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립관계 있는 세력과도 연정 시도? 자칭 '진보' 정당의 정치철학은?

[ 고승은 기자 ] = '3자 구도를 만들겠다'는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이번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그리고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앞서 그는 지난 대선 당시 바른정당 대선후보였던 유승민 전 의원에게 "굳세어라 유승민"이라고 공개적으로 응원한 바 있어 낯선 모습이라고 보긴 어렵다. 

심상정 후보는 3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안철수·김동연 두 후보는 양당 체제와 결별하겠다고 선언했다"라며 "제가 대통령 후보로 출마할 때 양당체제 종식을 선언했는데, 거의 싱크로율이 비슷하더라"라고 호응했다.

'3자 구도를 만들겠다'는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이번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그리고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정의당과 안철수 대표, 김동연 전 부총리는 정치적 스탠스가 극명한 차이가 있다. 사진=연합뉴스
'3자 구도를 만들겠다'는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이번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그리고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정의당과 안철수 대표, 김동연 전 부총리는 정치적 스탠스가 극명한 차이가 있다. 사진=연합뉴스

심상정 후보는 “거대 양당은 지난 34년간 번갈아 권력을 잡으면서 어느새 기득권과 한 몸이 됐다. 이번 대장동 사업이 잘 보여주고 있다”며 이재명 후보가 5500억원을 환수해 시민에게 돌려준 '대장동' 건을 이재명 후보 관련 비리 의혹인 것처럼 강변했다. 

심상정 후보는 “민주당은 가짜 진보였음이 드러났고, 국민의힘 후보들은 여전히 극우 포퓰리즘 공약과 망언,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며 "대장동과 고발 사주로 귀결되는 양당 유력후보를 보면서 국민들은 도대체 뽑을 사람이 없다고 한탄한다”고 비난했다.

심상정 후보는 이재명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에 대해선 강하게 부정하며 "마지막 대답이다. 자신 없는 분은 링에서 내려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진보' 정당의 후보와 민주당 계열 정당의 후보가 단일화한 사례는 지난 2012년 총선이나 일부 재보궐선거 정도를 제외하면, 대선 등에선 그런 사례가 없다는 점이다.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은 국민의힘과 합당을 논의했을 정도로, 거의 정치적 스탠스가 일치한다. 관료 출신인 김동연 전 부총리도 '이명박근혜' 정권 당시 청와대 비서관과 기재부 2차관, 총리실 국무조정실장 등을 맡아 중용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은 국민의힘과 합당을 논의했을 정도로, 정치적 스탠스가 국민의힘과 거의 일치한다. 관료 출신인 김동연 전 부총리도 '이명박근혜' 정권 당시 청와대 비서관과 기재부 2차관, 총리실 국무조정실장 등을 맡아 중용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안철수 대표와 김동연 전 부총리와의 '협력'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은 국민의힘과 합당을 논의했을 정도로, 정치적 스탠스가 국민의힘과 거의 일치한다. 관료 출신인 김동연 전 부총리도 '이명박근혜' 정권 당시 청와대 비서관과 기재부 2차관, 총리실 국무조정실장 등을 맡아 중용된 만큼, 그의 경제를 보는 관점은 정의당과 큰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안철수 대표나 김동연 전 부총리나 '노동자' '큰 정부'를 지향하는 정의당 색깔과는 큰 차이가 있으며, 무엇보다도 그들 지지층에서조차 전혀 동의하지 않을 일이 분명하다는 점이다. 정치철학과 지지층 생각·기반이 극히 다른 세력들끼리 연정해봐야 지난 2018년 바른미래당 합당(옛 국민의당+바른정당)처럼 역효과만 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심상정 후보는 지난 대선 당시에도 정의당과 정치철학이 거의 대립 관계에 있는 유승민 당시 바른정당 후보를 응원하는 '기행'을 벌이기도 했었다.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고 보호한다는 자칭 진보정당 수장의 진짜 정치철학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심상정 후보는 지난 대선 당시에도 정의당과 정치철학이 거의 대립 관계에 있는 유승민 당시 바른정당 후보를 응원하는 '기행'을 벌이기도 했었다. ‘굳세어라! 유승민’이라는 홍보 문구는 심상정 후보의 말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심상정 후보는 지난 대선 당시에도 정의당과 정치철학이 거의 대립 관계에 있는 유승민 당시 바른정당 후보를 응원하는 '기행'을 벌이기도 했었다. ‘굳세어라! 유승민’이라는 홍보 문구는 심상정 후보의 말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심상정 후보는 지난 2017년 4월 25일 TV토론회에서 두 손을 쥐어보이며 "굳세어라 유승민"이라고 두 차례 외친 뒤 "유승민 후보 말대로 수구보수 밀어내고 따뜻한 건전 보수를 세우는데 주도적 역할을 해주실 것을 기대한다"라고 응원한 바 있다. 실제로 이날 직후 바른정당은 ‘굳세어라! 유승민’이라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을 내걸며 '홍보 포인트'로 삼기도 했었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박근혜 탄핵'에 찬성하며 새누리당을 집단 탈당했던 바른정당 의원 10여명이 '자유한국당 복당' 선언을 하며 바른정당을 집단 탈당한 일이 있었다. 심상정 후보는 그해 5월 2일 토론회에서 "이런 경우가 없는 정치행태는 정말 기가 막힌다. 제가 다 분했다"라며 "우리 유승민 후보 힘내시라 말하고 싶다"라고 유승민 당시 후보를 거듭 응원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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