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관비 절감 및 서비스 개선, 신규 사업 확대 등 긍정적
4월 취임 권길주 사장 어깨 가벼워져 … 하반기 성장은 두고 봐야

[서울=뉴스프리존]이동근 기자=하나카드가 올해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를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내부 판관비는 축소하고, 사업 체질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올해 상반기에 연결기준 1421억 8201만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652억 9128만 원) 대비 2배 이상(117.8%↑)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만 해도 더 높은 순이익을 기록했던 우리카드(1214억 3400만 원)를 넘어섰다.

2분기 순이익만 살펴도 696억 6817만 원으로 전년 동기(350억 305만 원) 대비 2배 가까이(99.0%↑) 증가했다.

단일 실적으로 보면 상반기 순이익은 1419억 7883만 원으로 전년 동기(649억 5392만 원) 대비 2배 이상(118.6%↑) 성장했고, 2분기 순이익도 693억 3013만 원으로 전년 동기(344억 5132만 원) 대비 약 2배(101.2%↑) 커졌다.

하나카드 로고 /ⓒ하나카드

이 같은 실적에 대해 시장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보복소비가 본격화 됐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즉, 코로나19 초기 카드 사용을 줄였던 소비자들이 다시 예전처럼 소비를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하나카드의 경우 타사에 비해 증가율이 유난히 높았으며, 2020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확산이 시작됐다는 점에 비춰보면 지난해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336억 7919만 원) 대비 93.9% 증가한 바 있어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자체적인 비용절감 효과가 컷던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하나카드의 판매관리비는 984억 5826만 원으로 전년 동기(1046억 5685만 원) 대비 5.9% 감소했으며, 2분기에도 판관비는 503억 1808만 원으로 전년 동기(510억 3171만 원) 대비 1.4% 줄었다.

하나카드는 카드발급 등 기존 은행에 위탁하던 대면업무를 온라인으로 전환해 수익구조 효율화를 꾀하는 한편, 카드사 중 유일하게 체크카드 발급 시 수수료 2000원을 부과하는 등 비용 절감에 애써 왔다. 다만 체크카드 발급 수수료는 신규는 제외되며, 추가 재발급 고객에게는 발급 후 다음 달 말까지 1만 원 이상 이용하면 수수료를 캐시백 해준다.

자체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의 간편결제 플랫폼인 '하나원큐페이'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결제 기능 외에도 송금, 뱅킹, 소비진단, 자산관리 등 기존 오프라인에서 금융회사가 제공하던 서비스를 구현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이어 9월 초부터는 오픈뱅킹 '내 계좌조회 및 송금하기' 서비스를 통해 타사의 은행·증권·카드 앱 설치 없이 계좌관리 및 입출금, 타 카드사의 내 카드 정보 및 청구금액 등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추후 마이데이터, 마이페이먼트, 종합지급결제 서비스 등도 하나원큐페이에서 제공할 계획이다.

올해 초에는 자동차 할부금융 상품을 시작하기도 했다. 이 상품은 하나카드로 차량구매 금액을 결제 하고 최대 60개월까지 할부 형태로 나누어 상환할 수 있는 상품 '오토할부'와 국산차 및 수입차 모든 판매점에서 이용할 수 있는 '오토론' 2가지로 운영된다.

지역자치단체와 협업을 통한 카드형 지역화폐 도입도 눈길을 끈다. 최근에는 경북 구미시에서 카드형 지역화폐 '구미사랑카드' 서비스에 NH농협은행, DGB대구은행, 새마을금고와 함께 참여했다.

지난 5월 발행된 대전광역시 지역화폐 '온통대전'의 운영 대행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나카드는 공개 입찰에서 10점이 넘는 점수 차로 코나아이, NH농협은행, KIS정보통신을 제치고 선정됐다.

최근에는 금융위원회로부터 개인이 보유한 선불전자지급수단(포인트 등)을 기반으로 체크카드를 발급하고, 신용카드가맹점에서 선불전자지급수단 잔액 내에서 결제하는 '포인트 기반 체크카드 발급 서비스'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기간이 늘어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원래 체크카드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금융거래계좌 간에 이체하는 등의 방법으로 결제가 이루어져야 하지만, 금융거래계좌에 직접 연결되지 않고도, 선불전자지급수단 계정과 연결된 체크카드 발급이 가능하도록 한 특례가 2023년 10월 1일까지 연장됐다.

최근 본허가를 받은 마이데이터 사업 준비에도 한창이다. 하나카드는 SK텔레콤의 클라우드 컨테이너 관리 솔루션 'TACO'를 기반으로 마이데이터를 구축해 관리 최적화와 사업 대상 확대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올해 하반기 이후에도 호실적을 이어 나갈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특히 내년부터 내년엔 금리인상과 더불어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 등 악재가 겹쳐 카드사 전반적으로 성장이 정체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카드는 8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BC카드) 중 가장 높은 순이익 증가율을 기록하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다만, 올해 하반기 이후부터는 사업 다각화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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