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행 7년 만에 메이저리그 데뷔, '리빌딩' 팀에서 주전 도약할 수 있을까?

[ 고승은 기자 ] = 미국 프로야구(MLB)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소속인 박효준이 자신의 롤모델에 대해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변함없이, 추신수 선배"라고 강조했다. 올해 메이저리그 생활을 사실상 정리하고 SSG 랜더스에서 뛰고 있는 추신수는 한국인 최고의 메이저리그 타자였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박효준은 26일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추신수 선배가 (마이너리그 있을 땐)더 열악했을텐데 그걸 다 이겨내고 좋은 업적들을 쌓고 좋은 선수가 됐다"며 "그게 제가 되고 싶은 롤모델이고, 추신수 선배처럼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서 한국에서 야구하는 것도 보면 굉장히 멋있고 존경스런 부분도 많은 듯하다"고 말했다.

미국 프로야구(MLB)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소속인 박효준이 자신의 롤모델에 대해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변함없이, 추신수 선배"라고 강조했다. 올해 시즌을 마치고 귀국한 박효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미국 프로야구(MLB)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소속인 박효준이 자신의 롤모델에 대해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변함없이, 추신수 선배"라고 강조했다. 올해 시즌을 마치고 귀국한 박효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박효준은 야탑고 시절이었던 지난 2014년 뉴욕 양키스와 계약금 116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하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국내 구단으로부터도 많은 '러브콜'을 받았지만, 메이저리거의 꿈을 안고 미국으로 향했다. 그는 올해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내며 미국행 7년만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그는 데뷔하자마자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전격 트레이드됐고 후반기에 총 44경기 출장했다. 

추신수도 부산고 졸업을 앞둔 지난 2000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하며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는 시애틀 매리너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뛰다가 2005년 처음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그는 이듬해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 트레이드됐으며, 부상을 이겨내고 2008년부터 본격 팀의 주전 외야수로 자리잡았다. 

추신수는 2009~2010년 연속 3할과 20-20(홈런-도루) 클럽에 가입하고 '출루 머신' 역할도 하며 당시 하위권을 맴돌던 팀의 주축 선수로 자리잡았다. 그는 이후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되어 1년간 맹활약했고, 직후 FA로 풀려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1억3천만달러라는 장기계약을 맺었다. 추신수는 텍사스 시절 잦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지만, 팀내 베테랑으로서의 모범적 모습을 보여줬다. 

올해 메이저리그 생활을 사실상 정리하고 SSG 랜더스에서 뛰고 있는 추신수는 한국인 최고의 메이저리그 타자로 불린다. 추신수는 7년 동안의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 잦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지만, 팀내 베테랑으로서의 모범적 모습을 보여줬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메이저리그 생활을 사실상 정리하고 SSG 랜더스에서 뛰고 있는 추신수는 한국인 최고의 메이저리그 타자로 불린다. 추신수는 7년 동안의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 잦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지만, 팀내 베테랑으로서의 모범적 모습을 보여줬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리그를 정복하고 미국에 진출한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강정호(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등과 달리 고졸이나 대학 재학 중 미국으로 직행, 메이저리그까지 올라가 나름 이름을 알린 선수들로는 박찬호·김병현을 비롯, 서재응·최희섭·김선우 등의 사례가 있다. 최지만(템파베이 레이스)도 고교 졸업 후 바로 마이너리그로 직행, 수년 간의 고생을 거쳐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사례다. 

다만 송승준(롯데 자이언츠), 이학주(삼성 라이온즈)의 경우 팀 내는 물론 미국 전체에서도 주목하는 유망주였으나 아쉽게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한 사례도 있다. 그 외에도 많은 이들이 미국으로 직행했으나. 마이너리그 생활만 하다가 국내로 돌아온 사례도 굉장히 많다. 

박효준은 "초중고 때부터 목표설정이 뚜렷했다. 고1 때는 한국프로에 대한 꿈이 컸었으나 고2 때부터 생각이 바뀌었던 게 미국 스카우터들과 얘기하면서 제게 관심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며 "그 때 이후로 미국야구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효준은 "당시 미국행을 선택한 것은, 정말 다 0에서 시작하는 것이었기에 말 그대로 도전이었다"라며 "그런 선택에 대한 자신이 있었다. 몇년이 걸리든 메이저리거가 되겠다는 믿음이 있었고 힘든 일도 많았지만 저도 이를 통해 더 좋아질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고 계속해서 버텨나간 거 같다"고 회고했다.

박효준은 야탑고 시절이었던 지난 2014년 뉴욕 양키스와 계약금 116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하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는 올해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내며 미국행 7년만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사진=연합뉴스
박효준은 야탑고 시절이었던 지난 2014년 뉴욕 양키스와 계약금 116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하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는 올해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내며 미국행 7년만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사진=연합뉴스

박효준은 "메이저리그까지 올라가는데 이 정도로까지 어려울 거라고 생각은 못했다"라며 "그동안 많은 일 있었지만, 마냥 힘들다고만 말하진 않고 많은 일에서 배우고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게끔 한 데 대해 감사함도 있다"라고 말했다.

박효준은 "예전에 생각했던 건 야구만 열심히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문화도 다르고, 환경도 많이 다르다보니 적응하는데 힘들었다"고 밝혔다. 그가 강조한 것은 메이저리거와 마이너리거의 대우 차가 정말 크다는 것이다. 

박효준은 "가장 큰 게 있다면 음식이 정말 다르다"며 "마이너에서 나오는 음식은 정말 맛이 없다. 반면 메이저리그에서 나오는 음식은 전문 쉐프가 있어서 선수들이 원하는 음식을 해주는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경기를 위한 이동에 있어서도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는 큰 차이가 있다. 메이저리그 선수단은 구단 '전용 비행기'로 늘 이동하지만, 마이너리그 선수들은 버스를 타고 장시간 이동한다. 실제 양측이 받는 급여 차이도 상당하다. 

올해 기준 메이저리그 선수의 최저연봉(주로 신인급 선수들이 받음)은 약 57만 달러(약 6억7천만원)다. 한 시즌 내내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 안에 있었다면 해당 액수를 받는다. 이밖에 마이너리거들과는 달리 △의료혜택 △평생 연금혜택 △선수협회 지원 △원정 경기시 5성급 호텔 숙박 제공 등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

박효준은 메이저리그에 데뷔하자마자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전격 트레이드됐고 후반기에 총 44경기 출장했다. 사진=연합뉴스
박효준은 메이저리그에 데뷔하자마자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전격 트레이드됐고 후반기에 총 44경기 출장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올해 중순까지 박효준이 뛰었던 트리플A 선수의 주급은 700달러이며, 월급으로 치면 2800달러, 연봉으로 계산하면 1만4700달러(약 1700만원)다. (다만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포함될 경우엔 그보다 최소 세 배 이상의 금액을 받을 수 있다) 

그보다 레벨이 낮은 싱글A나 더블A 선수들의 경우 더 적은 금액을 받는다. 그래서 이걸로는 생계가 꾸려지지 않기에 야구 시즌이 아닐 때는 다른 직업을 투잡으로 병행하는 마이너리거들도 적잖다. 그만큼 대우의 수준이 하늘과 땅 차이다.

박효준은 지난 7월 7년 만에 뉴욕 양키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는데, 단 한 타석만 들어선 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트레이드됐다. 매년 우승을 노리며 고액 연봉자들을 영입하는 양키스와는 달리 현재 최약체로 분류되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올해 61승 101패)는 지난 수년 간 주축 선수들을 줄줄이 타 팀에 트레이드하면서 젊은 선수들로의 '리빌딩'을 이어가고 있다.

박효준의 경우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옮긴 것이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분기점이 된 것이다. 내년에 그가 팀내 확실한 주전 선수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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