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남성 90%가 '여가부' '페미' 규탄, 왜 文정부와 민주당은 아직도 외면하나
[ 고승은 기자 ] = 젊은 세대 남성들은 '페미니즘' '페미니스트'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며 '여성가족부 폐지'에 대해서도 매우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있다. 이런 수치는 여론조사상으로도 명백하게 확인된다. 즉 이들은 '페미니즘'을 성평등이 아닌 '여성 우월주의'이자 소수 기득권 여성들의 '밥그릇 할당 요구'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들은 여성가족부에 대해 우리 사회의 '성 갈등'만 연일 조장한다고 규탄하고 있다. 특히 '여성 우월, 남성 적대'를 강변하는 소위 래디컬 페미니스트를 향해 '페미나치'라는 멸칭을 붙이기도 한다. 그렇다고 젊은 여성 층에서 '페미니즘'을 그다지 긍정하는 것도 아니며, '여가부 폐지'에 있어서도 찬반 여론이 반반 수준이다.
최소 수년 전부터 젊은 남성들의 '페미 반대' '여가부 폐지' 여론이 들끓었음에도,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선 매우 안이하게 대처하면서 거의 불통으로 일관해왔다. 문재인 정부에 크게 기대하고 환호하던 젊은 층에서 싸늘하게 등을 돌리고, 반드시 심판하겠다고 벼르고 있는 대표적 원인이 분명함에도 아직까지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모습이다.
"여성 표 걱정 말라, 여성팔이하면서 기득권 챙긴 자들만 반발할 것"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9일 김용민TV '김용민 브리핑'에서 "2030청년을 잡겠다면서 부동산이니 일자리니 경청하는 태도니 별의별 백가쟁명식 해법이 나오고 있는데 다 필요없다"며 "페미나치에게 휘둘리지 않는 정부, 이 약속을 가시적으로 상징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용민 이사장은 "하다못해 여성가족부 간판에서 여성을 떼는 것만이라도 (해야 한다)"며 "여성 표가 걱정되나? 여성표 걱정할 거 없다. 여성팔이하면서 기득권 챙긴 직업페미니스트들만 반발하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여성가족부의 정식 영어 명칭은 'Ministry of Gender Equality and Family'로 한글로 번역하면 '성평등가족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여성가족부의 '여'자는 같을 여(如)가 아닌 여성 여(女)자로 영문과 한자 명칭이 다르다. '성평등'을 지향한다면서 '여성'을 강조한 거라, 구설수가 끊이지 않는 것이다.
김용민 이사장은 "생각해보라. 홍준표가 언제부터 청년들 챙겼다고 그들에게 환대받았겠나"라며 "조직화되지 않은 2030 남성들의 집단적인 민주당 반대표, 4.7보궐선거 몰패 원인을 엉뚱한데서 찾는 민주당 의원들 보면 정말로 한심하다못해 답이 안 보인다"라고 일갈했다.
김용민 이사장은 지난 2일 '문화일보'에서 발표한 세대인식 여론조사를 언급했다. 여론조사를 보면 20대 남성은 90.0%가 페미니즘 및 페미니스트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었고, '여가부 폐지'에도 무려 93.9%가 찬성했다.
30대 남성의 경우에도 86.0%가 페미니즘 및 페미니스트를 부정적으로 평가했으며 '여가부 폐지' 여론에도 92.2%가 동의했다. 즉 젊은 남성들에겐 '페미니즘' '여가부'는 '공공의 적' 수준을 넘은 것이다. 40대 남성의 경우에도 '여가부 폐지'엔 75.6%가 동의했다.
이들 젊은 남성들은 '페미니즘'을 성평등이 아닌 '여성 우월주의'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20대 남성은 66.3%, 30대 남성은 62.6%였다.
여성가족부 폐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20~50대 연령층 모두 62.6∼70.6%의 비율로 폐지에 찬성했고, 페미니즘 및 페미니스트에 대한 인식 역시 67.2∼73.4% 수준에서 부정적이었다. 즉 여성의 경우에도 '페미니즘'과 '여가부'에 대한 긍정 여론은 절반 가량밖에 되지 않았다는 지표다.
20대 여성의 경우 '여가부 폐지'에 45.2%가 찬성했고, 30대 여성의 경우엔 45.3%, 40대 여성에선 49.2%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나며 찬반 비율이 큰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다. 즉 여가부 폐지 및 타 부서와 통폐합, 최소한 명칭과 업무 변경이라도 해야한다는 지표라는 것이다.
"왜 그들을 '예비 성범죄자'로 모나", '휴머니즘' 홍준표가 갑자기 지지 얻은 이유
김용민 이사장은 이런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한 뒤, "그런데 민주당은 이런 현실을 외면한다. 2030 남성 90% 가까이가 반대하는 것을 애써서 무시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것 때문에 선거에서 망했는데 그 현실을 외면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그런 의미에서 이선옥 작가가 말하는 대로 페미니즘에 민주당이 '가스라이팅' 당한 거 아닌가"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김용민 이사장은 "제가 이번 대선 전략 총책이라면 2030 남성 세대를 소외시키지 않는 성평등, 여기서 답을 찾겠다"라며 "왜 2030 남성세대를 가해자로 모는가? 가부장 문화에서 자라지도 않은 그들을 왜 예비 성범죄자로 내모는가"라고 일갈했다.
김용민 이사장은 "페미니즘에 대한 젊은 세대, 특히 2030 세대 남성들의 반발을 묵살하고 이대로 가자는 건 대선에서 지자는 얘기"라며 "제 말이 확증편향처럼 들리나? 페미니즘은 여성을 위한 운동인 줄 알았는데 보니까 남성혐오였다. 그러면 수술해야 한다. 왜 그대로 방치하는가"라고 꼬집었다.
김용민 이사장은 그러면서도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페미니즘'에 대한 문제점을 다룬 글을 공유한 데 대해 "매우 바람직하고 전향적 자세"라고 칭찬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8일 선거대책위원회 직후 “2030남자들이 펨코에 모여서 홍을 지지한 이유”라는 제목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구성원들에게 공유했다고 한다.
실제 홍준표 의원은 '페미니즘' 대신 '휴머니즘·패밀리즘'을 지향하는 정책을 발표했고, 여가부에 대해서도 타 부서와 통폐합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여기엔 시대변화에 맞춰 여성할당제 점진적 폐지도 포함돼 있다.
홍준표 의원은 대법원의 '성인지 감수성' 판결로 인해 무고 피해자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응답한 바 있다. 그는 "특히 남성들, 또 2030세대의 불만이 극에 달해 있어 이런 문제도 우리가 다시 한 번 검토해야 한다"고 했었다.
과거 청년층에게 거의 지지를 받지 못하던 홍준표 의원이 올해 들어 지지율이 급상승한 배경으로는 그의 이런 발언과 정책 발표가 매우 유효하게 다가온 것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청년들이 그만큼 '시대착오적 페미니즘'을 신성시하는 정치권에 불만이 극심했다는 것이며, 자신들의 분노를 귀기울여 들어주고 해결해 줄 정치인에 그토록 목말라 있다는 지표다.
한편 '문화일보'의 설문조사는 엠브레인퍼블릭의 패널 140만명 중 2000명(20∼50대 각각 500명씩)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문항 34개)를 이용한 웹 조사 방식으로 지난 10월 21∼25일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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