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최재형 "역선택 방지 조항 넣자"..홍준표·유승민 "이적행위, 윤석열 만을 위한 경선룰"

"윤석열·최재형 역선택 방지 주장은 '국민 배제 선언'이자, '호남 차별 선언'"

[정현숙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1일 윤석열·최재형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이 민주당 지지층에 의한 고의적인 '약체 후보' 선출을 막기 위해선 여론조사 시 역선택 방지조항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낸 것을 두고 공세를 펼쳤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1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1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1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영배 의원 페이스북

앞서 '윤석열 캠프'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기를 바라는 70∼80%의 호남 메인 스트림이 범야권에서 가장 손쉬운 상대로 홍준표 의원을 꼽은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 민주당 지지층이 약체인 홍 의원을 위장 지지했다면서 역선택 방지조항을 주장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대선 경선 국민선거인단에 신청해 역선택 논란을 일으킨 김재원 국힘 의원과 당내 경선 과정에‘ 역선택 방지 조항’을 주장한 윤석열 전 총장과 최 전 감사원장을 향한 질타를 쏟아냈다.

김영배 의원은 여론조사에 범여권 지지층이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역선택 방지 조항'을 주장한 윤 전 총장을 향해 "역선택 방지 조항은 태극기 부대만으로 대통령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주장과 다름없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들이 경선 역선택 방지 (조항을) 놓고 또다시 내홍에 휩싸였다”라며 “얼마 전 당 지도부 한 분(김재원)이 민주당 경선에 참여해 역선택을 조장한 듯한 모습을 보이더니, 이제는 당내에서 오히려 역선택이 더 큰 회오리를 몰고 오며 분란이 이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핵심 문제는 오로지 자신의 정치적 유불리에만 몰두해 정치 주인인 국민은 아랑곳없이 자신이 불리한 특정 지역, 계층, 연령을 배제하려는 얄팍한 꼼수정치, 배제정치를 하고 있다”라며 "홍준표 후보가 호남에서 다른 후보에 비해서 다소 높은 지지를 얻자 윤석열, 최재형 후보 측이 '민주당 지지자들이 참여해서 역선택한 것이다' 이렇게 발끈하고 나선 상황"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더욱 심각한 문제는 특정 지역을 배제하고 있고 그것이 '호남차별 선언'으로 읽히고 있다는 점"이라며 "당내 경선에서 특정 지역, 특히 호남을 배제하자는 말인가? 어처구니가 없다. 자신의 지지율이 그 지역에서 나오지 않는다고 그 지역을 빼고 경선하자는 주장이 아니라면 '역선택은 그야말로 한국 정치를 다시 후퇴시키는 배제 정치다'라는 점에서 대단히 개탄스럽다"라고 질책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 마음을 살 자신이 없으시면 차라리 문을 걸어 잠그고 100% 당원 투표로 결정하든지, 광장에서 태극기 부대만 모아놓고 결정하든지 권한다"라고 꼬집었다.

백혜련 의원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은 역선택 논란으로 선관위원장 사퇴를 거론되는 등 시끄러운 반면, 우리당은 매끄럽게 진행되는 게 부러웠는지 김재원 최고위원이 우리당 선거인단 버젓이 등록한 것을 넘어 아무 근거 없이 선거인단에서 축출됐다는 주장을 공개적으로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쯤 되면 장난 수준을 넘어 확실한 블랙 컨슈머”라며 “정치적 도의를 기대하는 게 사치라는 것 알지만 이분은 상습범 수준이다. 윤석열 후보를 위해 역선택 방지 조항을 만들고 싶다면 우리당이 아니라 국민의힘 내부에서 투쟁하든 장난질하길 마음대로 하길 바란다”라고 쏘아붙였다.

국힘 대선주자들의 '역선택 방지' 갈등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포함한 국민의힘 대선주자모습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포함한 국민의힘 대선주자모습

국힘은 경선 여론조사에 역선택 방지조항을 포함시킬 것이냐를 두고 '홍준표·유승민 대 윤석열·최재형' 전선이 구축되며 상호 비방전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31일 홍준표 의원은 SNS를 통해 전날 경선룰 '원점 재검토'를 천명한 정홍원 당 선거관리위원장을 향해 이적행위로 몰아붙였다. 정 위원장은 검사 출신으로 국무총리를 역임했다.

홍 의원은 "1500미터 경주에서 선수들이 이미 트랙을 한 바퀴 돌았는데 바뀐 심판들이 갑자기 특정 주자들을 위해 경기 규칙을 바꾸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경선규칙 개정은 경선을 파탄으로 몰아가는 이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당 역사상 대선후보 경선에서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은 사례가 한 번도 없다. 지난 보수정권이 실패한 교훈을 잊고 당까지 망치려고 시도 한다면 이건 묵과 할 수 없는 이적 행위"라며 "그런 시도는 정권교체에 역행하는 반 역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승민 전 의원도 역선택 방지조항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그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역선택 방지조항에 거듭 반대 의사를 밝혔다. 정홍원 관리위원장을 겨냥해 공정성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다.

그는 "정홍원 선관위원장은 오직 윤석열 후보만을 위한 경선룰을 만들려고 한다"라며 "경준위와 최고위가 이미 확정한 경선룰을 자기 멋대로 뜯어고쳐서 역선택 방지조항을 넣으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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