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산 칼럼] 우화등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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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칼럼] 우화등선
  • 김덕권
  • 승인 2021.09.02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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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등선(羽化登仙)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이 날개가 돋아서 하늘로 올라가 신선(神仙)이 된다는 말입니다. 번잡한 세상일을 떠나 마음이 평온하고 즐거운 상태에 이르는 말이기도 하지요. ‘우화(羽化)’는 원래 번데기가 날개 달린 나방으로 변하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신선은 아무나 되는 것일까요? 인간에게 우연히 일어나는 일은 그것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행운이 되기도 하고 불운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항상 세상을 나와 너, 선과 악, 남과 여, 위와 아래, 흑과 백, 보수와 진보, 내 편과 네 편 하는 식으로 대립적으로 봅니다.

그러나 이 대립적인 관계를 뛰어넘어 넘는다는 것은 온갖 고난과 고통을 이겨내지 않는다면 이를 수 없는 경지입니다. 그 경지를 우리는 ‘중화지도(中和之道)’라 합니다. 중도가 도입니다. 그러니까 이 중화지도를 터득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결코 신선은 되지 못하는 것이지요.

우리는 시련과 고통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입니다. 세상에 행복하기만 한 사람은 결코 없습니다. 그래서 자연의 순리에 적응하며 고통 속에서 삶의 가치를 찾아야 하는 것이지요. ‘카프만’ 부인이 쓴 ‘광야의 샘’이라는 책에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어떤 여인의 책상 위에 여러 개의 누에고치가 놓여있었습니다. 그 누에고치 가운데는 이미 누에나방이 나온 고치도 있고 그렇지 않은 고치도 있었지요. 그런데 이 누에고치들을 보고 있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누에나방이 나온 고치에는 신기할 정도로 작은 구멍이 뚫어져 있다는 점입니다.

이 여인은 그 작은 고치의 구멍을 보면서 ‘어떻게 이렇게 작은 구멍으로 저런 큰 누에나방이 나올 수 있을까?’ 아무리 봐도 그 작은 구멍으로는 도저히 누에나방이 나올 수가 없어 믿어지지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마리의 누에나방이 작은 구멍을 만들어 나오고 있었습니다.

구멍이 너무 작아 도저히 나올 것 같지 않은데, 누에나방은 긴 시간을 통해 갖은 몸부림을 치며 용케도 나오고 있었습니다. 여인은 누에나방이 작은 구멍을 통해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것을 지켜보다가 왠지 가엾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누에나방이 세상에 편하게 나오도록 도와주기 위해 가위로 누에고치의 구멍을 크게 만들어 주었지요.

그러자, 다른 누에나방은 날개가 찢기는 등 갖은 고통을 당하며 누에고치에서 겨우 빠져나오는데 반해, 가위로 크게 구멍을 내준 고치에서 나온 나방은 아무런 상처 없이 쉽게 나와 아름다운 날개를 펄럭였습니다. 이를 보고 여인은 자기가 한 일을 스스로 잘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작은 구멍을 통해 힘들게 비집고 겨우 세상으로 나온 나방은 한 마리 한 마리씩 날개를 치며 공중으로 훨훨 날아오르는데, 가위로 구멍을 뚫어준 고치에서 쉽게 나온 나방은 날개를 푸드득 거리다가 날지 못하고 그만 비실비실 책상 위를 맴 돌더니 지쳐서 죽어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이 과정을 끝까지 지켜본 여인은 누에나방은 작은 구멍으로 나오며 애쓰는 동안 힘이 길러지고 물기가 알맞게 마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날게 되지만, 그 과정을 겪지 않고 나온 나방은 순간적으로 편하게 나오긴 했지만, 날 수가 없다는 이치를 크게 깨달았다고 합니다.

우리들 사는 것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온갖 고통과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은 사람은 어떠한 험한 세상에서도 어떠한 역경과 어떠한 고난이 닥치더라도 이에 굴하지 않고 꿋꿋이 잘 이겨나가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온실 속에서 자란 금 수저나 크게 부족함이 없이 살아온 사람은 작은 시련에도 쉽게 좌절하고 쉽게 무너지고 쉽게 포기해 버리기 십상입니다.

따라서 우리들이 살아가는데 겪게 되는 각종 고통과 좌절, 역경과 온갖 슬픔들이 오히려 연단(鍊丹)이 되고,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반석이 됨을 잊지 말고 시련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잘 대처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 덕화만발 가족은 범부(凡夫)와 중생 그리고 불보살 중, 어떤 인생을 택하면 좋을까요? 현실에 ‘안주(安住)’하며 되는대로 사는 사람이 범부요 중생입니다. 그리고 ‘불보살의 원력’을 굳게 세우고 현실을 박차고 ‘도약(跳躍)’하는 사람이 바로 불보살이고 우화등선하는 신선입니다.

‘안주’는 한곳에 자리를 잡고 편안히 살거나 현재의 상황이나 처지에 만족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도약’의 의미는 한 번 뛰어 몸을 위로 솟구치는 일이고, 더 높은 단계로 발전하는 것을 이르는 말입니다. 제자가 배워 스승이 되고, 범부중생이 깨쳐 불보살이 되는 것입니다. 불보살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소태산(少太山) 부처님께서는 「희망이 끊어진 사람은 육신은 살아 있으나 마음은 죽은 사람이니, 살·도·음(殺盜淫)을 행한 악인이라도 마음만 한 번 돌리면 불보살이 될 수도 있지마는, 희망이 끊어진 사람은 그 마음이 살아나기 전에는 어찌할 능력이 없느니라. 그러므로 불보살들은 모든 중생에게 큰 희망을 열어 주실 원력(願力)을 세우시고, 세세생생 끊임없이 노력하시나니라.」

그렇습니다. 역경을 이겨내고 우화등선 하는 사람이 바로 불보살입니다. 불보살은 모든 중생에게 큰 희망을 열어주는 원력을 세우고 세세생생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우리 모두 성불제중의 대원(大願)을 세우고 힘차게 달려가는 불보살이 되면 어떨 까요!

단기 4354년, 불기 2565년, 서기 2021년, 원기 106년 9월 2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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