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대학원' 시범 운영 뒤 학위 수여 까지 … LG전자 서비스 인력까지 '교육 콘텐츠' 지원

LG 여의도 트윈타워 / ⓒ연합뉴스
LG 여의도 트윈타워 / ⓒ연합뉴스

[서울=뉴스프리존]이동근 기자=LG가 인력 확충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단순히 인력의 수를 늘리기 보다는 인력의 '질'을 올리는데 집중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올해 말 학위 수여를 목표로 'LG AI(인공지능) 대학원' 석사과정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1년 과정이며, 내년에는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확대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시범교육에 참여한 직원들은 전일제로 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교육과정은 통상 2년인 대학원 과정을 1년으로 압축한 '스파르타' 방식이다. 주 40시간의 수업에 컴퓨터비전, 자연어처리(NLP), 알고리즘 및 데이터 언어 등 일반 대학원에서 배우는 필수 과정을 모두 포함시켰다.

기업이 석사급 학위 프로그램을 운영해 민간 학위와 동등하게 대우하기로 한 건 LG그룹이 처음이다. LG그룹은 위 프로그램과는 별도로 석사급 이상 고급 AI 연구원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AI 인력 확보는 LG 뿐 아니라 국내 대기업 대부분이 추진 중인 과제다. 삼성전자는 대학의 AI 과목들을 압축한 석 달 과정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대자동차는 5개월간 풀타임으로 이론과 실무를 배우는 '빅데이터 부트캠프'를,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부품사인 현대모비스는 5개월 과정의 AI 전문가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도 사내 교육과정인 ‘데이터 사이언스 스쿨’을 세워 DS 인증 레벨을 부여하고 있다.

다만, LG의 '고급인력' 사랑은 AI 인력 확보에만 그치지 않는다. LG전자 자동차 부품 사업을 담당하는 VS(비히클 컴포넌트 솔루션)사업본부가 인력 확보에 나선 것이 대표적인 예다. LG는 그룹 차원에서 전장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 중이다.

LG전자는 9월 말까지 17개 전장사업 분야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가를 채용 중이기도 하다. 채용 인력은 자동차 진단, 커넥티드카 서비스, 시스템 및 프레임워크, 5세대 이동통신(5G) 모뎀 프로토콜 등 인포테인먼트 관련 분야가 주를 이루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 임직원이 1676명 줄어 들었지만, VS사업본부 임직원 숫자는 4600명으로, 전년 동기 4461명과 비교해 139명(3.1%) 늘었다.

2013년 VS사업본부의 전신인 VC사업본부를 신설할 당시 임직원 수는 3000명이 되지 않았지만 3년이 지난 2016년 상반기 3786명으로 증가한 바 있다. 올해 VS사업본부 인력은 5000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서비스 인력 교육도 한창이다. LG전자는 지난해 7월 비대면 시대에 맞춰 시작한 서비스 엔지니어 사내 교육 플랫폼 '배움마당'의 교육 콘텐츠가 1200개를 넘어섰다고 최근 밝혔다. 전체 영상 누적 조회 수는 25만 회, 인기 콘텐츠 조회 수는 7500회를 넘었다.

LG전자 서비스 엔지니어 / ⓒLG전자
AS를 진행중인 LG전자 서비스 엔지니어 / ⓒLG전자

이같은 콘텐츠 제작은 최근 가전제품 종류가 다양해지고 기능과 성능 또한 점차 고도화되고 있어 제품 상태를 면밀하게 확인하고 정교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콘텐츠 제작에는 사내 강사뿐 아니라 서비스 대명장을 포함한 엔지니어들도 참여한다.

LG 구광모 회장 / ⓒLG그룹
LG 구광모 회장 / ⓒLG그룹

이같은 LG의 인력 사랑은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으로부터 시작됐다. 그는 국내 이공계 석·박사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연구 현장을 찾는 등 인재 유치에 적극 뛰어든 바 있다.

이같은 LG의 인력 사랑은 구광모 회장으로 이어지면서 더욱 진화한 모양새다. 특히 위 AI 인력 육성은 지난해 말 LG AI 연구원을 LG경영개발원 산하에 두고 약 2000억 원을 투자, 'AI 인재 1000명 육성'을 선언하는 등 확보에서 더 나아가 인력을 만들어내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 사이에서 AI를 비롯한 IT 인력 확보는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다. 관련 사업은 갈수록 확장돼 가는데, AI 등의 인력이 육성된 것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닌데다, 관련 인력이 현업에 종사할 수 있는 나이가 그리 길지 않기 때문에 어느 회사든 인력 확보가 최우선 과제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같은 상황에서 LG가 인력 확보에 나서는 것 자체는 특별할 것은 없지만, 전통적으로 LG가 다른 회사보다 적극적이긴 하다. 특히 '자급자족' 수준으로 인력 육성에 나서는 것은 업계에 주는 메시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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