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의원직 사퇴' 청와대 국민청원 20만 돌파 "천박한 왕과 개념없는 왕족들 행태"

[ 고승은 기자 ] = '집행유예' 기간 중 무면허 운전, 음주 측정 거부, 경찰관 폭행 등의 혐의를 받는 장용준씨(예명 노엘)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장씨는 이미 각종 구설에 휩싸인데다 '집유' 기간에 또 사고를 친 만큼 엄중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 그의 부친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부산 사상구)에겐 아들을 잘못 가르친 책임이 있는 만큼, 장 의원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간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일 장용준씨에게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거부·무면허 운전·재물손괴), 형법상 상해·공무집행방해 등 5가지 혐의를 적용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다만 음주운전 혐의는 추가되지 않았다. 장용준 씨는 전날 서초서에 출석해 6시간가량 조사를 받았으며, ‘혐의를 인정하냐’, ‘왜 음주 측정을 거부했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집행유예' 기간 중 무면허 운전, 음주 측정 거부, 경찰관 폭행 등의 혐의를 받는 장용준씨(예명 노엘)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장씨는 이미 각종 구설에 휩싸인데다 '집유' 기간에 또 사고를 친 만큼 엄중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연합뉴스
'집행유예' 기간 중 무면허 운전, 음주 측정 거부, 경찰관 폭행 등의 혐의를 받는 장용준씨(예명 노엘)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장씨는 이미 각종 구설에 휩싸인데다 '집유' 기간에 또 사고를 친 만큼 엄중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연합뉴스

장용준 씨는 지난 18일 밤 10시 30분 경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자신의 벤츠 차량을 몰다 접촉사고를 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음주 측정과 신원 확인을 요구하자 장 씨는 이를 거부하며 경찰관의 머리를 들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용준 씨는 지난 2019년 9월 서울 마포구 인근에서 면허취소 수준의 음주상태로 자신의 벤츠 승용차를 운전하다 오토바이와 충돌하는 사고를 냈다. 그는 여기서 동승자와 자리를 바꿔치기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6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집행유예 형은 그대로 확정됐는데, 집행유예 기간(2022년 6월까지) 와중에 입건된 것이다. 당시 장씨의 면허가 취소됐기 때문에 이번엔 '무면허' 상태로 운전을 한 것이다.

경찰은 장용준 씨가 집행유예 기간에 범행을 저지른 만큼,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 장용준 씨는 지난 2017년 Mnet '고등래퍼'에 출연하며 대중에 이름을 알렸고, 그 직후 장제원 의원의 아들이라는 사실도 알려졌다. 그런데 얼마 뒤 미성년자 신분으로 성매매를 시도한 정황이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그의 음악 활동 이상으로 그가 연루된 사건사고 내용들이 언론에 수시로 오르내렸고, 자연히 장제원 의원의 이름도 소환됐다.

장제원 의원은 윤석열 대선캠프의 총괄실장을 맡고 있었으나,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에 “자식을 잘못 키운 아비의 죄를 깊이 반성하며 자숙의 시간을 가지겠다”며 캠프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장제원 의원에 대한 비판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장용준 아버지 장제원 국회의원직 박탈을 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은 게시된 지 8일 만인 1일 청와대 공식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돌파했다. 

장제원 의원은 자신의 아들이 음주운전 및 운전자 바꿔치기 구설수에 오르기 직전,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향해 “자신의 주위를 돌아보라, 과연 법무부 장관에 오를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라고 비난을 퍼부은 바 있다. 결국 자녀와 관련한 구설수가 있는 이는 장관이나 국회의원과 같은 공직자가 될 자격이 없다고 한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장제원 의원은 자신의 아들이 음주운전 및 운전자 바꿔치기 구설수에 오르기 직전,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향해 “자신의 주위를 돌아보라, 과연 법무부 장관에 오를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라고 비난을 퍼부은 바 있다. 결국 자녀와 관련한 구설수가 있는 이는 장관이나 국회의원과 같은 공직자가 될 자격이 없다고 한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청원인은 "장제원 의원의 아들 노엘 장용준의 계속되는 범죄행위는 장제원 의원이 아버지로서 그 책임이 없다고 보여지지 않는다"며 "장용준이 이런 행위를 저지를 수 있었던 자신감은 그의 국회의원 아버지 장제원이 존재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고 직격했다. 그는 "지난 장용준의 범죄 행위에 대한 처벌이 집행유예가 나왔다는 것에 대해서도 국회의원 아버지가 없었다면 그런 선고가 내려질 수 있었을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장제원 의원의 부친은 동서학원을 설립한 고 장성만 전 국회부의장이며, 그의 형은 장제국 동서대 총장이다. 장제원 의원은 이처럼 '사학재단'을 배경에 둔 이른바 '금수저' 정치인이라고 할 수 있다. 

청원인은 장제원 의원을 향해 "과거와는 다르게 지금에 와서는 음주운전은 살인행위라는 인식이 당연시 된 요즘 자기 아들의 계속 되는 살인 행위에 대해 반성하고 바로잡지 않고 뻔뻔스럽게 대중앞에 나와 자신은 전혀 흠결이 없는 것처럼 다른 정치인들만 비난하고 있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도저히 품격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천박한 행위라고 생각한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청원인은 "일반인이나 연예인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 그의 가족들과 지인들까지도 말과 행동을 조심하고 숨죽이며 지내고 있으며 말한마디 잘못하면 뉴스와 여론에 의해 매장 당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장제원 의원이나 그의 아들 장용준의 행동은 제국주의 시대에 천박한 왕과 개념없는 왕족들의 행태 같아 화가 난다"고 일갈했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학생들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경찰서 인근에서 장용준(노엘)씨에 대한 구속을 촉구하는 모습. 장용준 씨는 지난 18일 밤 10시 30분 경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자신의 벤츠 차량을 몰다 접촉사고를 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음주 측정과 신원 확인을 요구하자 장 씨는 이를 거부하며 경찰관의 머리를 들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학생들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경찰서 인근에서 장용준(노엘)씨에 대한 구속을 촉구하는 모습. 장용준 씨는 지난 18일 밤 10시 30분 경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자신의 벤츠 차량을 몰다 접촉사고를 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음주 측정과 신원 확인을 요구하자 장 씨는 이를 거부하며 경찰관의 머리를 들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이같은 파장에 이른바 '노엘 방지법'도 발의됐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광산을)은 1일 경찰의 음주측정 요구에 불응하면 처벌을 강화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음주측정 거부와 혈중알코올농도 0.2% 이상 음주운전의 처벌 수위가 같아지며,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공교롭게도 장제원 의원도 지난 2008년 11월 같은 취지의 법안을 발의했으며, 이듬해 국회를 통과해 공표된 바 있다. 당시 그가 대표발의한 법안에는 음주운전자가 경찰의 측정에 응하지 않을 경우, 종전에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던 것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장제원 의원은 당시 “음주운전자의 손에 맡겨진 자동차는 더 이상 이동수단이 아닌 일종의 살인도구나 마찬가지”라며 "불특정 다수의 생명을 위협하는 범죄 행위인 음주운전이 근절되도록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아들이 '음주측정 거부' 건에 걸리고 만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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