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범죄사실요지서에 윤석열, 손준성 적시..압수수색은 불법으로 법적 대응하겠다"

민주당 "국힘 '검찰의 하청정당' 될 판..수사에 협조하고 진실을 밝히라"

"'尹 고발 사주' 국정조사 해야" 58.7%..야당 지지자도 찬성이 많아

10일 오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고발 사주' 사건 압수수색 과정에서 국민의힘 대선주자 윤석열 후보가 결국 피의자로 입건된 사실이 알려졌다. 

국민의힘 대선주자 윤석열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금천구 즐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 시그널 면접'에 참석하기 위해 차량에서 내려 걸어가고 있다. 사진=뉴스1화상
국민의힘 대선주자 윤석열 후보의모습

공수처가 윤석열 후보를 손준성 검사에게 범행을 지시한 피의자로 특정한 걸로 확인되면서 여당은 윤석열 검찰과 국힘의 게이트로 보고 공세를 가하고 있다. 이날 공수처는 윤 후보가 고발장 작성과 국힘에 고발을 사주하도록 지시한 것을 범죄사실로 특정했다.

김웅 국힘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 앞에서 취재진에게 '윤석열·손준성이 피의자로 적시되었느냐'는 질문에 "저는 그렇게 확인한 것이 맞다"라고 말했다. 어떤 혐의인지에 대해서는 “나중에 설명하겠다”라고 답했다. 앞서 김 의원은 사무실에서 공수처 검사가 제시한 범죄사실요지서를 확인했다.

김 의원은 "윤석열 전 총장이 지시한 거라고 범죄사실이 돼 있는데"라면서 "지금 와서 황당무계한 불법수색을 하는 건 김진욱 공수처장이 지시한 게 아닌지 수사해서 밝혀야 한다"라고 도로 역공을 폈다.

취재진이 "윤석열 후보가 지시했다고 적시돼 있나", "혐의가 5가지 있다고 들었는데 사실인가" 등의 질문엔 "그 내용을 다 말씀드리긴 어려운 것 같다"라면서 입을 다물었다.

공수처는 이날 오전 국회를 찾아 10시쯤 김웅 의원실 압수수색을 개시했다. 자택과 차량 등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공수처 수사3부 소속 허윤 검사 등 6명이 의원실을 찾아 영장 집행에 나섰으나 김 의원은 현장에 없었다.

공수처 수사관들이 의원실 보좌관에게 영장을 보여준 뒤 압수수색을 실시했으나 국힘 의원들이 당사자인 김 의원에게 영장을 고지하지 않은 점을 항의하면서 압수수색을 중단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12시20분쯤 의원실에 도착해 자신에게 고지 없이 압수수색이 이뤄졌다면서 의원회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완전한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법적대응을 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김웅 의원이 10일 공수처로부터 '검찰 고발 사주' 와  관련해 압수수색을 당하고 있는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자신의 의원실 앞으로 나와 기자들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웅 의원이 10일 공수처로부터 '검찰 고발 사주' 와  관련해 압수수색을 당하고 있는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자신의 의원실 앞으로 나와 기자들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고발 사주 건과 관련해 윤석열 검찰과 국힘이 합작한 '정치공작 게이트'로 규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특히 윤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검찰권력을 사유화해 정치공작을 시도했다는 논란의 한복판에 섰다는 점에서 이번 수사가 대선 정국에서 중대한 변환점이 될 전망이다.

이소영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을 통해 "자발적 해명으로도 밝혀질 수 있었던 진실은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으로 귀결되게 됐다"라며 "국민의힘과 김웅 의원 자신이 자초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사건은 대한민국의 검찰이 야당과 합작하여 선거개입과 정치공작을 시도하려 했던 '헌법파괴적인 게이트 의혹'"이라며 "그 사건의 제보자와 전달자, 실행자는 모두 국민의힘의 현직 의원과 주요 관계자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변인은 국힘을 향해 "공당으로서 '물타기와 꼬리 자르기'가 아닌 진상규명에 적극 나서야 한다"라며 "의혹이 사실이라면 국민의힘은 '정치검찰의 국회출장소'에 불과한 '검찰의 하청정당'이 되고, 헌법유린의 주인공이 될 판이다. 더 이상 가당치 않은 '야당탄압'을 운운할 것이 아니고, 수사에 협조하고 진실을 밝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힘 대권주자들의 비판도 나왔다. 원희룡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압수수색까지 당한 김웅 의원은 인생을 걸고 사태의 관계자 실명, 사실관계 전부를 공개하라"며 "김 의원의 기억 안난다는 말 때문에 정권교체가 얼마나 위태로워졌는지 안보이나"라고 힐난했다.

홍 후보도 페이스북에서 윤 후보를 겨냥해 "최근 낯 뜨거운 고발 사주 의혹 사건 연루자로 보도되는 분이 특정 캠프에 속해 있다"라며 "각 캠프에 나가 있는 국회의원은 핵심 요원만 남고 국회로 돌아가 국정감사에 전력을 다해주길 바란다"라고 일갈했다.

한편 '윤석열 청부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 연령대와 야권 지지자들도 국정조사를 찬성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날 알앤써치는 MBN·매일경제 의뢰로 지난 7~8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35명에게 '고발 사주' 의혹 국정조사 필요성에 대해 조사한 결과 찬성은 58.7%, 반대는 20.3%로 각각 집계됐다.

공수처에 따르면 윤 전 총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무상 비밀누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공직선거법 위반 등 4개다. 무소불위로 휘두르던 검찰 총수에서 대권을 위해 사퇴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본인은 물론 장모와 배우자까지 모두 피의자 신분으로 전락한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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