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배당, 무상교복. 공공산후조리원. 친환경 무상급식 등' vs "학교는 밥 먹으러 가는 곳 아니다"

[ 고승은 기자 ]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 사이에는 크게 대비되는 부분이 있다. 이재명 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재임했을 당시와, 홍준표 의원이 경남지사로 재임했을 당시 모습 때문이다. 이재명 지사가 오랜 난관을 뚫고 공공병원인 성남시의료원을 건립하는데 앞장선 반면, 홍준표 의원은 멀쩡히 있던 백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진주의료원을 폐쇄했다는 것이다. 

또 이재명 지사가 청년배당·무상교복·공공산후조리원 등의 자체적 복지정책과 '친환경 무상급식'을 추진·시행한 반면, 홍준표 의원은 "학교는 밥 먹으러 가는 곳이 아니다"라면서 당시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던 '무상급식'마저 중단하며 거센 파동을 일으켰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홍준표 의원을 향해 "시민들이 피해를 보건 말건 민간업자가 과도하고 부당한 수익을 내는 것을 모른 척 하고 내버려 둬야 한다는 말인가"라고 일갈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는 홍준표 의원을 향해 "시민들이 피해를 보건 말건 민간업자가 과도하고 부당한 수익을 내는 것을 모른 척 하고 내버려 둬야 한다는 말인가"라고 일갈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홍준표 의원은 성남시 대장동 개발현장을 찾아 이재명 지사를 향해 "관련됐으면 감옥에 갈 일"이라며 저주성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지사는 24일 페이스북에서 "대장동 개발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잘못된 정책으로 민간업자들이 독식할 뻔한 개발이익을 환수해 시민들에게 돌려준 대한민국 행정사에 남을 만한 모범사례"라며 "감옥 갈 일 아니라 상 받을 일"이라고 반격했다.

이재명 지사는 "홍준표 후보 주장대로라면 시민들이 피해를 보건 말건 민간업자가 과도하고 부당한 수익을 내는 것을 모른 척 하고 내버려 둬야 한다는 말인가"라며 "정치는 민생해결, 국민의 이익을 위하고,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 최우선인데, 그렇게 하면 어떻게든 탈탈 털어 감옥 보내야 되는 나라인가? 홍준표가 대통령인 나라의 국민들은 무엇을 기대하며 살아야 하나"라고 따져물었다.

이재명의 '정치 시작' 계기는 '성남시의료원', 코로나 재난 대응에 '효과 입증'

이재명 지사는 홍준표 의원을 향해 "당대표에 도지사, 국회의원까지 지내셨는데, 국민이 위임한 공공의 권한으로 국민과 도민께 혜택을 드린 사례가 있나"라고 따져물으며 "홍준표 후보가 생각하시는 공공의 책무는 제가 생각하는 것과 전혀 다른 것 같다"고 했다. 여기서 대비되는 사례가 '성남시의료원 건립'과 '진주의료원 폐쇄'다.

이재명 지사는 "전 돈보다 국민의 생명이 중요한데, 홍준표 후보는 생명보다는 돈이 더 중요한가 보다"라며 "성남에서 친환경 무상급식을 지원할 때 경남에서는 무상급식을 포기하고 저소득층에게만 무상급식을 진행해 아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남겼다. 역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라고 직격했다.

이재명 지사의 경우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던 지난 2002년 성남시립시립병원설립추진위원회 공동대표를 맡았고, 20만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 '성남시 지방공사의료원 조례'를 시에 발의했다. 그러나 2004년 3월 성남시의회는 불과 1분도 안 되어 이를 부결시켰고, 당시 날치기 부결이라며 본회의장에서 항의했던 이재명 당시 공동대표는 '특수공무집행방해'이라는 죄목으로 경찰의 수배를 받기도 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성남시의료원 건립 건에 대해 자신이 성남시장 출마를 결심한 이유라고 밝힌 바 있다. 사진은 지난 2013년 11월 성남시의료원이 착공될 당시 이재명 지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는 성남시의료원 건립 건에 대해 자신이 성남시장 출마를 결심한 이유라고 밝힌 바 있다. 사진은 지난 2013년 11월 성남시의료원이 착공될 당시 이재명 지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지사는 이 사건이 성남시장 출마를 결심한 이유라고 밝혔다. 이재명 지사는 2006년 지방선거, 2008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두 번 연속 낙선한 뒤 2010년에 성남시장에 당선됐다. 이듬해 수정구 태평동의 옛 시청 건물을 철거한 후, 그 자리에 성남시의료원을 신설하기로 했다. 2013년 11월 성남시의료원이 착공했으나 그 과정에서의 잡음도 많았다. 

공사비가 당초 낙찰가보다 낮게 낙찰되면서, 설계 변경 부실시공 등의 논란이 일었고 시공사 부도로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성남시의료원은 2019년 2월에 준공이 완료됐고, 지난해 7월 개원식을 가졌다. 시민들에 의해 성남지역 의료원 개설 운동이 벌어진 지 18년만의 일이었다.

코로나 사태 초기인 지난해 2월 시범운영 중에 감염병전담치료병원으로 지정됐고, 그해 12월에 코로나 거점전담병원으로 지정됐다. 최근까지 중증 환자, 어린이 환자 등 3천여명을 돌봤다. 

100년 역사 한순간에 무너뜨린 홍준표, 결국 주민들 요구로 '부활' 

반면 홍준표 의원은 경남지사로 취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13년 2월 돌연 진주의료원 강제 폐쇄를 결정했다. 홍준표 의원은 처음엔 수백억원의 누적 적자 때문이라고 하다가, 이후엔 강성 노조 탓으로도 돌렸다. 

진주의료원은 1910년 9월 자혜의원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고, 1925년 경남도립 진주병원을 거쳐 1983년 경상남도 진주의료원이 됐다. 그만큼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는 병원을 한 순간에 폐쇄한 격이었다. 홍준표 의원은 이같은 폐쇄 강행으로 '의료민영화' 논란까지 불러왔다. 

홍준표 의원은 경남지사로 취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13년 2월 돌연 진주의료원 강제 폐쇄를 결정했다. 진주의료원은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유서깊은 병원이었는데, 이를 한 순간에 폐쇄한 격이었다. 홍준표 의원은 이같은 폐쇄 강행으로 '의료민영화' 논란까지 불러왔다. 사진=연합뉴스
홍준표 의원은 경남지사로 취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13년 2월 돌연 진주의료원 강제 폐쇄를 결정했다. 진주의료원은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유서깊은 병원이었는데, 이를 한 순간에 폐쇄한 격이었다. 홍준표 의원은 이같은 폐쇄 강행으로 '의료민영화' 논란까지 불러왔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서부경남 공공병원설립 도민운동본부’와 전국보건의료노조 진주의료원지부에 따르면, 정작 진주의료원 노조는 2013년 강제 폐업될 때까지 1999년 단 한 차례 파업을 했을 뿐이다. 또 진주의료원은 2008년 이후부터 2013년까지 6년 동안 임금동결 상태에, 당시 직원들의 체불 임금만 7~8개월치에 달했다. 또한 직원들이 받는 임금도 낮았고, 경영적자가 누적된 배경에는 정부의 '저수가' 정책과 진주의료원을 접근성이 떨어지는 외곽으로 옮긴 점 등에서도 비롯됐다. 

진주의료원의 폐쇄는 진주시와 사천시·남해군·하동군 등 경남 서부지역 주민들의 불편을 야기했다. 특히 2015년 '메르스 대란' 당시에는 공공의료 지원에 구멍이 나면서 필요성이 절실해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지역민들의 거듭된 요구로 진주의료원은 서부경남 공공병원이라는 이름으로 부활하게 됐다.

코로나 사태가 터진 직후인 지난해 초부터 경상남도는 진주의료원을 대신할 공공병원 설립에 착수했다. 지난 2월 새 병원의 입지로 진주시 정촌면 옛 예하초등학교 일원을 선정했으며, 경남도의 계획대로 진행되면 서부경남 공공병원은 해당 부지에 오는 2026년 8월 문을 열게 된다.

공공병원의 필요성은 전세계적인 재난인 코로나 사태 이후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재난에는 늘 저소득층-취약계층이 많은 피해를 입기에, 이들을 더욱 보호해야 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라서다. 수많은 난관을 뚫고 성남시의료원을 설립하는 데 앞장선 이재명 지사의 혜안이 옳았음이 증명되는 것이며, 멀쩡한 진주의료원을 폐쇄한 홍준표 의원의 혜안은 매우 부족했던 것이 증명된 것이다.

성남시의료원은 2019년 2월에 준공이 완료됐고, 지난해 7월 개원식을 가졌다. 시민들에 의해 성남지역 의료원 개설 운동이 벌어진 지 18년만의 일이었다. 코로나 사태 초기인 지난해 2월 시범운영 중에 감염병전담치료병원으로 지정됐고, 그해 12월에 코로나 거점전담병원으로 지정됐다. 사진=연합뉴스
성남시의료원은 2019년 2월에 준공이 완료됐고, 지난해 7월 개원식을 가졌다. 시민들에 의해 성남지역 의료원 개설 운동이 벌어진 지 18년만의 일이었다. 코로나 사태 초기인 지난해 2월 시범운영 중에 감염병전담치료병원으로 지정됐고, 그해 12월에 코로나 거점전담병원으로 지정됐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지사는 "저는 홍준표 후보가 어떤 대통령이 되고자 하시는지 잘 모르겠다"며 "사형을 하겠다, 핵공유를 하겠다는 모습에서는 위험천만한 포퓰리스트의 모습을 본다. 나라의 미래가 걱정된다. 자중하시기 바란다"라고 일갈했다. 

이재명 지사는 "제 몸에 상처가 나더라도 국민들의 삶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주저하지 않는 게 정치가, 공공이 해야 할 역할이라고 믿는다"라며 "젊은 시민운동가 이재명이 백궁정자지구 용도변경 특혜와 싸움을 시작했던 순간부터 지금까지 토건비리와 싸워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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