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마땅한 '대선주자' 부재, 이준석 '자강론' vs 윤석열 측 의원들 "윤석열이 미래"

[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관련 구설수가 끊이지 않으면서, 그의 지지율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정치인 윤석열'로서의 리스크가 터지자,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불안한 속내를 감출 수 없는 모양새다. 이준석 대표는 지난 4월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승리 사례를 예로 들어 '자강론'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정작 국민의힘 내부에는 경쟁력 있는 대선주자를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여기에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전 총장을 '비빔밥의 당근'에 비유한 데 이어 "위험하다"며 공개적으로 혹평하자, 윤석열 전 총장과 가까운 당내 중진 의원들이 이 대표에 정면으로 반발하는 모습이다. 당내 마땅한 대선주자가 없는 국민의힘 내부의 갈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전 총장과 가까운 정진석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의 재보궐선거 승리 이유로 "단 하나를 꼽으라면, 그건 윤석열"이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전 총장과 가까운 정진석·권성동 의원은 "윤석열이 있어서, 국민의힘이 그나마 미래를 꿈꾸는 정당의 몰골을 갖추게 됐다" "윤석열의 지지도는 당지지도와 비례하고 있다"며 윤 전 총장에 적극 힘을 실어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총장과 가까운 정진석·권성동 의원은 "윤석열이 있어서, 국민의힘이 그나마 미래를 꿈꾸는 정당의 몰골을 갖추게 됐다"며 윤 전 총장에 적극 힘을 실어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진석 의원은 "그 사람 덕에, 국민들은 국민의힘이 정권교체의 중심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가닥 희망을 가지게 된 것"이라며 "윤석열이 있어서, 국민의힘이 그나마 미래를 꿈꾸는 정당의 몰골을 갖추게 됐다"고 윤 전 총장을 극찬했다.

정진석 의원은 이준석 대표를 겨냥해 "지지율 30%의 윤석열 총장을 그저 비빔밥의 당근으로 폄하한다"며 "(국민의힘 내부 후보들의) 11% 지지율 총합으로 무슨 흥행이 되겠다고 8월 경선버스를 반복해 말하는가"라고 질타했다.  

정진석 의원은 "윤총장 지지율이 답보 또는 하락한다고 정치미숙에, 정치적 위기네 하면서 마치 평론가들처럼 말하기 바쁘다"며 "당내주자에 대해서만 지지운동 할 수 있다는 등 쓸데없는 압박을 윤총장에게 행사해선 곤란하다"고 거듭 비판했다.

권성동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이준석 대표를 겨냥해 "당대표는 후보들에 대한 평론가가 아니다"라며 "그런데 요즘 당대표의 발언을 보면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권성동 의원은 "윤석열의 지지율을 위험하다고 평하는 것은 정치평론가나 여당의 인사가 할 말이지, 정권교체의 운명을 짊어질 제1야당의 당대표가 공개적으로 할 말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윤석열의 지지도는 당지지도와 비례하고 있다. 즉 윤석열과 이준석은 공동운명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전 총장은 야권 주자들 중에선 월등하게 지지율이 높다. 그러나 최근 '정치인 윤석열'로서의 리스크가 점점 터지면서 지지율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총장은 최근 '정치인 윤석열'로서의 리스크가 점점 터지면서 지지율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권성동 의원은 이준석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이유에 대해 "야권의 가장 강력한 주자인 윤석열과 30대 젊은 당대표가 함께 서로 존중하며 돕는 모습으로 정권교체를 이뤄낼 수 있다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권성동 의원은 이준석 대표의 '자강론'에 대해선 "서울시장 선거와 대선은 같지 않다"며 "대선은 그야말로 지면 모든 것을 잃는 선거다. 요즘 민주당이 야권후보를 대하는 행태를 보면 '윤석열만 잡으면 된다'는 전략"이라고 반박했다. 

이들의 주장을 요약하면 윤석열 전 총장이 현재 국민의힘 지지율 상당부분을 떠받치고 있으니, 그가 부재할 경우 정권교체는 매우 어렵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장제원 의원도 지난 22일 페이스북에서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전 총장을 '위험하다'고 한 부분에 대해 "야권후보를 보호해야 할 제1야당 대표가 ‘위험하다’ 라는 자극적인 발언을 하는 것은 윤 전 총장의 지지율 하락을 유도하는 듯한 발언으로밖에 보이질 않다"라고 직격했다.

장제원 의원은 "현재 야권에 윤 전 총장보다 지지율이 높은 후보가 있는가"라며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위험하면 다른 후보들은 출마자체도 하지 못할 지지율이란 말인가? 이것이야말로 자해정치"라고 질타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4월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승리 사례를 예로 들어 '자강론'에 무게를 두고 있다. 윤석열 전 총장을 꼭 대선후보로 미는 데 집착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4월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승리 사례를 예로 들어 '자강론'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제원 의원은 이준석 대표의 최근 발언들에 대해 "점점 적을 이롭게 하는 이적행위에 가까운 수위로 치닫고 있다"며 "점점 ‘이준석 리스크’가 현실화되는 것 같아 무척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런 공개적인 중진 의원들의 직격에 대해 이준석 대표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23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 긴급간담회를 마치고 취재진에 "어떻게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당원과 국민이 오세훈 시장 중심으로 똘똘 뭉쳐 이뤄낸 승리를 윤석열 전 총장에 의해 이뤄낸 승리라고 하냐"며 중진 의원들에 정면 반박했다.

이준석 대표는 "선거의 교훈이라면, 당내 훌륭한 분들을 후보 만들어서, 공정한 룰에 의한 단일화에 임해서 선거를 치르면 이길 수 있다는 것"이라며 여전히 '자강론'을 강조했다. 
  
현재 윤석열 전 총장의 지지율이 하락세로 가는 이유는 '정치인 윤석열'의 예상됐던 리스크들이 본격적으로 터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있다. 윤석열 전 총장은 검찰총장 직에서 물러난 이후, 줄곧 비공개 '전언정치'를 해오며 검증을 피해왔으나 시민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로 스스로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는 얘기다. 

윤석열 전 총장은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주 120시간 노동'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을 해 비난을 샀으며, '대구 민란', '박근혜 정책 두둔 및 사면 찬성' 등의 발언까지 하며 구설수에 올랐다. 

윤석열 전 총장은 '국정원 댓글수사' 당시 박근혜 정권에 굴하지 않고 맞섰다는 이미지로 결국 검찰총장까지 올랐는데, 이제 와서 박근혜를 옹호한다는 것은 이중적 태도로 보일 수밖에 없어서다. 또 기자회견 중 다리를 쩍 벌리고 앉은 모습도 공개되며, 태도 논란에도 휩싸였다.

여기에 '23억원 요양급여 부정수급' 혐의로 장모 최은순 씨가 구속된 데 이어, 배우자 김건희씨의 각종 논문 표절 논란에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 관련 의혹 등 처가 관련 수많은 의혹들까지 연이어 터지고 있다. 윤석열 전 총장 관련 각종 의혹들과 정치적 역량 등에 대한 검증이 계속될수록 국민의힘 내부의 갈등은 더욱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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