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은 차베스" "홍준표는 두테르테" "트럼프는 이상한 사람", 심각한 '외교적 마찰' 초래 가능성

[ 고승은 기자 ] =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참여 중인 홍준표 의원이 이재명 경기지사를 故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비유하며 비난을 퍼부었다. '베네수엘라가 포퓰리즘 정책을 쓰다 망했으니, 이재명 지사도 집권하면 포퓰리즘으로 나라 망칠 것'이라 강변하고 있는 것이다. 

홍준표 의원은 7일 국민의힘 경기도당 주요 당직자 간담회에서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기본소득을 들고나와 경기도민뿐만 아니라 국민을 조롱하면서 거덜난 나라를 더 거덜내려고 한다"고 강변하며 "이재명 지사는 경기도의 차베스"라고 비난했다. 국민의힘 등 야당과 조중동·경제지 등은 문재인 정부를 툭하면 '베네수엘라'에 비유하며 수없이 가짜뉴스를 생산해왔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참여 중인 홍준표 의원이 이재명 경기지사를 故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비유하며 비난을 퍼부었다. 이를 두고 '억지성' 비난 뿐만 아니라 '외교적 결례'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참여 중인 홍준표 의원이 이재명 경기지사를 故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비유하며 비난을 퍼부었다. 이를 두고 '억지성' 비난 뿐만 아니라 '외교적 결례'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홍준표 의원은 "이 정권의 경제 책임자인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나라 곳간이 비어간다고 우려하는데 이재명 지사가 기본소득, 기본주택 등 기본시리즈를 내세우는 것은 그야말로 차베스가 아닐 수 없다”고 거듭 강변했다. 그는 "경기도의 차베스가 주장하는 기본소득이라는 건 전 세계에서 단 한 번도 실행해본 일이 없고, 실행하지 않는 정책”이라며 '기본소득' 정책을 맹비난했다. 

홍준표 의원은 이재명 지사와 함께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도 싸잡아 비난하는 것이다. 이는 앞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흉악범 사형'을 강조한 홍준표 의원을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에 비유하며 '두테르테식'이라고 비난한 것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홍준표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두테르테고 귀하(윤석열 전 총장)는 두테르테의 하수인이었다”고 맞받기도 했었다. 

홍준표 의원이나 윤석열 전 총장처럼 국가 수장직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이 상대국 수장을 공개적으로 비방하는 것은 '외교적 결례'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필리핀이나 베네수엘라 모두 한국과 수교를 맺은 지 오래다. 특히 필리핀의 경우 한국의 오랜 주요 무역국 중 하나다. 

국가 간 외교에 있어 상대국이나 상대국 수장이 아무리 밉더라도 공개적으로 원색적 비난을 퍼붓는다면, 국가 간 큰 마찰이 일어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시민단체 차원에선 얼마든지 할 수 있더라도, 국가 차원에서 그렇게 하면 매우 곤란하다.  

홍준표 의원이나 윤석열 전 총장처럼 국가 수장직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이 상대국 수장을 공개적으로 비방하는 것은 '외교적 결례'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필리핀이나 베네수엘라 모두 한국과 수교를 맺은 지 오래다. 사진=연합뉴스
홍준표 의원이나 윤석열 전 총장처럼 국가 수장직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이 상대국 수장을 공개적으로 비방하는 것은 '외교적 결례'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필리핀이나 베네수엘라 모두 한국과 수교를 맺은 지 오래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열린캠프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페이스북에서 홍준표 의원을 향해 "윤석열 전 총장과 서로 ‘두테르테’라고 손가락질하더니 이제 이재명 후보에게 또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며 "국가수반을 목표로 하시는 분이 왜 이렇게 쉽게 외교적 결례를 저지르는가"라고 일갈했다.

우원식 의원은 "필리핀과 마찬가지로 베네수엘라도 우리와 수교국"이라며 "정치적 노선이 다르다지만 일국의 합법적 국가정상이었다. 갖춰야 할 기본 예의 좀 지키자"라고 거듭 일갈했다.  

우원식 의원은 홍준표 의원이 이재명 지사의 '기본소득' 정책을 비난한 데 대해 "외국의 선례 없이는 행동하지 않던 과거의 대한민국이 아니다. 우리는 추격국가를 넘어 선도국가로 가고 있다"며 "세계에서 가장 빠른 IT, 4차 산업국가"라고 반박했다.

우원식 의원은 "기본소득은 혁명적 변화에 국민을 지키는 안전판과 같다. K-방역처럼 대한민국이 선례를 만들 수 있다"며 "함께 곁들인 주장들 또한 지겹도록 반복된 낡은 레퍼토리 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홍준표 의원이 내세우는 '무야홍' 호칭에 대해서도 "‘무책임한 야당 후보 홍준표’인가? 제발 앞으로 가는 대한민국을 뒤로 잡아끌지 좀 말라"고 일갈했다.

이같은 '외교적 결례' 논란은 역시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뛰어든 유승민 전 의원에게서도 등장했었다.

지난 2017년 대선 마지막 TV토론(5월 2일) 때 유승민 전 의원(당시 바른정당 대선후보)는 문재인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을 향해 “미국 대통령(도날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상한 사람이 당선됐다"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을 ‘이상한 사람’이라고 하면 어떻게 하느냐”라고 일갈한 바 있다. 사진=SBS 방송영상
지난 2017년 대선 마지막 TV토론(5월 2일) 때 유승민 전 의원(당시 바른정당 대선후보)는 문재인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을 향해 “미국 대통령(도날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상한 사람이 당선됐다"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을 ‘이상한 사람’이라고 하면 어떻게 하느냐”라고 일갈한 바 있다. 사진=SBS 방송영상

지난 2017년 대선 마지막 TV토론(5월 2일) 때 유승민 전 의원(당시 바른정당 대선후보)는 문재인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을 향해 “미국 대통령(도날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상한 사람이 당선됐다고 해가지고, 그 사람이 10억불을 얘기했다고 해서, 이거를 국민생명을 보호하는 무기를 가지고 미국 대통령의 실언 내지 의도된 발언 비슷한 말 한마디 가지고 꼬투리를 잡아서 그러면 문재인 후보 대통령 되면 사드 배치 안할 건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처럼 유승민 전 의원이 트럼프 당시 대통령을 '이상한 사람'이라고 호칭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말을 잠시 잇지 못하다가 “미국 대통령을 ‘이상한 사람’이라고 하면 어떻게 하느냐”라고 일갈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상한 사람'이라고 개인적으로는 물론 표현할 수 있으나, 국가 수장이 되겠다고 하는 사람이 미국이라는 세계 최강대국 수장에게 그런 표현을 공식적으로 쓸 경우 큰 외교 문제로 번질 수밖에 없으며 국익에도 큰 해악을 가져다줄 수 있다. 

홍준표 의원이나 윤석열 전 총장, 유승민 전 의원의 문제 발언들을 보면 이들은 외교 면에 있어서 커다란 '시한폭탄'을 안고 있다고 봐도 지나치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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