출 등을 이끌기도 했다.

작년 하반기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그룹
작년 하반기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그룹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 롯데그룹의 자산은 118조 원으로, 2000년 대비 약 605%의 성장률을 보였고, 매출은 같은 기간 13조 원에서 65조 원으로 증가했다. 미국, 유럽, 동남아시아 등에 진출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이기도 하다.

특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롯데월드타워'를 성공적으로 준공하며 고용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및 국내 관광산업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고국 경제발전의 역사의 일각을 당당하게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3년 전부터는 신동빈 회장을 중심으로 '한국화'를 추진 중이기도 하다. 지배구조 개선 노력의 일환으로 기존의 순환출자를 지주회사체제로 바꾸고 온전한 한국기업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진행 중이다.

지금은 지주회사 완전 전환의 열쇠인 호텔롯데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입으면서 다소 지지부진하긴 하지만, 뿌리인 한국을 잊지 않겠다는 '자이니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마음으로나마 응원을 보내게 된다.

대면 사업장이 유독 많아 코로나19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최근 그룹 VCM(구 사장단회의)에서 발표한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 '오늘을 새롭게, 내일을 이롭게'(New Today, Better Tomorrow)과 함께 롯데그룹이 이 위기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성공한 재일기업이자 자랑스러운 한국기업으로 더욱 성장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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