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얄팍한' 눈속임 작전? 한준호 "이렇게 허술할리가, 상대를 웃겨죽이려는 고도의 계획일지도"

[ 고승은 기자 ] =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논란에 휩싸인 배우자 김건희씨(코바나컨텐츠 대표)의 신한금융투자 주식계좌 일부를 공개하며 '결백'을 주장했으나, 정작 핵심 내용은 줄줄이 빠진 것으로 드러나며 얄팍한 '눈속임'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결백을 입증하려면 복수의 계좌를 전부 공개하는 것이 상식이다. 또 주가조작 의혹이 제기되는 핵심 시기는 쏙 빠진데다 또 한 계좌 내역의 전체도 아닌 그 중의 '일부'만 선별해서 공개하는 등 스스로가 의혹을 더 키우는 셈이다. 표적으로 삼은 상대는 조국 전 장관 일가처럼 사정없이 털면서, 자기 자신에게는 매우 관대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논란에 휩싸인 배우자 김건희씨의 신한금융투자 주식계좌 일부를 공개하며 '결백'을 주장했으나, 정작 핵심 내용은 줄줄이 빠진 것으로 드러나며 얄팍한 '눈속임'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논란에 휩싸인 배우자 김건희씨의 신한금융투자 주식계좌 일부를 공개하며 '결백'을 주장했으나, 정작 핵심 내용은 줄줄이 빠진 것으로 드러나며 얄팍한 '눈속임'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총장 측은 20일 페이스북에 김건희씨 명의의 신한금융투자 주식계좌 거래내역 23장을 공개했다. 골드만 삭스 출신이라는 이모씨가 주식전문가라고 해서 2010년 1월 14일 신한증권 계좌를 일임했고, 그날부터 2월 2일까지 '약 20일간' 거래 내역을 공개한 것이다.

윤석열측 법률팀은 "김건희씨가 윤 후보와 결혼하기도 전에 '주식전문가'로 소개받은 사람에게 거래를 맡겼다가 손해를 보고 회수한 것이 사실관계의 전부"라며 "불과 4개월간 주식거래를 일임했다가 손실을 본 것"이라고 밝혔다. 즉 김건희씨는 4천만원 손실을 봤고, 주가조작 공범이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부인한 것이다.

홍준표 의원은 20일 대구MBC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 이뤄졌던 건 2011년과 2012년인데, 2010년 계좌를 공개했다"고 지적하자, 윤석열 전 총장은 "(주식계좌 위탁 관리를 맡긴) 이모씨와의 관계가 2010년 5월에 정리돼 그 부분을 공개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재명 경기지사의 열린캠프 대변인을 지낸 현근택 변호사는 페이스북에서 윤석열 전 총장 측이 공개한 증권계좌 내역에 대해 "네 가지 문제점이 보인다"고 직격헀다. 

현근택 변호사는 우선 "입출금 내역 전부(62장)를 출력한 상태에서 도이치모터스 관련 거래만 선별(23장)하여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방식은 중간에 편집될 가능성이 있다. 처음부터 도이치모터스 관련 거래만 선택하여 전부 출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스타파' 보도를 보면, 도이치모터스의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시기는 2010년 말이며 2011년 3월 정점을 찍었다. 윤석열 전 총장 측이 공개한 김건희씨의 계좌내역엔 해당 시기는 전혀 기록돼 있지 않다. 사진=뉴스타파 방송영상
'뉴스타파' 보도를 보면, 도이치모터스의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시기는 2010년 말이며 2011년 3월 정점을 찍었다. 윤석열 전 총장 측이 공개한 김건희씨의 계좌내역엔 해당 시기는 전혀 기록돼 있지 않다. 사진=뉴스타파 방송영상

현근택 변호사는 두 번째로 “거래내역을 공개할 때 다양한 편법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며 “2011년~2012년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본격적으로 가격이 오른 시기의 계좌내역을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뉴스타파' 보도를 보면, 도이치모터스의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시기는 2010년 말이며 2011년 3월 정점을 찍었다.

현근택 변호사는 세 번째로 "주가조작과 손해는 별개"라며 "주가조작에 참가한 사람 중에서 이익을 보는 사람은 극소수이고 대부분은 손해를 보게 된다. 손해를 봤다고 주가조작을 하지 않았다고 할 수가 없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현근택 변호사는 네 번째로 "주식은 얼마에 팔았나"라며 "2010년 5월 20일 기준으로 4천만원 손해라고 했는데, 당시에 주식을 팔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언제 얼마에 팔아서 수익은 얼마나 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망언제조기 윤석열 후보 정말 자질부족"이라며 "주가조작이 있었던 2011년도부터 이후 계좌를 내놔야지. 2010년 위임했다 큰 손해보고 이후에 안되겠다 생각해 주가조작을 통해 큰 돈 벌었다는건지. 매번 뭘 주장하는지, 늘 모르겠다"라고 힐난했다.

한준호 의원은 "그래도 일관성은 있다. 현실감각 떨어지는 건"이라며 "그래도 전 검찰총장이 이렇게 허술할리가 이건 상대를 웃겨죽이려는 고도의 계획일지도"라고 비꼬았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배우자인 김건희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논란에 휩싸여 있다. 주가조작 사건으로 막대한 차익을 봤다는 논란이다. 사진=뉴스타파 방송영상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배우자인 김건희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논란에 휩싸여 있다. 주가조작 사건으로 막대한 차익을 봤다는 논란이다. 사진=뉴스타파 방송영상

해당 건을 탐사취재한 홍사훈 KBS 기자는 21일자 기사를 통해 "경찰 내사보고서에는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회장이 김건희씨를 주가조작 선수라고 불렸던 이모씨에게 소개시켜줬고, '2010년 2월 초순 경' 김건희씨의 신한증권 계좌와 현금 10억원을 일임했다고 적시돼 있다"고 지적했다.

홍사훈 기자는 "언론이 의심하는 시점은 경찰이 내사보고서에서 밝혔듯이 2월 초순 이후 거래내역이다. 경찰 내사보고서엔 2010년 2월부터 약 7개월간 걸리지 않게하기 위해 주식을 소액으로 사고 파는 이른바 '구렁이작전'이 진행됐고, 본격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시점은 2010년 10월부터라고 적시돼 있다"고 강조했다.

홍사훈 기자는 "2009년 5월 20일 도이치모터스의 모회사격인 두창섬유로부터 '블록딜' 즉, 장외거래로 도이치모터스 주식 24만 8천주를 사들인 대주주였다"라며 "증권계좌는 은행계좌처럼 같은 증권사라도 한 사람이 여러개 보유할 수 있다. 그냥 시원하게 김건희씨가 보유했던 도이치모터스 주식 24만 8천주의 잔고내역 변동을 보여주면 어떨까? 이것도 증권사에 요청하면 뽑아준다고 하더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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