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문'도 보이콧하고 김오수 총장 맞선 법조기자들.."친윤 기자단"
조국 "검찰총장실 몰려간 기자단, '친검'(親檢)이 아니라 '친윤'(親尹)이었다"

[정현숙 기자= 대검찰청 감찰부가 9일 감찰을 이유로 전·현직 대검 대변인들의 공용 휴대전화를 압수한 것과 관련해 "적법절차를 지켜 진행했다"라고 밝혔다.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은 이날 밤 페이스북을 통해 관련 내용이 담긴 '대검 대변인 공용폰 포렌식 보도 관련 대검 감찰부 추가 입장' 제목으로 입장문 전문을 올렸다.

한 부장은 "대검 기자단에서 오늘 밤 9시경 대검 감찰부 입장문을 보이콧하겠다는 결정을 내려, 부득이하게 SNS에 대검 감찰부 입장문을 게시합니다"라고 덧붙였다.

대검 감찰부는 입장문에서 "이미 초기화된 공용폰을 대검 대변인실의 협조를 받아 임의제출받은 것이고, 그 과정에서 '제출 안 하면 감찰사안'이라고 한 사실이 없다"라고 일부 언론의 왜곡 보도를 일축했다.

감찰부는 "공용폰은 사용자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초기화된 관계로 증거분석 결과 아무런 정보도 복원할 수 없었다"라면서 "포렌식 과정은 영상녹화 해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를 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변인 공용폰을 확보하고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공수처와 일체 연락한 사실이 없다"라며 "공수처도 고발사주 의혹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장모 대응문건 작성 관련 의혹 진상조사 기록을 압수해 결과보고서만 입수했다"라고 설명했다.

대검 감찰부는 "현재 공수처가 수사 중이고 대검 감찰부 조사 중인 사안이므로, 수사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감찰사실 공표에 관한 지침'(법무부 훈령)에 따라 대검 감찰부의 입장을 밝힌다"라고 덧붙였다.

박범계 법무부장관도 공용폰 조사와 관련해 당사자가 반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전현직 대변인들이 사용하는 공용폰을 조사하는데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법조기자단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 청사 8층 검찰총장실 문 앞에서 김오수 검찰총장과 1시간여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법조기자단이 다음 일정을 위해 퇴청하려던 김 총장을 막아서면서다.

현재 고발 사주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장모 관련 대응 문건을 진상조사 중인 대검 감찰부는 지난달 29일 전·현직 대검 대변인들의 공용 휴대폰을 임의제출 방식으로 확보했다. 이 휴대폰은 서인선 대변인과 이창수·권순정 전 대변인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

법조기자단은 대변인 휴대폰 압수 사건에 대해 김오수 총장과 한동수 감찰부장이 대면 설명할 것을 요구했는데,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날 김 총장을 직접 찾아가 항의했다. 김 총장은 "감찰 중인 사안에 총장이 개입할 수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오수 총장은 기자들에게 "여러분들에게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는지 궁금하다", "여러분 때문에 공무가 방해돼서 늦었다고 검사장들한테 말하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법조기자단은 한 감찰부장이 직접 설명할 것을 재차 요구했고, 이에 한동수 감찰부장은 이날 밤에 입장문을 냈으나 법조기자단은 이를 보이콧했다.

반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드러난 만행에도 크게 개의치 않고 방관하던 법조기자들이 무려 1시간씩 검찰총장과 대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언론지형은 이미 윤석열로 80도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이미 기자가 아니다. 적폐검찰의 공범이다"라는 시민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기자들 조국과 반대로 윤석열에 불리한 공용폰 감찰은 거꾸로 검찰에 항의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법조기자단이 검찰총장을 막아서고 농성을 벌인 것과 관련해 “친검이 아니라 친윤 기자단이었다”라고 힐난했다.

조 전 장관은 10일 페이스북에서 “대검 기자단이 검찰총장실 앞에 몰려가 김오수 총장에 맞서 대치하고, 한동수 감찰부장의 입장문 수령과 보도를 거부한다. ‘친검’(親檢)이 아니라 ‘친윤’(親尹) 기자단이었다”라고 비판했다.

자신의 장관 임명과 재직 과정에서 겪은 법조기자단의 만행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조 전 장관은 윤석열 전 총장에게 매우 불리한 대검 대변인 공용폰 감찰에 대해서는 기자단이 거꾸로 검찰에 항의하는 모습에 이같은 메시지로 기자들에게 경고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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