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판사 봐주기, 더욱 '갈라파고스화' 되는 '법 기술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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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 판사 봐주기, 더욱 '갈라파고스화' 되는 '법 기술자들'
  • 고승은 기자
  • 승인 2021.10.29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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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서 탄핵소추된 임성근 전 판사, 헌법재판소는 '탄핵 각하' 결정

[ 고승은 기자 ] =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이 벌인 초유의 '사법농단' 사건에 대해 처벌받은 이들은 사실 거의 없다시피하다. 게다가 탄핵절차마저도 무효화시키는 결정까지 나왔다. 결국 같은 '법 기술자'들끼리는 서로를 처벌할 수 없다고 한 셈이며, 점점 재판장을 시민들과 동떨어진 자신들만의 '갈라파고스' 영역으로 만드는 셈이다. 

헌법재판소는 28일 '사법농단' 건에 연루돼 국회에서 탄핵소추된 임성근 전 부산고등법원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심판에서 각하 결정을 내렸다. 9명의 재판관 중에서 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이미선 등 5명의 재판관이 각하의견을 냈다. 

이들은 임성근 전 판사가 지난 2월 이미 판사직에서 물러나면서 파면 결정을 할 수 없으므로, 본안 판단에 나아갈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는 28일 '사법농단' 건에 연루돼 국회에서 탄핵소추된 임성근 전 부산고등법원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심판에서 각하 결정을 내렸다. 임성근 전 판사는 '사법농단' 건으로 기소됐으나 1심, 항소심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진=연합뉴스
헌법재판소는 28일 '사법농단' 건에 연루돼 국회에서 탄핵소추된 임성근 전 부산고등법원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심판에서 각하 결정을 내렸다. 임성근 전 판사는 '사법농단' 건으로 기소됐으나 1심, 항소심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진=연합뉴스

각하 의견을 낸 재판관 5명 중 이미선 재판관을 제외한 4명의 재판관은 "탄핵심판의 이익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탄핵결정 선고 당시까지 피청구인이 해당 공직을 보유하는 것이 반드시 요구된다"며 "이 사건에서 본안 심리를 마친다 해도 공직을 박탈하는 파면결정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음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반면 유남석(헌법재판소장)·이석태·김기영 재판관은 탄핵 인용의견을 냈다. 이들은 "피청구인의 행위는 법관의 재판상 독립을 보장한 헌법 제103조에 위반되는 행위로서 법관에 대한 신분보장의 취지를 감안하더라도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헌법위반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들 3인 재판관은 "피청구인을 그 직에서 파면하여야 한다"면서도 "임기만료로 퇴직하여 그 직에서 파면할 수 없으므로, 피청구인의 행위가 중대한 헌법위반행위임을 확인한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임성근 전 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로 재직 중이던 지난 2015년 '박근혜 세월호 7시간 당일 행적' 보도와 관련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던 가토 다쓰야 전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았다. 가토 전 지국장은 2014년 7월 '조선일보'의 '최보식 칼럼'을 인용해 추측성 기사를 작성했다가 기소됐으나, 결국 무죄를 선고받았다. 

임성근 전 판사(당시 판사 재직 중)는 지난 2월 국회에서 탄핵소추됐다. 당시 재석 288명, 찬성 179표, 반대 102표, 기권 3표, 무표 4표로 가결되며, 현직 판사에 대한 탄핵안이 최초로 가결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이탄희 의원이 헌법재판소 별관에서 임성근 판사 탄핵소추 의결서 정본을 제출하기 위해 민원실로 향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임성근 전 판사(당시 판사 재직 중)는 지난 2월 국회에서 탄핵소추됐다. 당시 재석 288명, 찬성 179표, 반대 102표, 기권 3표, 무표 4표로 가결되며, 현직 판사에 대한 탄핵안이 최초로 가결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이탄희 의원이 헌법재판소 별관에서 임성근 판사 탄핵소추 의결서 정본을 제출하기 위해 민원실로 향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임성근 전 판사는 당시 담당 판사에게 “선고 전 판결 내용을 보고해달라”고 지시하는 등 판결문 작성에 개입한 혐의를 받았으며, 이밖에도 민변 소속 변호사들에 대한 체포치상 사건 판결문을 송부받고 역시 담당 판사에게 판결문을 수정토록 한 혐의도 받았다. 

그 배경에는 사법농단 사건 '몸통'인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있었다. 임성근 전 판사는 임종헌 당시 실장과 재판 개입을 두고 지속적으로 소통했다.

임성근 전 판사는 2019년 3월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이듬해 2월 그의 행위에 대해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라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 8월 항소심 재판부도 "부적절한 재판 관여 행위에 해당한다"면서도 역시 무죄를 선고했다. 

임성근 전 판사(당시 판사 재직 중)는 지난 2월 국회에서 탄핵소추됐다. 당시 재석 288명, 찬성 179표, 반대 102표, 기권 3표, 무표 4표로 가결되며, 현직 판사에 대한 탄핵안이 최초로 가결된 바 있다. 그러나 결국 헌법재판소는 그가 현재 '퇴직했다'는 이유로 사실상 봐준 셈이 됐다.

'사법농단'의 몸통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기소된 지 벌써 2년8개월 이상 지났음에도, 아직 1심 재판 결과조차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사법농단'의 몸통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기소된 지 벌써 2년8개월 이상 지났음에도, 아직 1심 재판 결과조차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임성근 전 판사는 헌법재판소 결정 후 입장문을 통해 "합리적인 결정을 내려주신 헌법재판소에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며 "앞으로 더욱 겸허한 마음으로 사회에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겠다"라고 밝혔다. 

실제 사법농단 건 관련해 기소된 전현직 판사들이 있지만, 대부분 줄줄이 무죄 선고를 받았다.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의 1심에서 '집행유예'형이 선고됐을 뿐이다. 유죄판결을 받은 이들은 현재 법복을 벗은 상황이며, 현직 중에는 아직 '유죄' 선고받은 이는 없다. 

'사법농단'의 몸통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기소된 지 벌써 2년8개월 이상 지났음에도, 아직 1심 재판 결과조차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아무리 그에게 적용된 혐의가 40여가지에 달할 정도로 많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지루하게 질질 끄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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