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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립미술관 볼탕스키 첫 유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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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립미술관 볼탕스키 첫 유작전
내년 3월 27일까지... 초기작부터 최근작 망라
전시준비중 지난 7월 타계...마지막 예술여정
  • 편완식 기자
  • 승인 2021.10.19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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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프리존]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지난 7월 타계한 크리스티앙 볼탕스키의 국내 최대 회고전이자 첫 유작전이 부산시립미술관(관장 기혜경)에서 내년 3월 27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볼탕스키가 타계하기 전 작품선정, 공간 구성, 전시 디자인까지 마친상태였다. 그의 예술적 행로를 확인할 수 있는 초기작에서부터 최근작까지 총 43점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황혼
황혼
기침하는 남자
기침하는 남자

볼탕스키가 직접 한글로 디자인한 ‘출발(Départ)’, ‘도착(Arrivée) 그리고 ’Après(그 후)‘가 출품된다. 인생의 시작과 끝, 그리고 그 이후의 의미를 담고 있는 텍스트로 볼탕스키의 철학을 함축적으로 드러내는 키워드다. 그가 전 생애에 걸쳐 던졌던 질문인 ’삶과 죽음‘에 대한 이정표적 상징이다.

죽음에 대한 개념을 보다 구체화한 작품인 ’기념비(Monument)‘는 볼탕스키를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은 작품이다. 일반적으로 쇼아(Shoah)로 희생된 어린이의 사진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이 시리즈의 주제는 ‘어린 시절의 죽음’이다.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 안의 어린이는 죽을 수밖에 없다. 수집된 사진을 재촬영하여 탄생한 가공된 인물들은 작은 백열등과 주석 액자 틀에 담겨 새롭게 배열되어 있다. 종교적인 분위기마저 감도는 이 시리즈에서 작가가 가지고 있는 사진에 대한 철학이 드러난다. 사진이 가지고 있는 실재와의 간극을 활용해 관객에게 더 많은 ‘상상력’을 부여하고 있다. 볼탕스키가 작품에서 사진은 ‘레디메이드’라고 스스로 이야기하는 이유다.

심장
심장
그림자 연극
그림자 연극

작품 '저장소: 퓨림 축제(La Fete du Fourim)'의 사진은 1939년 파리의 이디시(유대인) 학생들을 찍은 사진을 사용했다. 부림절은 BC 5세기에 페르시아 통치자들로부터 유대인들이 목숨을 구한 사건을 기념하는 날이다. 유대인들은 부림절에 선물을 교환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자선을 베풀며 즐기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 볼탕스키는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1939년, 유대인 어린이들의 불안정한 상황을 이 작품으로 대변하고 있다. 볼탕스키는 무고하게 죽은 이에게 성인의 지위를 부여하고 그들의 죽음을 추모한다.  의도적으로 확대되어 희미해진 초상 사진은 작품의 의미망을 구성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볼탕스키는 1969년 아방가르드 단편영화 '기침하는 남자(L'Homme qui tousse)'라는 작품을 발표했다. 좁은 방안에 앉아 기침하며 피를 토해내는 인물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 작가의 초기작이자 당시 여러 영화제에 출품되어  볼탕스키라는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된 계기가 된 작품이다.

아니미타스
아니미타스

인형들의 그림자를 이용해 ‘죽음’을 상기시키는 '그림자(Ombres)' 시리즈도 출품된다.  볼탕스키는 1984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있는 벤스터화랑(Galerie't Venster)에서 '그림자 연극(Theatre d'Ombres)'을 처음 선보였다. 철사와 종이로 인간 형상이나 죽음을 상징하는 해골을 만들고, 환등기에 의해 투영되는 그림자를 벽면에 투사한 작품이다. .선풍기 바람을 이용해 움직임을 부여함으로써 더욱더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심장(Cœur)'은 2005년에 제작한  작품이다.  심장은 모든 문화권에서 생명의 상징이다. 작가 자신의 심장소리가 사운드로 구현되어 있고 한 개의 전구는 심장박동 소리를 더욱 더 증폭시킨다. 관객은 작가의 심장 소리와 방의 벽면에 무작위로 걸린 검은 거울들에서 강렬한 인상을 받게 된다.

유대인 학살과 관련된 작품 '카나다'는 1988년 토론토 이데싸 핸데레스 미술재단(Ydessa Hendeles Art Foundation)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카나다’는 억류된 유대인의 개인 소지품을 남겨 둔 창고에 나치가 붙인 이름이다.  이 시리즈를 통해 작가는 옷이라는 새로운 요소를 도입하게 된다.

.볼탕스키는 "사진과 옷의 공통점은 현존인 동시에 부재를 의미한다. 둘은 객체이자 주체에 대한 추억의 유품 또는 기억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옷은 이후 본격적인 재료로 활용되기 시작하였고 대형설치 작업으로 진화하게 된다. 됩니다.  이번 전시에선 1988년에 제작된 작품을 재제작 했다.

2014년 작품 '아니미타스(Animitas Chill)'는 러닝타임 13시간의 영상작품이다.. 비디오 화면에 나타나는 풍경은 평균해발 2,000m로 지구상에서 가장 건조한 지역인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이다. 아타카마는 별자리가 가장 선명하게 보이는 곳이기도 하다. 사막에서  수백 개의 방울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이 방울들은 볼탕스키가 태어난 날을 기준으로 별자리에 맞춰 배치되었다.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의 독재 하에 살해된 수천 명의 정치범이 이곳에 묻혔고, 많은 사람들의 유해가 오늘날까지 행방불명 상태다.

2020년 작품 '잠재의식(Subliminal)'에선 십자모양으로 배열된 4개의 스크린에 더없이 평화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초원의 사슴, 일몰, 눈 덮인 숲, 새떼의 영상이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20세기의 잔혹 행위에 대한 영상이 숨어 있다. 순간적으로 지나가는 베트남 전쟁과 쇼아의 이미지가  평화로운 풍경과 오버랩 되어 있는 작품이다.

저장소-퓨림 축제
저장소-퓨림 축제

작품 ''황혼(Crépuscule)'은 전시기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165개의 전구가  매일 하나씩 꺼지게 설정되어 있다. 처음에는 아주 밝게 시작되어 마지막에는 완전히 암전이 되는 작품이다..  지나가는 시간과 존재의 가벼움에 대한 작가의 철학이 담겨있다.

설치작품 '설국(Pays de Neige)'은 하얀 천들이 겹겹이 뒤엉킨 채 바닥에 산처럼 쌓여져있다. 생체 신호를 상징하는 천장의 LED조명과 병상의 침대시트를 연상하게 되는 흰색 천 무덤은 전 세계를 팬데믹으로 빠져들게 한 코로나 상황을 암시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죽음은 더이상 멀리 있는 것이 아닌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와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잠재의식
잠재의식

볼탕스키는 1944년 나치에서 해방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파리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유대인 혈통의 의사였고 어머니는 작가였다. 작가의 어린 시절은 전쟁의 상흔으로 가득했다. 초등학교 시절 친구에게 따돌림을 받으면서 유대인에게 가해지는 냉혹한 현실을 경험하게 된다.  이로 인해 11살에 초등학교를 중퇴하고 유대인 특유의 가내 교육을 받았다. 파리에 있는 아카데미 줄리앙(Acadé mieJulien)과 그랑드 쇼미에르(Grande Chaumière)에서 짧은 기간 제도교육을 받았을 뿐이다.

볼탕스키는 1958년부터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사진, 양철, 옷 등 생활에서 쉽게 발견 할 수 있는 소재를 작품에 차용하여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해왔다. 그는 전쟁을 직접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쇼아(Shoah,홀로코스트)라는 트라우마 속에서 어린 시절부터 ’죽음‘을 접하게 된다.

사진예술가, 설치작가, 비디오아티스트, 그리고 가장 위대한 프랑스 현대 예술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볼탕스키는 이번 부산시립미술관 전시 디자인을 모두 마치고 지난 7월 14일 수요일, 76세의 나이로 영면했다.

부산시립미술관 기혜경 관장은 “볼탕스키의 갑작스러운 타계로 여러 나라에서 예정 중이던 작가의 전시 대부분이 취소되었지만,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진행 중이던 작가의 회고전만큼은 어렵게 성사될 수 있었다.”며 “볼탕스키의 마지막 예술적 영혼이 들어간, 다시는 볼 수 없는 전시”라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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