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희준 칼럼] 윤석열-이준석 공동정부 체제는 국정성공의 보증수표

공정관리 이준석, 편파진행 송영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로 공식 확정되었다.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검찰총장에서 대한민국 제1야당의 명실상부한 대선후보로 변신한 윤석열에게 지금은 감격할 시간도, 환호할 시간도 아니다. 자랑하고 여유 부릴 시점은 더더욱 아니다.

윤석열은 국민의힘의 대선후보 경선전에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를 상대로 막판까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피 말리는 박빙의 승부를 벌였다. 그는 당심에서는 이기고, 민심에서는 패배하는 불완전한 절반의 승리를 거뒀다. 경선캠프에 참여한 국민의힘 소속 현역 국회의원들의 숫자에서 윤석열 진영이 홍준표 진영에 압도적 우위를 점했던 사실을 감안하면 윤석열로서는 하마터면 홍준표의 낚싯줄에 걸려든 대어가 될 뻔했던 셈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집권여당의 대선후보 경선이 진행되는 기간 내내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를 노골적으로 편들고 밀었다. 송영길이 이승만의 자유당 정권 시절에나 구경했을 법한 엽기적인 사사오입 계산을 무리하게 강행해 결선투표를 무산시킨 사건은 황당하기 짝이 없는 편파적이고 불공정한 경선관리의 극치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별로 우호적 성향이 아님은 더는 비밀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준석은 송영길과 비교하면 단연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자세를 그 나름대로 시종일관 견지하며 공정한 경선관리자로서의 본연의 역할과 사명을 깔끔하게 완수했다. 홍준표가 경선이 끝나자마자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겠다고 흔쾌히 선언하면서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표현한 것도 '당대표 리스크'가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은 덕분이었다.

반면에 더불어민주당은 송영길 대표를 위시한 당 지도부의 편파적이고 불공정한 경선관리가 낳은 충격과 공포의 여진이, 분노와 원망의 상처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최측근 인사인 설훈 의원은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추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후보의 바로 면전에서 “대선후보들이 다 고만고만”하다는 투의, 악담으로 들려도 무방할 발언을 남기고는 무려 보름 가까이 남미로 출장을 가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캠프 공보단장으로 활동했던 정운현 전 총리비서실장은 이재명을 겨냥해 “나라 말아먹을 사람”이라는 극언을 서슴지 않았다. 송영길이 이준석 정도로만 공정한 심판관 노릇을 했어도 원천적으로 생겨나지 않았을 심각하고 치명적인 경선 후유증의 사례들이다.

윤석열과 이준석의 2-Stone 정부 출범해야

이준석에 관한 여론의 평가는 윤석열과 이재명에 대한 대중의 호오만큼이나 극과 극을 달린다. 필자는 개인 이준석은 장점도 많고, 단점도 많은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두 가지 부분만은 확신을 갖고서 단언할 수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 맛의거리에서 '치맥회동'을 하기 위해 음식점으로 향하고 있다. 야권 대선 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드루킹 댓글조작  김경수 경남지사 구속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답하고 책임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후보가 협력할 수 있을까? 이번 대선의 또다른 관전포인트이다. (사진=연합뉴스)

첫째는 이준석 또한 그 일원이기도 한 현재의 남한 2030 세대는 단군 이래 가장 공정을 중시하는 세대라는 점이다. 둘째는 공정의 가치는 21세기에 들어와 세번째 10년대에 진입한 한국사회를 전일적으로 규정하는 지배적 시대정신이라는 점이다. 공정을 요구하고 추구하는 2030 세대를 드러내놓고 무시하고 능멸해온 내로남불한 행태가 문재인 정권의 실패와 기득권 586 세대의 몰락을 불러왔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닌 까닭이다.

윤석열에게 이준석은 몹시 부담스럽고 위협적인 존재일 수가 있다. 무엇보다도 이준석은 지금의 한국 제도정치권에서 젊은 세대를 우군세력 겸 지지기반으로 확보하고 있는 유일한 정치인이다. 그는 본인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윤석열에게 도전할 수 있는 막강한 동원력을 보유하고 있다.

혹자는 이준석의 주력 지지층이 2030 남성에 국한돼 있다고 지적하며 그의 실력과 잠재력을 평가절하하고 있으나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근시안적 단견에 불과할 뿐이다. 남녀를 불문하고 젊은 유권자들이 기성 정당과 기존 정치인들을 향해 극도의 혐오감과 불신감을 표출해온 현실을 염두에 둔다면 남자들만의 지지라도 얻고 있는 것 자체가 대단한 성과일 수가 있다.

강력한 지지층을 규합한 인물이 같은 당내에 똬리를 치고 있으면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그를 견제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 마련이다. 이때 떠올려야 할 격언이 있다. “동지는 가까이, 적은 더 가까이 두라”는 영화 '대부'의 교훈이다. 링컨은 남북전쟁이 발발하자 정적들을 주요한 장관 직위에 앉힘으로써 북군의 승리를 이끌고, 미합중국의 분열을 막았다. 보수당 총리 처칠은 의회에서 사사건건 대립해온 노동당 당수 애틀리를 전시 내각의 부총리로 통 크게 영입해 히틀러의 나치스 독일을 물리치고, 대영제국이 직면한 초유의 국난을 헤쳐 나갔다.

윤석열이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2030 세대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가 대통령에 당선돼 성공적으로 국정을 꾸려가려 해도 청년세대의 자발적 응원은 역시 필수다. 청년층의 전폭적 성원을 받으려면 미래세대를 단지 지원해주고 후견해주는 차원의 정부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청년세대가 탐내고 원하는 자리가 행정조직 안에 있다면 대통령만 빼고서 다 줄 수 있는 깜짝 놀랄 만한 젊은 공동정부를 구성하는 수준까지 담대히 나아가야만 한다.

30대의 젊은 실세 국무총리 발탁은 현대 한국정치사에서는 유례없는 미증유의 모험적 결단이다. 따라서 우선 당내에부터 반발이 격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허나 윤석열이 내년 대선에 이기면 그가 당장 마주해야 할 장애물은 170석의 국회의석을 가진 거대 야당 더불어민주당이다. 겨우 5년 만에 정권을 허망하게 상실한 더불어민주당은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에서부터 발목을 잡을 게 분명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윤석열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지명된다고 하여도 막무가내로 반대할 당이 서민과 중산층의 정당에서 전대협과 한총련의 정당으로 변질된 작금의 더불어민주당이다.

여의도에서 선호하는 이른바 고도의 정치력은 구시대의 유물이 된지 오래이다. 고도의 정치력이 아직도 통하는 세상이었다면 국회의원 한번 해본 적 없는 0선 정치신인 윤석열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될 일도 없었다.

구세력의 철벽같은 강고한 기득권은 고도의 정치력이 아닌 혁신의 힘과 변화의 바람으로 정면돌파하는 게 정답이다.

이준석이란 이름 석자는 2020년대의 한국에서 혁신의 상징이고 변화의 동의어이다. 특권에 찌들고 반칙이 체질화된 수구기득권 공룡야당으로 전락한 더불어민주당이 이준석 총리 카드마저 거부한다면 그건 2030 세대와의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공공연한 선전포고와 다름없다. 한민당을 모태로 70여 년을 이어져 내려온 전통과 역사의 민주당 계열 정당이 스스로에게 완벽한 정치적 사망선고를 내리는 꼴이다.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와 김종필 자유민주연합 총재는 호남과 충청의 지역연합을 성사시켜 사상 최초의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DJP 공동정부 아래에서 한국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를 조기에 극복하고, 정보통신기술 산업 강국으로 도약할 기반을 충실히 닦았다. 윤석열은 문재인 정권의 정략적이고 비과학적인 정치방역 때문에 한층 더 꼬여버린 코로나 바이러스 위기로부터 한국을 하루빨리 탈출시켜야만 할 책무가 있다.

차기정부가 맞닥뜨릴 이보다 더 무겁고 복잡한 숙제는 전 세계적으로 이미 뚜렷이 시작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치밀하고 체계적인 적응과 준비다. 늙은 봉건적 운동권 정당 더불어민주당이 골몰해온 퇴영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유훈정치로 말미암아 우리나라에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그야말로 잃어버린 5년의 후퇴와 공백이 초래된 상태다. 코로나 19 사태와 4차 산업혁명의 양대 과제를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해결할 참신한 창의적 지혜와 발랄한 진취적 동력은 오늘날 2030 세대만이 갖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윤석열 후보가 없어도 미래를 도모하는 게 가능하다. 반면에 이준석이 부재하면 윤석열은 확실한 대선 승리도, 성공적 국정수행 가능성도 장담하기가 어렵다. 윤석열은 이준석이 미운가? 의심스러운가? 그러면 그럴수록 이준석을 더 가까이해라. 그에게 더 큰 힘을 실어줘라. 결코 밑지지 않는 장사가 될 것이다.

* 글쓴이는 정치웹진 '서프라이즈' 초대편집장,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이준석이 나갑니다> 공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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