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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칼럼] 도량이 큰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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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칼럼] 도량이 큰 사람
  • 김덕권
  • 승인 2021.09.03 0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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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량(度量)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마음이 넓고 생각이 깊어 사람이나 사물을 잘 포용하는 품성을 말합니다. 그러면 도량이 큰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인생에서의 성취는 그 사람의 신분이나 존재감의 유무와 큰 관련이 없습니다.한 사람의 성취를 결정하는 것은 다름 아닌 그 사람이 지닌 도량의 크기이지요.

도량이 큰 사람은 대범하고, 너그러우며, 마음이 안정되어 있어 다른 모든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는 성숙한 행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세한 이익을 셈하거나 사소한 일에 붙들려 전전긍긍하지 않지요. 그런 사람은 여러 사람들과의 협력과 도움이 있어 순탄하게 일을 성사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세상 모든 강물을 받아들이는 바다와 같은 도량이 갖춘 사람은 훗날 반드시 대성하는 그릇이 될 수 있습니다. 도량이 큰 사람은 타인의 결정과 부족함을 너그럽게 수요할 줄 알기에 사람들의 신뢰와 존중 그리고 대중의 지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것이 큰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의 자세인 것이지요.

그런데 요즘 대권(大權)을 잡겠다고 나선 여야의 주자들은 참으로 큰 도양은커녕 도량이 좁쌀알처럼 좁아터진 것 같습니다. 요즘 더불어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를 둘러싼 의혹이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결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결정적인 하자(瑕疵)가 아닌 이상 그것을 폭로하고 물고 늘어지는 것을 보면 결코 나라를 짊어질만한 도량을 지닌 인사들이 할 일은 못되는 것 같습니다. 야당도 마찬 가지입니다. 막장 드라마, 콩가루 집안이 따로 없을 정도인 것 같습니다. 오죽했으면 언론에서 “가장 능력 있는 보수진영 대선후보를 뽑는 경쟁'이라는 본질은 사라지고, 소모적 감정싸움만 남았다”고 총평했을까요?

우리 현실에서 독일 메르켈 총리의 ‘화합 리더십’은 되새겨 봐야 할 덕목인 것 같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듣기의 달인’으로도 유명합니다. 메르켈 총리가 남들과 대화할 때, 직접 말하는 비중이 20%이고 남의 이야기를 듣는 비중은 80%라는 것이지요.

조선 후기 효종 때, 당대의 두 거물 정치인인 명의(名醫)이자 영의정을 지낸 남인(南人)의 거두 허목(許穆)과 학자이며 정치가이기도 한 효종의 스승인 노론(老論)의 영수(領首) 우암(尤菴) 송시열(宋時烈)이 있었습니다. 당시에 이 두 사람은 아쉽게도 당파로 인해 서로가 원수처럼 지내는 사이였습니다.

그러던 중에 송시열이 큰 병을 얻게 되었습니다. 허목이 의술에 정통함을 알고 있던 송시열이 아들에게 “비록 정적 일망정 내 병은 허목이 아니면 못 고친다. 찾아가서 정중히 부탁하여 약방문(처방전)을 구해 오도록 해라” 하고 아들을 허목에게 보냈습니다. 사실 다른 당파에 속한 허목에게서 약을 구한다는 건 죽음을 자청하는 꼴이었습니다.

송시열의 아들이 찾아오자, 허목은 빙그레 웃으며 약방문을 써 주었습니다. 아들이 집에 돌아오면서 약방문을 살펴보니, 비상을 비롯한 몇 가지 극약들을 섞어 달여 먹으라는 것이었습니다. 아들은 허목의 못된 인간성을 원망하면서도 아버지 송시열에게 갖다 드렸습니다.

처방전을 살펴 본 송시열은 아무 말 않고 그대로 약을 지어오라고 하고서 약을 달여 먹었는데 병이 깨끗이 완쾌되었습니다. 한편 허목은 “송시열의 병은 이 약을 써야만 나을 텐데, 그가 이약을 먹을 담력이 없을 테니 송시열은 결국 죽을 것이라” 고 생각했지요.

​그러나 송시열은 허목이 비록 정적이긴 하나 적의 병을 이용하여 자신을 죽일 인물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송시열이 완쾌됐다는 소식을 듣자 허목은, 무릎을 치며 송시열의 대담성을 찬탄했습니다. 그리고 송시열은 허목의 도량에 감탄했다고 전해 옵니다.

서로 당파싸움으로 대적을 하는 사이 이지만, 상대의 인물됨을 알아보고 인정을 하는 허목과 송시열과 같은 그런 인물이 요즘 우리 대선 판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어떻습니까? 나를 비우면 행복하고 나를 낮추면 모든 것이 아름답습니다. 그러면 어느 정도가 되어야 도량이 큰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소태산(少太山) 부처님께 기독교의 장로 한 사람이 찾아와 여쭈었습니다. 「제가 오랫동안 저를 직접 지도하여 주실 큰 스승님을 기다렸습니다. 오늘 선생님을 뵈오니 마음이 흡연(洽然)하여 곧 제자가 되고 싶나이다. 그러하오나, 한 편으로는 변절 같사와 양심에 자극이 되나이다.」

소태산 부처님이 이 물음에 대답을 하십니다. 「예수교에서도 예수의 심통 제자만 되면 나의 하는 일을 알게 될 것이요, 내게서도 나의 심통 제자만 되면 예수의 한 일을 알게 되리라. 그러므로 모르는 사람은 저 교 이 교의 간격을 두어 마음에 변절한 것 같이 생각하고 교회 사이에 서로 적대시하는 일도 있소이다. 하지만 참으로 아는 사람은 때와 곳을 따라서 이름만 다를 뿐이요 다 한 집안으로 알게 되나니, 그대의 가고 오는 것은 오직 그대 자신이 알아서 하라.」

이 말씀을 듣고 그 장로가 절하고 제자 되기를 다시 발원하거늘, 소태산 부처님이 이를 허락하시며 말씀하시기를 「나의 제자 된 후라도 하나님을 신봉하는 마음이 더 두터워져야 나의 참된 제자니라.」 하셨습니다. 이 얼마나 큰 도량인가요? 우리 대선 주자들뿐만 아니라 우리들도 국량(局量)을 키워 소태산 부처님의 심법(心法)을 닮아 가면 얼마나 좋을 까요!

단기 4354년, 불기 2565년, 서기 2021년, 원기 106년 9월 3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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