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시간, ’민란‘, ’불량식품‘ 등 ’1일 1망언‘ 자초, 보수언론의 지원없으면 폭망

[뉴스프리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연일 말실수로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이번에는 하룻만에 “없는 사람은 부정식품이라도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에 이어 “페미니즘이 정치적으로 악용돼 건전한 교제도 막는다”라는 말로 논란을 키웠다. 여당 대선주자들은 ’1일 1망언‘이라며 단순한 말실수를 떠나 여성혐오를 조장하고, 국민의 건강권을 고민하지 못하는 발언이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윤석열 후보는 지난달 19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로부터 미국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저서 ‘선택할 자유’를 추천받은 일화를 언급하며 “단속이란 것은 기준을 잘라 주고, (기준보다) 떨어지면 형사적으로 단속하라는 것인데 프리드먼은 그(기준)보다 더 아래도, 먹으면 병 걸려 죽는 거면 몰라도, 없는 사람이라면 부정식품보다 아래도 선택할 수 있게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면 햄버거 50전(센트)짜리도 먹을 수 있어야 하는데, 50전짜리를 팔면서 위생 등을 (기준을) 5불(달러)로 맞춰놓으면 소비자에게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발언의 맥락은 과도한 규제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면서 심각하지 않은 수준의 부정식품은 단속하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의 예시로 든 것이다. 윤 후보는 인터뷰에서 “부정식품이라는 것은, 없는 사람은 그 아래 것도 선택할 수 있게 더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이거 먹는다고 당장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지만 “없는 사람은 부정식품이라도 먹어야 한다”는 의미로 변질됐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2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후보님, 독약은 약이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전날 논란이 된 윤 후보 규제 관련 의견을 반박했다.

이 지사는 “국가의 기본책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며 “그래서 국가는 모든 국민에게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가 안정적으로 공급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조차도 불량식품을 4대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단속했다”며 “박 전 대통령을 구속시킨 윤석열 후보라서 그런지 불량식품에 대해 생각이 좀 다른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우리 모든 국민들이 좋은 식품, 건강한 식품을 먹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우리 정치의 목적”이라고 했다.

김영배 최고위원은 “‘1일 1망언 제조기’란 별명에 걸맞게 망언이 끝이 아니다”며 “가난한 사람이 아무거나 먹어도 되는 국가는 이 세상에 없다”고 했다.

‘불량식품’ 논란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는 사이 윤석열 후보는 2일 오전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의 공부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강연에서 "'페미니즘이 정치적으로 악용돼서 건전한 교제를 막는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다. 또 "할당제도 남성들의 불만을 사는데, 인식이 바뀌어 나간다면 굳이 할당제를 안 써도 여성의 공정한 사회참여 기회가 이뤄질 수 있다"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비슷하게 '한시적 할당제' 주장을 펼쳤다.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오후 전격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는 이미 어느 정도 예상된 수순이긴 했으나 불과 몇 시간 전에 통보된 매우 기습적으로 이뤄진 일이었다. 사진=연합뉴스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오후 전격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는 이미 어느 정도 예상된 수순이긴 했으나 불과 몇 시간 전에 통보된 매우 기습적으로 이뤄진 일이었다. 사진=연합뉴스

그동안 윤 후보의 여성(주의) 시각은 잘 드러나지 않았는데, 이 발언 역시 논란에 휩싸였다.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윤석열 후보의 말을 듣고 실소를 넘어 서글퍼진다"며 "기본은 고사하고 상식도 갖추지 못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섰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 나라를 책임지겠다고 나선 사람의 말이라고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망언"이라며 "반여성주의를 표로만 인식하는 국민의힘이 만든 참사적 발언이다. 당의 얼굴이라는 대표나, 당의 입인 대변인이나 당의 대선후보까지 여성혐오로 표를 구걸하고 있다"고도 했다.

박용진 후보 역시 "윤석열 후보가 페미니즘과 저출생 문제를 연결하는, 저열한 접근방식을 보고 충격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2일 오후 비대면 방식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노동 해방이 모든 인간의 해방을 말하는 것처럼 페미니즘 역시 우리 사회의 보편적 평등을 지향하기 위한 것이라 당연히 지지한다"며 "남성과 여성의 문제, 양성 갈등은 한쪽을 편 드는 방식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개선지점이 어딘지 찾는 게 핵심"이라고 밝혔다.

정의당의 당내 조직인 청년정의당 강민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우리는 ‘윤석열이 허락한 페미니즘’을 별로 원치 않는다”고 했다. “남녀간 교제에 성평등이 없다면 건전한 교제이기는커녕 폭력과 차별로 얼룩진 관계일 것”이라고도 했다.

강 대표는 “’건강한 페미’ 구분 짓는 감별사 자처하며 훈계하지 말고, 여성들의 현실과 목소리를 먼저 공부하라”며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썼다.

논란이 커지자 윤 후보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건강한 페미니즘’ 발언에 대해 “페미니즘이 좋은 뜻에서 쓰이면 되는데, 정치인들 입에서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쓰이면 여성의 권리를 신장하는 것보다 갈등을 유발하는 면이 생길 수 있다”며 “그런 점을 경계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윤석열 후보는 범야권 유력 대권주자이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사이며, 가장 큰 뉴스거리이다. 그러나 지난 6월 29일 대선출마 선언 이후 그의 발언은 논란을 넘어 실망감을 증폭시켰다. 이른바 ‘X파일’ 속 ‘처가리스크’ 보다 본인리스크가 더 위험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가장 큰 문제는 정제되지 않은 그의 언어와 현실감 없는 발언들이다. 급기야 지지율 하락 속 지난달 30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까지 했다.

윤 후보의 대선출마 어젠다는 ‘공정과 정의’다. 국가 지도자로 나선 만큼 많은 사안에 대해 자신의 주창하는 ‘공정과 정의’를 연결해서 읽고 해석해야 하는데 그의 발언 대부분은 오로지 문재인 정부 비판에만 급급, ‘문재인 때리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탈원전부터 시작, 120시간 노동이나 ‘대구 민란’ 발언 등은 문재인 정부의 모든 성과와 정책을 깍아 내리는 발언에 지나지 않았다. 
이같은 인식의 윤 후보 발언은 매번 논란을 일으킨다. 먼저 발언하고 논란이 되면 해명하는 식이다. 그러면서 일부 ‘친여매체’가 발언을 왜곡했다는 등 마치 별 것 아니라는 식이다. 

윤 후보의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윤 후보는 아직도 높은 지지율에 취해 있는 것 같다. 국민의힘 입당을 통해 ‘본인리스크’를 줄이고, 대세론을 끌고 갈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가장 큰 힘은 조중동 등 보수매체의 엄청난 지원이다. 보수매체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지금 현재의 위치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다. 흔히 하는 말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언론의 검증이 1/100만 됐어도 윤 후보가 살아 남을 수 있을까? 

윤 후보의 ‘불량식품’ 발언에 대해 같은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2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윤 후보의 최근 매일경제 인터뷰 내용을 인용하면서 "윤 전 총장의 언론 인터뷰 중 '부정식품' 발언은 충격"이라며 "주 120시간 노동, 민란 발언에 이어 부정식품 발언을 접하고 윤 후보의 평소의 철학이 무엇인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새로운 보수는 자유 뿐만 아니라 정의, 공정, 평등, 생명, 안전, 환경이라는 헌법가치들을 균형있게 추구해야 한다”면서 “선택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선택할 자유를 주는 게 무슨 의미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윤 후보는 국민의힘 보호를 믿고 입당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조차 그의 가벼운 ‘입’을 보호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같은 당 대선후보이자 중진인 유 전 의원 조차 “윤 후보의 ‘철학’에 대해 의문이 든다”고 했다. 당내 경선으로 ‘의문’은 갈수록 커질 것이고, 수많은 국민들은 윤 후보의 실체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될 것이다.  

보수매체들이 보도를 안하고 검증에 안나선다면 국민들이 나서게 하면 될 것이다. 보수매체의 언론보도를 더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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