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 모태은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대선후보로 선출한 지난 5일 이후 나흘간 전국적으로 당심이 민심을 눌렀다며 2030 세대의 탈당 러시가 이어졌다. 그런데도 국민의힘 당직자와 윤석열캠프 특보는 방송에서 탈당자는 많지 않고, 유의미한 숫자도 아니라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전당대회 이후 탈당 원서 접수 현황.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전당대회 이후 탈당 원서 접수 현황.

“중앙당 집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전대(전당대회) 종료부터 이날 오전 현재까지 확인된 탈당자 수는 40명이 전부이다. 청년층 탈당 러시는 사실 무근이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우려할 정도의 무슨 수치. 그러니까 평일 통상적인 상황에서 탈당이 들어오는 수치보다 높지는 않다. 아마 윤석열 후보 이외에 다른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거나 운동하셨던 분들이 조금 화가 나서 그랬을 수는 있겠는데, 객관적으로 큰 틀에서 보면 그 숫자가 유의미하게 많은 숫자는 아닌 것이다, 라고 하는 것이 당 조직국 쪽의 판단이다” (김경진 윤석열캠프 대외협력특보)

“경선 과정의 국민 여론 조사에서 윤 후보가 11% 가까이 졌다는 내용과 같이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초기에 나타나고 있는 경선의 후유증, 이것은 개인적으로 사전에 다 예상했던 일이다. 이 자체가 본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2030탈당자가 40명 남짓이라는 허위의 정보를 유통시키는 의도를 모르겠습니다. 지난 주말 수도권에서 선거인단에서만 1800명이 넘는 탈당이 있었고 탈당자중 2030비율은 75%가 넘습니다. 심기경호하는 것도 아니고 왜 방송나가서 내용도 정확하게 모르면서 이상한 소리들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2030을 조롱해서 얻고자 하는 정치적 이득은 무엇입니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국민의힘을 탈당한 당원 수는 3천명 안팎 수준으로 8일 파악됐다. 선대위원장으로 유력시되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2030 탈당이 대선에는 영향이 없다고 호언장담했다.

그야말로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2030 탈당이 별거 아니라는 이들의 주장과 다르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선거인단 탈당자가 1800명이 넘었고, 2030 비율이 75%가 넘는다며 탈당 접수 현황을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국민의힘에서 벌어지는 2030 탈당 사태를 보면 복수의 당 관계자에 따르면 후보 선출 이후 일평균 1천장 이상의 탈당계가 제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4.27재보궐선거를 떠올리게 된다. 당시 민주당은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서 패배했다. 민주당은 패배의 원인으로 2030 세대의 외면 때문이라고 진단했고, 국민의힘은 2030 세대가 자신들을 지지했다며 환호했다.

이런 와중에 김재원 최고위원이 실제 탈당자 수가 40명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내놓으면서 당내 논란이 벌어졌다. 불과 6개월 전만 해도 2030을 두 팔 벌려 환영했던 국민의힘이 이제는 별거 아니라고 한다. 아무리 선거 전 후가 다르다고 해도 내년 대선이 고작 4개월밖에 남지 않았는데 도대체 뭘 믿고 이럴까?

해법을 두고도 의견이 분분하다. 국민은 개·돼지라서? 아니면 2030이 아니더라도 60대 만으로도 충분히 대선에서 이길 수 있어서? 정권교체를 원하면 무조건 야당을 찍을 수밖에 없어서? 국민의힘은 정권교체를 위해서 닥치고 야당에 투표하라고 강요한다. 2030에게 이런 협박이 통할 리가 없다. 국민의힘은 불과 6개월 전에 민주당이 어떻게 패배했는지 기억해야 한다. 2030은 언제든 움직일 수 있다. 조롱을 해도 그저 참고 살았던 60대가 아니다.

이는 윤석열 후보 선출 이후 홍준표 의원을 지지했던 2030 청년층을 중심으로 탈당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당 차원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경선 단계에서부터 윤석열 후보가 청년층에 취약점을 확인했던 터라 본선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온라인 여론의 과대표집 경향을 고려해 확대해석을 경계하자는 신중론부터, 청년 표심의 휘발성을 고려해 즉각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전당대회 이후 탈당 원서 접수 현황.
국민의힘 이준석대표와 김재원 최고위원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국민의힘 홈페이지에서 탈당 신고서를 발급받아 각 시도당에 팩스로 제출하면 탈당 절차가 완료되고, 시도당이 이를 내부 전산망에 입력하면 중앙당 통계에 반영된다.

김 최고위원은 시도당에서 서류만 접수하고 처리가 되지 않은 탈당계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청년층 '탈당 러시'는 사실무근"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을 내놨다.

지난 주말 사이 국민의힘 홈페이지를 비롯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경선 결과에 불만을 표시하며 탈당을 인증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이들은 대부분 스스로를 '홍준표 지지자·2030세대'로 소개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40명 탈당'이라는 김 최고위원의 발언은 청년 표심 이탈에 대한 당내 우려를 진화하기 위한 시도 차원으로도 해석됐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을 이준석 대표가 공개 저격하고 나섰다.

청년층 지지세가 높은 이 대표는 김 최고위원의 발언이 기사화된 직후 SNS에 글을 올려 "그렇게 2030을 조롱해서 얻고자 하는 정치적 이득은 무엇입니까"라고 직격했다.

이 대표는 "2030 탈당자가 40명 남짓이라는 허위의 정보를 유통시키는 의도를 모르겠다"며 "지난 주말 수도권에서 선거인단에서만 1,800명이 넘는 탈당이 있었고 탈당 자중 2030 비율은 75%가 넘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심기경호하는 것도 아니고 왜 방송 나가서 내용도 정확하게 모르면서 이상한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적었다. 김 최고위원이 윤 후보를 옹호하기 위해 허위사실을 퍼뜨리고 있다는 취지의 비판으로 해석된다.

한편, 당 핵심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인된 탈당 흐름에 대해 "경선이 끝나면 통상적으로 10% 안팎이 탈당한다"며 "아직은 평년에서 크게 벗어나는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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