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8월 경매분석 보고서 발간
"검증안된 신진작가 가파른 상승세 경계필요"

[서울=뉴스프리존]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대표 이호숙·정준모. 이하 ‘센터’)가 ‘8월 국내 메이저 경매 결과 보고서’를 발간했다. 8월 24일과 25일 연이어 개최된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의 경매 결과 분석한 보고서다.

서울옥션과 케이옥션 메이저 경매의 총 낙찰금액은 각각 203억원, 92억원으로 총 295억원을 달성하였다, 총 322점 중 출품 취소 6점, 유찰 43점, 낙찰 273점으로 낙찰률은 86%를 기록했다. 이는 7월 메이저 경매 대비 약 40억 상승된 매출액이고, 낙찰률은 비슷한 수준이다.

이우환의 ‘EAST WINDS’, 자체 기록 및 생존작가 최고가 경신으로 가격 재상승 동력 마련

예상을 뛰어넘은 경합을 보인 작품은 이우환의 ‘East Winds’(Lot #66, East winds, 1984, Oil and mineral pigment on canvas, 224.0☓181.0cm)로 20억 선에서 출품되었으나 31억의 최종 낙찰가를 기록하여 가격 상승치가 한계점에 이르렀다는 회의적인 시각과 시장의 우려를 상쇄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센터에 따르면 이우환은 출품작 20점 중 17점이 거래되어 낙찰률 85%를 기록했다. 이 중 상한가를 넘어서는 경합을 이룬 작품은 5점, 하한가선에서 낙찰된 작품은 12점으로 추정가에 대한 부담이 컸던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옥션에서 최고가 31억을 기록한 이우환의 ‘East winds(1984)’는 작가의 자체 최고가 기록이자 국내 생존 작가 중 최고가 기록이다. 이 작품은 2019년 10월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172만달러(한화 약 20억)에 낙찰된 작품으로 불과 2년 여 만에 55%의 수익률을 만들었다. 이전까지 이우환 최고가 기록은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2012년에 작성된 ‘From Point(1977)’로 2.2M(한화 약 25억 수수료 포함)이다.

이우환의 '동풍(East Winds)' (사진=서울옥션)
이우환의 '동풍(East Winds)' (사진=서울옥션)

김환기 추상 경합 없이 하한가에 낙찰, 로컬 작가의 상승 잠재력 한계 우려
매물 부족으로 동일 작품이 경매에 재 출품 되는 상황 주목해야

이번 경매의 최고 낙찰가 작품은 서울옥션에서 출품된 김환기 전면점화(Lot #53, 김환기, 1-Ⅶ-71 #207, 1971, Oil on cotton, 170.0☓91.5cm)로 경합 없이 하한가인 40억에 낙찰되었다.

센터는 김환기의 본격작품이 시장에 매물로 나올 수 있는 확률은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가격대는 최고점에 있다고 분석했다. 김환기의 본격작품을 구매하려면 최소한 수십억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고, 이러한 예산으로 미술품을 구매할 수 있는 국내 구매 수요는 손꼽을 정도에 불과하다. 김환기 시장이 해외로까지 확대되지 않는 한 현 가격선을 뚫고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우환의 시장과 비교되는 지점이다.

김환기 1-Ⅶ-71 #207 (사진=서울옥션)
김환기 1-Ⅶ-71 #207 (사진=서울옥션)

단색화 주요작가 전반적인 보합세

김창열은 총 16점 출품, 1점 취소, 2점 유찰로 낙찰률 87%를 기록했다. 하한가를 넘어선 낙찰작품은 9점, 상한가를 넘어선 작품은 1점이었다. 또한 박서보의 작품은 총 9점 출품, 2점 취소, 1점 유찰로 약 86%의 낙찰률을 기록했다. 그의 낙찰가를 들여다보면 하한가 선에서 낙찰된 작품은 4점, 상한가를 넘어선 작품은 없었다. 센터는 2021년 1월부터 지속적인 가격의 상승치가 반영된 추정가에 대한 부담이 확실히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윤곽이 드러나는 단색화 NEXT 작가군

이번에 출품된 이강소, 이건용, 이배, 하종현 등의 평균 낙찰률은 91.5%이다. 박서보, 이우환, 정상화 등 주도 작가군을 따라가기가 버거운 수요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다음 작가군을 주목하고 있다. 이들의 가격과 낙찰률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시장에 매물로 나올 수 있는 대기물량이 있는 상태이다. 이들은 단색화 주도작가군 대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가격을 유지하고 있어 좋은 작품을 선별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여유가 아직 남아있다. 센터는 최고 수준의 작품이 더 이상 시장에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지만, 가격이 최고치 수준으로 책정 되고 있는 단색화 주도주들과 대비해 최고 수준의 작품을 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기회로 시선을 다음 주자로 돌릴 타이밍임을 전망했다.

모래 위에 지은 집... 위태로운 신진작가의 가파른 가격 상승

신진작가에 수요가 몰리는 현상은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으로 국내와 마찬가지로 해외 전문가들 역시 투기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현재 가격 상승이 전개되고 있는 인기 있는 작가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이들 작가가 현재 만들어지고 있는 가격을 지켜낼 수 있는 작가인가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하는 시점에 다다른 까닭이다.

가파른 가격 상승을 보이고 있는 작가 중 눈에 띄는 우국원과 문형태는 작가 경력과 제도권에서의 평가, 소장처, 향후 활동 및 전망 등이 뚜렷하지 않은 상태로 앞으로의 행보에 따라서 어떤 변화요인이 발생할지 알 수 없는 여전히 불확실한 작가이다. 이런 작가군은 그 불확실성이 전제가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부터 시작하여 활동에 따른 평가와 함께 가격 상승이 완만하게 형성되면서 거래가 되는 것이다.

어떤 기조가 원인이 되어 촉발된 가격 랠리로 수요가 몰리고 가격이 수직 상승되는 이 시점에서는 위험성을 감지하고 경종을 울려야 할 필요가 있다. 이들이 이 가격을 버텨낼 수 있는 작가인가. 경합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 문제의식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2006, 7년 가파른 상승을 겪어본 경험자들은 그 때와 상황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센터는 이 상황을 처음 경험하는 신규 수요는 지난 호황과 과열 그리고 수직 낙하하던 그 시장에 대해서 알아보고 전문가의 의견에 귀 기울여 볼 시점이라고 권고했다.

이밖에도 쿠사마 야요이, 데이비드 호크니 등의 에디션 작품이  뚜렷한 국내외 가격 편차를 보여주고 있어 국내에서만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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