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이 십자가는 이산가족의 염원과 평화를 바라는 대한민국 국민의 기도가 담겨있다"
빈첸조 다다모 주임신부, "전시공간을 '한반도 평화와 화해의 경당'으로 부를 예정"
문 대통령 부부, 어린이들과 함께 한반도 형상화한 설치작품에 점등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현지시각) 이탈리아 로마 산티냐시오 성당에서 열리는 ‘철조망, 평화가 되다’  전시회 개관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현지시각) 이탈리아 로마 산티냐시오 성당에서 열리는 ‘철조망, 평화가 되다’ 전시회 개관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뉴스프리존] 최문봉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오후(현지시각) G20 정상회의 계기로 이탈리아 로마 산티냐시오 성당에서 열리는 ‘철조망, 평화가 되다’ 통일부가 주최하는 전시회 개관행사에 참석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DMZ의 녹슨 철조망으로 만든 136개 십자가를 활용해 한반도를 형상화한 설치 작품이 전시됐다. ‘평화의 십자가’ 136개는 한국전쟁 이후 68년 동안 남과 북이 떨어져 겪은 분단의 고통이 하나로 합쳐져 평화를 이룬다(68년x2=136)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남북으로 분단된 38선 철조망으로 만든 십자가에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최문봉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남북으로 분단된 38선 철조망으로 만든 십자가에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최문봉 기자)

문 대통령은 "성경에는 전쟁을 평화로 바꾼다는 상징으로 창을 녹여서 보습을 만든다는 구절이 있다"며 "이 십자가는 그 의미에 더해서 수많은 남북한 이산가족들의 염원과 이제는 전쟁을 영원히 끝내고 남북 간에 서로 평화롭게 지내고 싶다는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의 간절한 염원과 기도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의 철조망이 철거되고 남북한의 전쟁이 영원히 끝난다면 그곳에는 남북한에 있는 국제기구의 사무실들이 그쪽에 위치하고, 또 유엔의 평화기구들이 그쪽에 들어설 것"이제는 전쟁을 영원히 끝내고 남북 간에 서로 평화롭게 지내고 싶다는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의 간절한 염원과 기도가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피터 턱슨 추기경은 이날 전시회에서 남북의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며  봉헌초를 서울(문 대통령)과 평양(피터 턱슨 추기경)에 각각 봉헌했다.  그리고 김정쉬 여사는 한라산에  이인영 장관은 백두산에 촛불을 두었다.(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피터 턱슨 추기경은 이날 전시회에서 남북의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며 봉헌초를 서울(문 대통령)과 평양(피터 턱슨 추기경)에 각각 봉헌했다. 그리고 김정쉬 여사는 한라산에 이인영 장관은 백두산에 촛불을 두었다.(사진=청와대)

빈첸조 다다모 산티냐시오 성당 주임신부는 "이 작품은 평화를 열망하는 세상 모든 사람들을 위한 신뢰와 평화, 희망과 화해의 표지"라며 "대화와 상호 신뢰, 형제적 사랑을 통해 모든 공동체들이 미움과 폭력, 서로가 서로에게 갖는 두려움을 극복하여 하루속히 하나의 가정을 이루게 하여달라"는 기도를 전했다.

DMZ의 녹슨 철조망으로 만든 136개 십자가와 봉헌초가 한반도의 평화의 불빛을 밝히고 있다.(사진=청와대)
DMZ의 녹슨 철조망으로 만든 136개 십자가와 봉헌초가 한반도의 평화의 불빛을 밝히고 있다.(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이날 전시 관람 전, 이번 전시의 의미와 제작과정이 담긴 영상을 시청했다. 박용만 한국몰타기사단 대표의 내레이션으로 제작된 이 영상은 이산가족의 슬픔과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총을 겨눠야 하는 분단의 아픔을 담으며 "십자가가 두 개의 한국으로 나뉜 우리 마음에 세워지고 뿌리를 내려 평화로 이어지길 염원한다"는 말을 남겼다.

이어 문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한국과 이탈리아의 복사 어린이(8살, 4살)들로부터 촛불을 받아 한반도 설치 작품에 점등 했다. 문 대통령은 서울 위치에, 피터 턱슨 추기경은 평양 부근에 촛불 내려놓고 이인영 장관은 백두산, 김정숙 여사는 한라산 부근에 촛불을 두었다.

DMZ 철조망은 전쟁·대결을 의미하며, 이를 녹여 만든 평화의 십자가는 화해와 협력, 부활을 염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이는 한반도에서의 종전과 항구적 평화 정착을 염원하는 의미다. 또한, 교황께서 계시는 로마에서 다시 한번 평화를 위한 여정이 시작되기를 희망하는 상징적인 뜻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산티냐시오 성당에서 열 린 ‘철조망, 평화가 되다’ 전시회 개관행사를 마치고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최문봉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산티냐시오 성당에서 열 린 ‘철조망, 평화가 되다’ 전시회 개관행사를 마치고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최문봉 기자)

빈첸조 다다모 산티냐시오 성당 주임신부는 "성모마리아를 위한 경당이었으나 행사 이후 '한반도 평화와 화해의 경당'으로 부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티냐시오 성당은 2019년에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음악회를 개최한 바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번 전시를 통해 한반도와 평화에 대한 전 세계인들의 관심과 이해를 높이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구축의 필요성에 대한 폭넓은 지지와 공감대가 형성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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