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파트에는 엘리베이터 마다 <서로 인사를 합시다.>라는 표어가 붙어 있습니다. 매일 수시로 오르내리는 엘리베이터 에 언제부터인가 언제나 만나면 반갑게 인사를 합니다. 이렇게 서로 인사를 주고받는 일은 서로 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지요.

그런데 간혹 모르는 주민과 좁은 엘리베이터 마주쳐 멀뚱히 쳐다보고 있는 사람을 만나면 짧은 시간이지만 민망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언제나 누구를 만나든 제가 먼저 인사를 건넵니다. 그러면 마음도 편하고 기분도 좋아지지요. 그렇지만 사람들이 인사에 상당히 인색한 것은 무슨 까닭일까요?

그것은 우리의 마음이 닫혀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인사를 잘 한다는 것은 우리 마음이 열려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아닌지요? 한마디로 인사 잘하는 사람은 배려심이 깊고 마음이 열린 사람입니다. 이렇게 인사에는 사람의 마음을 여는 힘이 있는 것입니다.

어느 마을에 이웃한 두 집이 있었습니다. 한 집은 넓은 초원에 많은 염소를 키우고 있었지요. 그런데 그 옆집에는 사냥꾼이 살았는데, 아주 사나운 개를 키우고 있었습니다. 이 사냥개는 종종 집 울타리를 넘어 염소를 공격하기도 했습니다.

그걸 본 염소 주인은 사냥꾼에게 개들을 우리에 가둬달라고 여러 번 부탁했습니다. 사냥꾼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습니다. 오히려 속으로 화를 내며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내가 우리 집 마당에서 개를 키우는데, 무슨 상관이야’ 며칠 후 사냥꾼의 개는 또 농장의 울타리를 뛰어 넘어 염소 몇 마리를 물어 죽였지요.

화가 난 염소 주인은 더는 참지 못하고 마을의 치안 판사에게 달려갔습니다. 염소 주인의 사연을 들은 판사는 “사냥꾼을 처벌할 수도 있고, 또 사냥꾼에게 개를 가두도록 명령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는 판사는 이렇게 물었지요. “하지만, 당신은 친구를 잃고 적을 한명 얻게 될 겁니다. 적과 이웃이 되고 싶으신가요? 아니면 이웃과 친구가 되고 싶으신가요?”

염소 주인은 “당연히 이웃과 친구가 되고 싶지요.” 판사는 “잘됐군요. 한 가지 방법을 알려드릴 테니 그렇게 해보시지요. 그럼 당신의 염소도 안전하고, 좋은 친구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판사에게 방법을 전해들은 염소 주인은 “정말 좋은 생각이네요.” 라고 웃었습니다.

집에 온 그는 가장 예쁜 새끼 염소 3마리를 골라 이웃집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그 사냥꾼의 어린 세 아들에게 염소를 선물했습니다. 사냥꾼의 세 아들은 염소를 보자마자 푹 빠졌지요. 이이들은 매일 염소들과 놀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자 사냥꾼의 마음도 행복 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마당의 개가 염소를 물어서 해치지 않을까 걱정이 된 사냥꾼은 개를 큰 우리에 가뒀습니다. 염소 주인도 그제야 안심을 했습니다. 사냥꾼은 염소 주인의 친절함에 보답하려고 사냥한 것들을 그와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 염소 주인은 사냥꾼에게 염소젖과 치즈를 보답으로 주었지요. 그후 두 사람은 가장 좋은 이웃이자 친구로 지냈습니다.

어떻습니까? 우리 그동안 서로 인사도 하지 않고 지내는 이웃이 있다면, 먼저 자그마한 선물이라도 마음을 담아 전달해 봄이 어떨까요? 먼저 손 내미는 사람이 아름답습니다. 먼저 마음을 여는 사람이 행복을 얻습니다. 이런 손해는 결코 손해 보는 것이 아닙니다.

그럼 사람의 마음을 열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첫째, 억지로 바꾸려고 하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모습으로 관계를 맺고 살아갑니다. 직장의 동료, 상사, 동지 그리고 가족 간에도 실질적으로 부딪치거나 혹은 마음이 부딪치기도 합니다. 이럴 때 상대방도 지키고 나의 마음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상대방을 억지로 바꾸려고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나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상대방을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싸우려 들지 않는 것입니다.

어느 한쪽이 옳다고 주장하게 되면 불화가 생길 가능성은 높아집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할 때는 누가 옳은지 그른지 논쟁하기보다는 상대방의 의견을 수용하는 것이 논쟁과 불화를 수습하는 가장 최선의 방법입니다.

셋째,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상대방에게 말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내가 무슨 생각과 고민이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 내 마음을 알아주겠지 하는 마음을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어.” 라고 말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넷째, 악연(惡緣)이야말로 천생연분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본능적으로 나의 악연이라고 생각 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오히려 나와 천생연분이라고 바꿔 악연과 친하게 지내 그 관계를 선연(善緣)으로 바꿔버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관계 속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또 예상치 못했던 사람에게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내가 먼저 스스럼없이 나 자신에게 마음을 여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우리 상대방으로 그 마음이 전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면 서로 원만한 인간관계를 만들 수 있지 않을 까요!

단기 4354년, 불기 2564년, 서기 2021년, 원기 106년 8월 31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키워드
#마음 #여유 #인사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