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현행 캠프 확장, 金 ‘상왕’ 요구, 李 세대포위 전략 등 주도권 다툼만 치열  

[뉴스프리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선출되고도 7일이 지나도록 선대위를 꾸리지 못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접전을 벌인 홍준표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 대한 경선 결과는 승복했지만 지원은 거부했다. 홍 후보의 이탈로 이미 ‘원팀’ 구성은 물건너 갔다. 이준석 대표는 윤 후보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3인이 협력하는 ‘삼위일체론’을 제시했지만 이해관계가 달라 갈등만 노출하고 있다. 윤석열 후보 선출이후 강력한 ‘원팀’ 아닌 도전받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윤석열 후보의 선출 이후는 이른바 ‘후보의 시간’이자 국민의힘 모든 권한과 당무는 대선후보에 집중된다. 이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지난달 10일 후보로 선출된 다음 선대위를 구성, 대선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비하면 국민의힘 윤 후보는 한달 여 시차가 나는 셈이다. 

문제는 윤 후보 선대위 구성을 둘러싸고 ‘킹메이커’라 불리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대표로 2030세대에 소구력이 강한 이준석 대표간 입장과 전략이 달라 조율이 안되는 점이다. 여기에 대선과 동시에 벌어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이후 지자체 선거를 둘러싼 공천 등 당 주도권 문제까지 겹쳐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또한 홍준표 후보에게 몰렸던 2030세대의 탈당 문제를 둘러싸고 윤 후보측과 이 대표 간 감정싸움까지 번져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윤 후보측은 경선 승리를 바탕으로 기존 캠프를 중심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수하고 있다. 검사 시절이나 검찰총장 재직시 보여준 이른바 ‘보스 기질’이 강한 윤 후보로서는 대선출마 이후 동거동락해온 캠프 사람들을 내치고 새로운 판을 짠다는 것에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기존 경선 캠프를 뼈대로 삼되 국민의힘 안팎의 인사들을 폭넓게 영입해 몸집을 키우는 방안에 무게를 싣고 있다. 그러나 경선과정에서 캠프의 난맥상, 정치신인으로 수많은 설화를 양산한 윤 후보가 현 캠프 위주로 본선을 끌고 나가기에는 한계가 역력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대선 국면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김종인 전 위원장은 1940년생으로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할 수 있다. 경선국면에서 윤 후보가 ‘망언’ 등으로 고비마다 공개적으로 힘을 실어준 김 전 위원장은 지난 4.7 서울부산 재보궐 선거에서 완승을 거둔 것을 내세워 선대위 ‘원톱’을 요구하고 있다. 좌고우면 하지않고 윤 후보의 정책과 메시지를 확실히 컨트롤 하는 것이 필승전략이라는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의 등판은 이준석 대표의 이해와 일치, 강력한 지원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윤석열·이준석·김종인’이 모두 합쳐져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이른바 ‘삼위일체론’을 주장한다. 나이에 비해 노련하고 영리한 이 대표로서는 윤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그 성과를 나눌 수 있고, 실패하게 되면 자기를 대신할 희생양이 필요한 셈이다. 그런 점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 등판은 이 대표에게 최상의 카드이다. 

그러나 ‘삼위일체론’은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대선 승리의 전제이지만, 윤 후보로선 달갑지 않은 ‘권력 분점’ 구도다. 후보 선출과 동시에 당을 장악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후보선출 컨벤션 효과 등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를 압도하는 상황에서 또다른 ‘상왕’은 부담스러울 뿐이다. 무엇보다 ‘킹메이커’라고 하지만 이미 전략이나 정책이 다 노출된 상황에서 정치적 효능성이 의심스러운 측면이 더 강하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준석 대표로부터 비단주머니를 받고 있다. 그런데 이 대표 지론인 '삼위일체'에 대한 비단주머니는 아직 준비 안된 것 같다. (사진 =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준석 대표로부터 비단주머니를 받고 있다. 그런데 이 대표 지론인 '삼위일체'에 대한 비단주머니는 아직 준비 안된 것 같다. (사진 = 연합뉴스)

이 와중에 홍준표 후보를 지지한 2030세대의 집단탈당을 두고 이 대표와 윤 후보측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홍준표 후보가 2030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일반여론조사인 민심에서는 승리했지만, 조직력을 앞세운 윤 후보의 당심에서 큰 차이로 패배하자 2030세대의 집단탈당이 일어났다. 이에 대해 김재원 최고위원은 ‘기껏 40명 정도’, 윤 캠프에서는 ‘위장당원’이라고 평가절하한 것에 대해 이 대표가 “몇십 년 만에 찾아온 정치변화의 기회에 젊은 세대에게 40명 남짓 탈당했다는 식으로 조롱조로 계속 이야기한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다”라면서 “국민의힘 어느 누가 2030세대 10여 명이라도 입당시켰느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의 강한 반발은 “자기 당(국힘) 대선후보를 왜 저격하냐?”는 역풍을 초래했다. 

11일 오전 기준 국민의힘 홈페이지의 발언대 게시판에는 이 대표를 소환하자는 내용의 글이 약 200개가 올라오는 등 일부 당원들의 소환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또한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도 전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당원소환제 의견에 동참한다는 뜻을 밝혔다.

전 전 의원은 “이 대표가 지방선거 공천권을 갖고 전국 팔도에 ‘도지사 내가 만들었다, 부산시장도 다 만들었다’ 이렇게 나오려고 하는 거다”라며 “이준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먼저 우리가 할 행동은 입당”이라며, “정권 교체의 최대 장애물, 정권 교체의 훼방동이, 정권 교체의 김정은 같은 이준석을 몰아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극우 성향 유튜브 채널인 '조갑제tv'에서도 당 게시판 내용을 소개했다. 조갑제 대표는 "이준석 당 대표가 정권교체의 최대 걸림돌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이렇게 되니까 국민의힘 당원들이 당원 소환제를 통해서 당 대표를 소환, 이준석 대표를 물러나게 하자는 운동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보다 앞선 9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이 대표의 휴대전화를 뺏어 달라”는 청원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인은 “(이 대표가) 스마트폰으로 대한민국 정치사에 끼친 해악은 어마어마하다”라며 “이 대표의 스마트폰을 압수하고 그의 모든 SNS 계정을 강제 탈퇴시켜 한국에 사는 2030 상식적인 젊은이들에게 더 이상 민폐를 끼치지 않도록 막아달라”라고 주장했다.

2030세대 탈당 문제에 대한 이 대표와 윤 캠프간 대립은 외형적으로 홍준표 대 윤석열 제2라운드를 연상시킨다. 이는 다른 말로 하면 2030세대 표심을 둘러싼 주도권 싸움이라 할 수 있다. 

윤 후보는 지난 7일 언론 인터뷰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의 야권 통합론에 무게를 실었다. 국민의힘 기존 지지세력인 보수층은 물론 중도층과 조국 사태 등을 거치며 이탈한 진보 진영 일부까지 흡수해 민주당을 상대하는 ‘진영 대결’로 이번 대선을 보고 있는 것이다.

이 대표는 전통적인 국민의힘 지지층인 60대 이상과 신(新)지지층인 2030세대를 결합해 대선에서 승리하는 ‘세대 포위론’에 방점을 두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는 국민의힘에서 가장 이상적인 후보였어도 3% 차이로 고전했는데 2030세대의 지지를 받으면 지역대결이 아니더라도 대선승리를 보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10일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세대 포위론 전략을 완성시키기 위해선 단순히 2030 지지율이 높은 것이 아니라 꼭 투표장에 갈만한 동인까지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0선의 30대 당대표인 이 대표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보수야당에서 2030세대를 동원할 수 있다는 점이고, 이는 홍준표 후보의 ‘무야홍’ 현상으로 입증된 것이다. 따라서 이 대표로서는 2030세대 동원력으로 존재감을 올려 윤 후보측을 압박하는 것이고, 대선 이후까지를 생각하는 윤 캠프측에서는 이 대표와의 협업이 껄끄러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힘을 합치는 것 보다 견제구도가 될 수 밖에 없다. 

이 대표로서도 당면한 대선 뿐만 아니라 (자신과 당의) 미래를 위해 지자체 출마자들에게 시험을 치르는 등 당을 젊은세대와 호흡하는 체제로 바꾸려고 한다. 또한 이같은 변화는 2030세대 뿐 아니라 당 일각에서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윤 캠프측 견제와 압박에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 상황은 후보 선출이후 컨벤션 효과 등으로 이재명 후보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윤 후보에게 유리한 국면이다. ‘지지율이 깡패’라고 당장은 윤 후보측 의도대로 대선을 치를 수 있지만, ‘전두환 옹호, 개 사과’ 같은 대형사고나 무엇보다 부인과 장모의 ‘처가리스크’, 특히 윤 후보 본인 리스크가 돌출되어 지지율이 하락할 경우 수습불가일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이해타산으로 자중지란에 빠질 위험이 상존한다. 

어차피 대선국면에서 윤 후보는 김종인 전 위원장, 이준석 대표와 싫든좋든 2인3각의 한몸으로 경주해야 한다. 서로 다른 전략과 속셈을 가진 세 사람이 ‘삼위일체’로 ‘원팀’을 이뤄 대선국면을 완주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민심에서 지고 당심으로 승리한 윤 후보측은 변화를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고, 국민의힘 변화를 통해 2030세대를 묶을려는 이 대표의 전략은 당권장악을 노리는 윤 캠프측에서 받아들이기 힘들기 때문이다. 어느 쪽 발언권이 더 강할지는 윤 후보의 지지율에 달려있지만, 지금의 지지율이 오래갈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국민의힘 대선전략과 내부의 변화를 조금 더 지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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