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화 제조 업체 '그리스 신화'의 직원들과 사장 아들은 여차저차해서, 재고 창고에서 그들만의 황당무계한 작전을 시작하게 된다. /(사진=Aejin Kwoun)
기능성화 제조 업체 '그리스 신화'의 직원들과 사장 아들은 여차저차해서, 재고 창고에서 그들만의 황당무계한 작전을 시작하게 된다. (사진=Aejin Kwoun)

[서울=뉴스프리존] 권애진 기자= 극발전소301의 ‘2021 작품개발 낭독공연’ 프로그램으로 지난 5월 소수의 관객과 만나 열띤 호응을 받은 김묘진 작가 겸 연출가의 작품 “퇴근 후 서커스”가 다시 한번 관객들을 찾았다. 

훌라후프를 돌리고 매일매일 이어지는 고강도의 체력훈련...그들은 왜 그렇게 해야만 했던 걸까? /(사진=Aejin Kwoun)
훌라후프를 돌리고 매일매일 이어지는 고강도의 체력훈련...그들은 왜 그렇게 해야만 했던 걸까? /(사진=Aejin Kwoun)

지난 15일부터 오는 25일까지 대학로 스튜디오76에서 구르고 달리며 몸을 사리지 않는 배들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퇴근 후 서커스”는 대학로에 끊임없이 창작의 발전기를 돌리며 젊고 신선한 창작연극을 쉬지 않고 올리고 있는 극발전소301의 작품답게 유치한 듯하지만 가볍지 않게 우리네 삶의 한 켠을 세심하고 다정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관객들에게 또 한 발짝 다가서고 있다.

오색빛깔 조명과 스모그 속에서 그들은 멋지게 그들의 공연을 펼치기 시작한다. /(사진=Aejin Kwoun)
오색빛깔 조명과 스모그 속에서 그들은 멋지게 그들의 공연을 펼치기 시작한다. (사진=Aejin Kwoun)

1960년 영국인 코미디 영화감독 발 게스트의 영화 ‘인생은 서커스’가 알라딘의 마법 램프를 사용해 행운의 서커스를 보이며 사업을 구하는 설정과 낭독공연의 설정이 조금은 유사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극의 개연성을 보완하고 보강하면서 초고의 설정과 많이 달라졌다. 각자 고달픈 삶의 사정을 타파하고자 흑심을 품은 몇몇 직원들은 퇴근 후 재고 창고에서 우연히 대면하게 된다. 여기에 예상치 못한 사장 아들까지 합세하면서, 서커스를 준비해야만 하는 황당무계한 상황이 펼쳐진다. 좌충우돌하는 오합지졸 직원들과 사장 아들의 황당한 계획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고소공포증을 이기고 머리가 뜯기는 것도 이겨냈건만... /(사진=Aejin Kwoun)
고소공포증을 이기고 머리카락이 뜯기는 것도 이겨냈건만... (사진=Aejin Kwoun)

평상시 이리 운동을 했을까 싶은 배우들이 무대 위에서 시종일관 뛰고 구르고 넘어진다. “퇴근 후 서커스”에 함께 하고 있는 배우 유안, 박신후, 김형섭, 이건, 이성민, 소연아는 오전에는 신체 및 움직임 훈련, 오후에는 드라마 연습을 하며 서커스의 상징성과 기대감에 부응하고자 많은 토론과 연습과 시도를 하며 불철주야 뜨거운 여름을 더욱 뜨겁게 불태웠다. 시공간의 제약과 현실적 한계 속에서 스텝들과 배우들이 최선을 다해 만든 이야기는 그 자체로 소소한 감동을 주며, 강렬한 사건·사고로 가득한 이야기들에 익숙해지거나 지친 관객들에게 일상 속 작은 판타지 세계로 인도한다.

그들은 그들의 노력을 즐거움으로 승화시켰다 할 수 있지 않을까? 노아의 선택 또한 자신이 좋아하고 즐긴고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사진=Aejin Kwoun)
그들은 그들의 노력을 즐거움으로 승화시켰다 할 수 있지 않을까? 노아의 선택 또한 자신이 좋아하고 즐긴고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사진=Aejin Kwoun)

복잡하지 않게 쉬운 이야기로 상상력을 자극하는 작품 “퇴근 후 서커스”의 희곡을 쓰고 연출한 김묘진 작연출가는 “살아낼수록 어려운 삶이지만 우리는 오늘도 위태로운 외줄 위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균형을 잡는다. 여기 말고 너머를 향해 불타는 링을 돌진해 통과한다. 두려움을 참고 공중 곡예를 펼치며 링을 돌진해 통과한다. 삶의 스포트라이트가 날 비추는 것 같지 않아 춥고 외로워 서글플 때도 있지만 존재 자체로 우리는 이미 충분히 위대하고 의미가 있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어려운 시절 무대 위 공연을 보기 위해 찾아준 관객들에게 “오늘도 무사히 버텨낸 모두에게 커튼콜의 박수갈채를 보낸다. 우리는 모두 저마다 인생이라는 무대 위 주인공이다”라는 희망을 전하였다.

"퇴근 후 서커스"를 함께 만든 사람들 /(사진=Aejin Kwoun)
"퇴근 후 서커스"를 함께 만든 사람들_이태준(박신후), 서진후(김형섭), 박영순(유안), 강다은(소연아), 차윤호(이성민), 안노아(이건), 조연출/음향오퍼(정미리), 조명오퍼(문지영) (사진=Aejin Kwoun)

올해로 3회째 이어지고 있는 ‘76페스티벌: STUDIO76愛서다’는 지난 2일부터 오는 9월 19일까지 근 석 달간 극단 골목길, 극발전소301, 극단 서울공장, 좋은희곡읽기모임, 극단 작은신화, 극단 모시는사람들의 대학로 대표 6개의 극단이 관객들과 함께 할 계획이다. 코로나 블루로 우울하고 화나는 요즘 잠시라도 웃고, 희망을 안고 극장을 나서길 바라는 공연 “퇴근 후 서커스”에 이어지는 4개의 극단의 연극도 기대가 모아진다.

‘76페스티벌: STUDIO76愛서다’ 포스터 /(제공=아트리버)
‘76페스티벌: STUDIO76愛서다’ 포스터 (제공=아트리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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